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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천 헌책방에서 사온 작은 책이..
[신문고 발언대] 빈집에 들어와 지식을 훔쳐간 좀 벌레 같은 도둑
 
청원   기사입력  2012/12/22 [05:53]
빈집에 들어와 지식을 훔쳐간 좀 벌레 같은 도둑들이 있어서 지상에 고발합니다. 저는 중국문학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70을 향하여 줄달음치고 있는 만학도 입니다. 그런데 빈집에 좀 벌레 같은 도둑들이 들어와 책, 논문자료 복사물, 문서 작성한 카드와 정리한 노트, 번역이 담긴USB를 복사하여 훔쳐 갔습니다. 
 
▲陳云琴著(진운금 저),『一代詩僧皎然(일대시승교연)』, 崑侖出版社(곤륜출판사), 2005年 출판한 이 책은 금년 7월에 절도피해를 당하였고, 이는 금년11월 초순에 中國湖州市圖書館에서 복사한 것입니다.     © 청원
심지어 메모하여 놓은 작은 것까지도 가져갔습니다. 훔쳐다가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가 설사 학자의 길을 걸어간다고 해도 학생들 앞에서 서 있는다 해도 자신의 성공을 무어라고 말할것인지 두렵습니다.
 
만약 이러한 지식을 훔쳐가는 좀 벌레 같은 도둑들이 사회에 나가서 요직에 있거나 정계에 몸담아 있다고 가정을 하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이 준비한 논문자료를 훔쳐다가 자신의 이익 달성에 이용하고 있으니 이것이 옳은 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자로서의 할 짓인가요?. 지식이 무엇이고 학위가 무엇이기에 다른 사람이 준비한 것을 훔쳐가야 할 만큼 그토록 절박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연구비 수령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는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이 일을 지상에 고발하고자 하는 것 입니다.  

만학도인 제가 준비하는 논문은 당나라 중기에 詩僧皎然禪師(시승교연선사)가 저술한『저산집』또는『晝上人集(주상인집)』十卷의 詩集입니다. 이를 번역하고 논문을 준비하는 빈집에 들어와 도둑들이 책, 논문자료 등을 훔쳐간 것 입니다. 만약 그들에 의해 번역한 책이나 논문이 이미 나왔거나, 또는 나온다고 가정한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것 입니다.
 
아마도 도둑은 추측컨대 연구원생이거나 강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연구하는 이 분야와 관련해 번역이나 논문이 나온다면 99% 제 지식을 훔쳐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처럼 오해받을 소지는 충분합니다만 그들은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변명을 늘어 놓겠지요. 
 
'忍之爲德'(인지위덕)이라는 말도 있지만,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듯합니다. 세상은 그것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합니다. 사회의 배신감으로 반복되는 의욕 상실감과 공황상태의 심적 고통은 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 동안의 사건을 요약하면, 논문에 필요한 자료와 책들을 중국이나 대학도서관에서 수집하였습니다. 그러나 빈집에 들어와 그것들을 누군가 훔쳐갑니다. 한 두 번이 아니고, 잊을 만하면 빈집을 드나들면서 자료와 책들을 가져간 것 입니다. 
 
예전에 중국 四川 헌책방에서 아주 작은 소책자인『推背圖(추배도)』라는 중국의 讖書(참서)를 구입하여 책장에 두었는데, 분실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009년 12월『推背圖』이 책이 인터넷상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 혹시 내 책은 아닌가. 어떻게 흘러 들어갔지 하는 의심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만약 이 같은 일이 저의 오해라고 한다면 책을 소개한 이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드리지만 제가 느끼는 오해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래서 분실한자가 더 많은 죄를 짓나 봅니다. 다시 말하면, 그 책은 제가 中國 四川의 헌 책방을 이틀이나 다니면서 만난 인연인데, 누가 이 인연을 훔쳐간 것입니다.
 
우연히 인터넷상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는 저 책은 내 인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지금도 떨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후 2010년 7월에는 중국 四川大學內 서점에서 구입한『唯識辭典(유식사전)』도 도난당하였습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책이나 자료를 수차 훔쳐갑니다.『古詩十九首』上下本은 2011년6월에 분실되었고, 이번의 절도 피해는 준비한 논문자료로서 문서카드 다섯 개와 정리한 노트 3본을 11월 28일부터 12월 6일 사이에 도난 당하였습니다.
 
공황상태에 놓인 지금은 논문을 작성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학문하는 곳에서도 정직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실에 가슴 아픕니다. 이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믿지를 아니합니다. 지식을 닦는 사람들이 그러겠느냐고 오히려 나이가 많아서 착각하고 있지 아니한가, 늙은이의 눈을 가만히 쳐다봅니다. 
 
아무리 목적달성을 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회라고 하여도 제일 정직하여야 할 학자의 길이건만, 이처럼 교활하고 치사한 자들이 학자의 길을 가고자 하거나 이미 걸어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현 사회 한 구석에 정의가 살아 숨 쉰다면, 이 책이 이미 출간되었거나, 출간되거나 논문 발표가 있게 되면 학계에서는 그들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 진심으로 학계에 오점을 남기고 누를 끼쳐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이 글을 작성하도록 만든 주변의 동기가 참으로 밉습니다. 석양은 아름다운데 속절없이 안정제 한 알이 손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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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2/22 [05:53]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그런 지식 도적질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거 참 13/02/19 [18:25] 수정 삭제
  논문 표절, 대필, 위작 등 우리나라에서 행세께나 한다는 지식인들의 작태가 그런 절도범 수준에 이른 것을 가끔 청문에서 보아 왔는데...정말 그런 일들이 일상에서도 일어 나는 것이군요.....
돈되는 일이라면 참으로 14/11/19 [18:38] 수정 삭제
  돈되는 일이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작금의 한국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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