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고향에서 부활 몸짓 성공 가능할까

<박두성 칼럼> 당 지도부와 사전교감 없는 일방적 선언 아쉬워

박두성 | 기사입력 2009/03/13 [21:22]

정동영 고향에서 부활 몸짓 성공 가능할까

<박두성 칼럼> 당 지도부와 사전교감 없는 일방적 선언 아쉬워

박두성 | 입력 : 2009/03/13 [21:22]
정동영 전 장관이 미국 시간 12일, 현지에서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 형식을 통해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이 출마하고자 하는 지역구는 자신의 고향인 전주 덕진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장관의 워싱턴발 출마결심이 전해진 13일, 민주당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내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그 동안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정세균 대표나 이미경 사무총장도 정 전 장관의 출마결심에 대해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정 대표는 정 전장관은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 전 장관의 출마결심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입장도 부정적 기류가 분명하게 읽혀진다. 과연 정 전 장관의 이번 전주 덕진 재보선 출마는 민주당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대체적인 언론의 보도 분위기는 약이 아닌 독이 될 것이란 쪽에 대세를 이룬다.
 
정세균 당 지도부는 고민에 깊게 빠졌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정확하게 말하면 정 전 장관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다) 의 재보선 출마 선언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도 없다. 민주당 공천을 안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출마선언 했다고 쉽게 공천장을 발부할 수도 없다.

만약 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정동영은 사실당 민주당에서 퇴출 당하는 정치적 수모를 겪게 될 것이 뻔하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전체가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 수 밖에 없다. 민주당내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정 전 장관의 조기 정계복귀에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민주당 안에는 정동영을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한다.
 
정동영 전 장관은 자신의 정계복귀가 침체된 분주당 분위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출마선언 그 순간 부터 민주당은 술렁이고 있다. 출마선언 자체가 현재 민주당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 전 장관의 정계복귀와 관련 두 가지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민주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에서 지도부의 확실한 메세지를 사전에 전달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내심 불출마를 기대하면서도 이같은 당내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당 지도부가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말것을 완곡하게 전달하고 협조를 구하면서 그 이유에 대한 명확하게 논리를 전개했다면 정 전 장관이 당 지도부의 의견을 묵살하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는 정 전 장관의 태도다.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 "나도 인간이라 출마여부를 놓고 아침 저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지만  당 지도부의 분위기를 모를리 없기 때문에 사전에 당 지도부와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같은 절차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큰 정치인으로서 1차적인 기본원칙이다.
 
정치초년생도 아닌 상태에서 자신의 출마여부가 민주당내 중요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와 사전교감을 갖지 않는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조급하게 출마선언을 한 것은 방법과 절차에서 큰 오류를 범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가 민주당 안팎에서 시비거리가 되고 언론이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것은  전주 덕진이 정 전 장관의 안방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이럴 경우 차라리 출마지역을 전주가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출마지역을 당지도부와 상의하겠다며 출마지역 선정을 유보했어야 했다. 최소한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을 고려해 줘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재보선 출마결심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한 것도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출마를 선언하면 그 다음 문제는 모든 것이 뜻대로 될 것이라는 착각과 오만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 당 지도부나 공천심사위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 전 장관은 출마결심을 밝히는 자리에서 초심으로 고향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대통령 후보를 지낸 경력을 접어두고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고향에서 새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고향 출마에 대해 곱지 않는 시선을 의식한 정치적인 발언이다.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정동영은 대선후보를 지낸 분으로 각인돼 있다.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는 당사자의 생각대로 교정될 수 없다. 정동영은 스스로 자신의 워싱턴 출마선언이 당 안팎과 언론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정확한 이유를 분명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공천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당 지도부에 일임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귀국하면 당 지도부와 상의에 당의 결정에 따라 출마여부를 재검토 하겠다는 여유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뿐 만아니라 전주 덕진이 아닌 수도권 출마도 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과 정치 초년생은 분명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그러나 워싱턴에서 조급하게 출마을 선언한 정 전 장관의 방식은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치인의 방식이 결코 아니다.
 
대통령 후보, 아무나 할 수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했지만 그래도 민주세력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동영의 당당한 정치를 기대한다.   <박두성 / 뉴민주닷컴 회장>


원본 기사 보기:뉴민주.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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