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 패닉, 美 '검은월요일' 재연

박창환부장 | 기사입력 2008/10/01 [22:59]

세계금융시장 패닉, 美 '검은월요일' 재연

박창환부장 | 입력 : 2008/10/01 [22:59]
■ 구제금융안 부결, 주가폭락.금값 급등
 
미 의회가 29일(현지시간) 금융위기를 타개할 구제금융안을 부결시킴에 따라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폭락하고 금값은 치솟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황상태로 치달았다.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하듯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온 금과 미 국채 가격이 급등했고 유가는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이 확산돼 급락했다.
 
특히 벨기에-네덜란드간 합작 금융그룹인 포르티스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유로화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고 있다.
 
■ 전세계 주가 날개 없는 추락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777.68포인트(6.98%) 빠진 10,365.45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99.61포인트(9.14%) 떨어진 1,983.73을 기록, 2,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06.85포인트(8.8%) 떨어진 1,106.42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2005년 11월 수준으로 추락했고 나스닥은 2005년 5월 이후, s&p 500은 200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의 이날 하락폭은 9.11테러 이후인 2001년 9월17일의 684포인트(장중 721포인트)의 하락폭을 넘어선 것으로, 다우지수 종가가 7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지수의 하락률은 역대 17번째다.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보다 5.30%나 떨어진 4,818.77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4,000이 붕괴되면서 3,953.48(-5.04%)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직전 거래일보다 4.23% 하락한 5,807.08로 장을 마쳐 리먼 사태 이후 종전 최저치 5,860.98(17일)을 갈아치웠다.
 
중남미에서도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10% 이상 폭락해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브라질 헤알화 대비 미국 달러화 환율은 이날 6%가 오른 달러당 1.964헤알에 마감돼 지난 2002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멕시코 증시도 이날 5.5%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2만4천197포인트로 마감됐으며, 아르헨티나 증시는 7.5% 떨어진 1천565포인트를 기록했다. 칠레 증시도 4.9% 하락한 2천64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지는 "괴물 같은 공포가 일고 있다"면서 "이 전염병은 이제 더이상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 금.국채↑, 유가↓..불안심리 가중
 
이날 유가는 구제금융안 부결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 경기둔화 가속화로 이어져 석유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10달러 이상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0.52달러(9.8%) 떨어진 배럴당 96.37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7.1 달러 하락한 배럴당 96.17 달러에 거래됐다.
 
bnp 파리바의 톰 벤츠 애널리스트는 "구제금융 법안의 부결이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그 무게만큼 유가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mf 글로벌의 위기관리담당 부사장인 존 킬더프는 "현 시점에서 경제전망은 암담하기만 하다"면서 "금융위기가 유럽까지 상륙했고, 이제 에너지 수요의 마지막 희망인 아시아 시장에서 석유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모두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 국채 안전자산 선호 영향 급등
 
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주 종가보다 5.90 달러 오른 온스당 894.4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후 장외 전자거래에서는 9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24%포인트 떨어진 3.62%를 기록했고, 3개월 만기도 지난 주말 0.87%에서 0.32%로 급락했다.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런던은행간 금리인 리보는 5.22%까지 치솟았다.
 
미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는 폭락한 반면 유로화에 대해서는 급등했다.
 
이날 오후 4시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전 주말보다 1.85엔이나 떨어진 104.16엔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1.4446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1.15%나 하락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업체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이제 신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고뉴스 영남취재본부/취재부장
日刊 투데이로우 보도국/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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