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승민 쫒아내도 레임덕 가속

의총 열자던 친박, 그래 열자 비박 반격에... 화들짝 안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7/01 [07:18]

박근혜, 유승민 쫒아내도 레임덕 가속

의총 열자던 친박, 그래 열자 비박 반격에... 화들짝 안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7/01 [07:18]

박근혜의 지시에 따른 친박계의 유승민 찍어내기에 비박계가 의원총회를 열어 결판을 내자고 반격에 나서자, 의총 소집을 강력 촉구해온 친박계가 180도 태도를 바꿔 의총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의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면 참패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박과 친박은 벼랑끝 궁지에 몰릴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친박진영은 국민에게 초라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셈이다.

 

친박계의 유승민 찍어내기 공세가 정점에 달했던 29일 비박계 재선의원 20명은 "최고위가 아닌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자"며 반격에 나섰다.

 

현행 당헌당규를 봐도, 최고위에는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원내대표를 몰아낼 권한이 없다. 의원총회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마찬가지 입장이며, 김무성 대표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그동안 의총을 소집해 유 원내대표를 경질하자고 주장해온 친박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의총을 열어 표대결을 벌여봤자, 친박은 소수파에 불과하고 비박이 다수인 현재의 당 역학관계를 볼 때 승산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뷰스엔 뉴스에 따르면 유승민 재신임을 결정한 지난 25일 의총이 무효라며 새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며 친박계 서명까지 받아온 김태흠 의원도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니 의총을 열어서 찬반이 나오면 더 분란만 초래할 수 있다”며 찬반투표 형식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입장을 싹 바꾸었다.

 

다른 친박계 의원들 입장도 대동소이하다. 비박계가 세대결을 하자며 반격에 나서자마자, 친박계가 반나절도 버티지 못하고 곧바로 꼬리를 내린 초라한 모양새다.

 

 

이제 친박계에게 남은 길은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 뿐이다. 한때 "유승민은 원내대표 사퇴뿐 아니라 차제에 아예 정계를 떠나야 한다"며 정치생명줄까지 끊겠다는 고압적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길 없다. 유승민을 쫓아내더라도 박과 친박계에겐 상처만 남을 뿐이라는 의미다.

 

조선일보도 30일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은 야당 시절인 2002년 총재 1인 지배 체제 종식을 주장하며 탈당까지 감행했다. 그만큼 정당 민주주의를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이기에 집권당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이번 사태를 보며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자신들도 참여한 경선에서 당선된 원내대표를 내치겠다고 우르르 달려든 친박계의 행태도 뒷골목 왈패들과 다를 게 없다"고 박과 친박을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조선왕조 시대에도 없었던 특정인의 성씨를 딴 정파(政派)가 21세기 세계 경제 10위권을 오르내리는 대한민국 집권당에 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기도 하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보수진영내에서도 박근혜와 친박은 이미 개탄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양상으로, 유승민 찍어내기 파동이 도리어 박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결정적 촉매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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