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기관'의 부도덕성 심하다 심해

신용기평가 기관의 신용평가가 조작되고 있다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 기사입력 2008/12/14 [06:40]

'신용평가기관'의 부도덕성 심하다 심해

신용기평가 기관의 신용평가가 조작되고 있다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 입력 : 2008/12/14 [06:40]
금융상품거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신용평가가 조작되고 있다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언급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한 잡지의 기고문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 미국 금융정책 실패의 결정적 원인 5가지를 꼽았다. 금융기관의 회계 조작과 신용평가기관의 등급 조작을 그중 하나로 꼽고 있다.

미국의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감시기구인 신용평가회사와 회계법인에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즉 미국의 증권법규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재무제표를 공인받고 신용평가회사에 채권의 신용등급을 평가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히 금융시장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신용평가회사들이 이런 권한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라는 단 3개 기관만이 미국 법률상 인정받고 있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이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채 과욕에 빠지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는 불문가지다. 스티글리츠는 조작의 원인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수입 구조상 문제점을 들고 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같은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자신들이 등급을 매기는 기업들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평가를 후하게 해줄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투자은행이 고객이라면, 그들이 발행하는 쓰레기 같은 모기지 증권을 상업은행과 연기금이 보유해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해준 것이다.’

엔론은커녕 그보다 훨씬 단순한 회계조작을 저지른 월드컴의 재무제표를 공인해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법인이 해체되는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월드컴에 투자 적격 중 높은 등급인 a-를 태연히 부여한 신용평가회사들은 무사했다.

미 의회가 2002년 증권거래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으나 기본방향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쓰레기 모기지 증권에 높은 등급을 매겨 금융기관들을 파산시키고 세계경제를 파멸로 이끈 원인을 제공한 신용평가기관들은 미국의 증권법규가 내려준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들이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추자 러시아 국민들은 루블화를 내동댕이치고 현물을 사재기하느라 줄을 서고 있을 정도다. 러시아 다음이 한국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 국민들은 이 위기의 끝이 어딜까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이제 이들의 칼날에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국가들이 나서야 한다.


미국에 잘못된 금융시장의 감독체계를 고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3개의 신용평가기관에서 절대적인 평가권을 박탈하고 신용등급 대신 금융시장의 다양한 대체지수들을 금융기관들이 독자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말이다.
 
또한 한국은 미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신용평가회사들이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선근 |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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