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는 이 세상에 단 한사람도 없다

심천에서 쓰는 편지 - 04

박권석 | 기사입력 2008/11/11 [22:32]

중국 전문가는 이 세상에 단 한사람도 없다

심천에서 쓰는 편지 - 04

박권석 | 입력 : 2008/11/11 [22:32]
한국에 살 때,단체여행으로 중국에 몇 번 다녀온 사람들 조차도 중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것 처럼 말하는 걸 들었다.
 
나도 98년 이전에는 중국을 본 적이 없었기에 여행 다녀온 사람들 말을 믿었다.


이후 나 또한 중국을 다니면서 내 눈으로만 본 중국이 다 인줄 알고 잘난척  하느라 다른 사람들에게 중국은 이렇다 저렇다 나불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진 격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중국관련 자료들 중에도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경우를 본다.
 
지금까지 10년동안 사업과 관련해서 여권에 출입국 스템프 찍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중국을 들락거렸고. 중국에 정착하기까지 했지만 중국을 접하면 접할수록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너무너무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나 뿐 아니라 중국인들 조차도 중국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오히려 상당부분은 한국인인 내가 중국인들에게 중국관련 정보를 주곤 한다. 현재의 중국 지도자들도 수시로 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 대해 우리들도 모르는게 너무 많다."라고.
 
반면에, 이곳에 출장 오는 한국인들 거의 대부분은 중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처럼 거만 떠는 모습들을 본다. 어디서 주워들은게 있어서이다. 가짜정보나 범법과 관련한 쓰레기 정보들.

"이렇게 저렇게 하면 중국 회사들도 굴복할거니까 그리 해달라. 누군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더라.  내 사업경험이 많으니 그 경험대로만 하면 성공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망하려고 온 사람이구만....그런 생각이 미치면 그 이후의 만남은 없다. 도와줘봤자 뒤에서 뒷통수 때릴 사람이기 때문이다.
 
중국이란 나라, 간단히 표현하자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다"고 하고 싶다. 아무리 물을 퍼내도 또 다른 물이 솟아나듯, 이런부분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하면 또 다른 부분의 의문이 생기고, 그 의문이 해결되면 또다른 의문이 생긴다. 이게 끝이 없다.
 
땅이 넓고, 인구도 많고, 민족도 많고. 무엇보다 중국인들간의 교류조차 활발치 않다보니 중국인도 중국을 모르는 것이다. 중국인들 중에 중국 보통화를 잘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줄 아는가?
 
보통화를 모국어로서 거침없이 제대로 잘 하는 사람은 전 중국인의 절반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주로 대도시나 관광지를 다닌다. 그런곳은 보통화가 거의 통한다. 하지만 그 이외의 지역을 다녀보면, 고위공무원이나 회사 간부들, 대학생 말고는 중국 보통화 제대로 하는 사람들 많지 않다.

어떤곳에 가면 "니하오! 쎼쎼!"도 모른다. 그런곳을 난 수도없이 봤다. 중국에는 수많은 언어가 있다. 심지어 산 하나를 넘으면 전혀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투리의 개념이 아니라 또다른 외국어 같은 것이다.
 
이곳 광동성의 예를 들어보겠다. 대표적인 언어로 광동화와 객가화가 있다. 물론 이외의 지역별 언어(사투리가 아니라 전혀 다른 언어)도 있지만. 중남부쪽은 광동화를 많이 쓰고, 북쪽은 객가화(客家話커지아화)를 쓰는 곳이 많다.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는, 대학생 이상이 아니거나 고위층이 아닌 사람들 대부분은 보통화를 모른다. 내가 시골에 누군가를 만나러 갈라치면 광동어 통역자를 대동해야 한다. 초중학생들의 경우도 학교에서 보통화 수업이 없는 곳이 많아 보통화를 거의 모른다.
 
이런 현실에 대해 알고 있는가? 타지에 사는 중국인들조차도 모른다. 중국 전문가로 자처하는 한국인! 그들 말을 다 받아 들이지는 말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중국을 모르는 것이다. 알면 알 수록 모르는게 더 많다는 걸 느끼는지라 감히 "중국은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쑥스러워 진다. 
 
그렇다보니 나 자신도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거나 내 주변인이 직접 겪은 사실이 아닌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가 거북한 것이다. 중국 전문가는 이 세상에 단 한사람도 없다. 다만 자기분야의 전문가만 있을 뿐. 제발 중국 전문가라고 거짓말 하지 말라!
 

                                         < 런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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