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제안♣....'월요일을 여자축구 보는날'로

'2009 여자축구 리그'개막, "군산을 축구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

조종안 | 기사입력 2009/04/21 [06:16]

♣깜찍한 제안♣....'월요일을 여자축구 보는날'로

'2009 여자축구 리그'개막, "군산을 축구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

조종안 | 입력 : 2009/04/21 [06:16]
▶‘2009 wk·leegue'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군산 월명종합경기장 주경기장 모습, 비를 맞으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조종안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이하 '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군산시 체육회, 군산축구협회, '연맹'이 공동 주관하는 '2009 wk·leegue'(2009 wk리그) 개막전이 20일(월) 오후 6시30분 군산 월명종합경기장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곡우(穀雨)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오규상 '연맹' 회장 등 축구 관계자들과 문동신 군산시장, 이래범 군산시의회 의장, 시민 등 4천여 명이 우비를 입고 축하행사와 개막전을 지켜봤다.
 
'2009 wk리그' 개막식은 간단한 국민의례에 이어 오규상 '연맹' 회장의 개회선언,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개회사, 문동신 군산시장의 기념사가 끝나고 관계자들의 격려사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려 곧바로 경기에 들어갔다.
 
'2009 금석배' 초등부 우승팀인 구암초등학교 선수들, 완주 삼례 한별 고등학교 여성축구선수들, 여성축구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으며 치러진 개막전은 2008년 시범리그 1, 2위 팀인 현대제철과 대교 팀이 열띤 경기를 펼쳤으나 무승부로 끝나 관객들을 아쉽게 했다.
 
▶70-80대로 보이는 노인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선수들의 실책과 페어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박수와 질책하는 소리가 들려, 혹시 학창시절에 축구선수로 명성을 떨친 분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조종안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 날씨가 쌀쌀한데도 70-80대로 보이는 어른 20여 명이 무릎에 담요를 덮고 경기를 끝까지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선수들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거나 공을 빼앗기면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과연 군산이 일제강점기부터 축구의 도시였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 '월요일을 여자축구 보는 날!'로
 

난타 축하공연에 이어 기수단입장이 끝나고 오규상 '연맹' 회장의 개회선언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2009 wk리그'는 현대제철, 대교, 서울시청, 충남 일화, 부산상무, 수원시 시설관리단 등 6개 팀이 정규리그 60경기와 챔피언결정전 2경기, 올스타전 1경기를 치르게 된다.  
 
▶   ‘곡우’비가 내리는 속에서 열전을 벌이고 있는 인천 현대제철 팀(흰색유니폼)과 경남대교팀(황색유니폼) 선수들.  ⓒ 조종안   
  
  
군산시 체육회 관계자는 오는 11월16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군산, 여주, 수원에서 풀리그로 열린다면서 야간경기로 이뤄질 정규리그 60경기 가운데 20경기를 군산에 유치했다며 축구 메카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 확보를 위해 야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는 매주 월요일 저녁에만 게임이 치러지는데, 리그에 참여하는 6개 팀 모두 홈구장이 없어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군산, 수원, 여주에서 열리며 개막전처럼 kbs-n 스포츠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여자축구 리그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군산에서도 '월요일을 여자축구 보는 날!'로 정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개막전을 앞두고, 공군군악대 연주, 의장대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으나 비가 쏟아져 축포와 난타공연만 이루어졌다. 특히 선수들이 직접 나와 사인볼을 선물하는가 하면, 전반전이 끝나고는 의류상품권과 철새도래지 쌀 등 지역 특산품을, 경기가 끝나고는 선풍기, 자전거, lcd, 냉장고 등을 내놓고 행운의 주인공을 찾는 경품을 추첨해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도 했다.
 
# 잠깐 만난 사람들의 개막전 얘기
 
군산축구협회 사무실에서 잠깐 만난 대한체육회 조중연 회장은 금석배가 말해주듯 군산은 축구의 도시라서 몇 차례 다녀갔기 때문에 올 때마다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wk리그 개막전을 하는데 비가 와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우비를 입고 와주신 많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며 여자프로축구 개막을 계기로 축구를 더욱 사랑해달라는 부탁의 말도 덧붙였다. 
 
▶  문동신 군산시장(좌)과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우)이 군산축구협회 사무실에서 담소를 나누다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종안   

문동신 군산시장은 처음 창설된 한국여자축구 리그 개막전을 군산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채금석 선생님이 '금석배'를 탄생시켰듯 군산을 축구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여자축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여자가 나서면 안 되는 일이 없고 저력도 갖추고 있어서 여성 축구도 2002년 월드컵 4강의 힘을 바탕으로 성공할 것으로 믿습니다. 또 그만큼 기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011년 여자월드컵과 2012년 올림픽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문 시장은 "군산에서 개막전이 열리게 된 것에 대해 시민과 함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며 "군산 개막전은 대한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과 전북축구협회 유창희 회장 등이 힘을 합해 이루어낸 작품이에요. 그런 걸 보면 저는 운이 좋은 사람 같습니다."라며 경기 유치에 대한 공을 주변인들에게 돌렸다.
 
 
▶ 직장 동료와 함께 나왔다는 젊은 여성들. 야간경기를 처음 관람한다는 그들은 운동장에 설치된 조명기구와 응원하는 관중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 조종안   
 
직장 동료끼리 왔다는 한 여성은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경기장에 나와 직접 보니까 생동감이 있고 재미도 있어 자신도 모르게 응원을 하게 됐다면서, 월요일 저녁마다 경기가 열린다고 하니까 특별한 일이 없으면 관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관심 있게 듣던 동료는 얘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여간해서 보기 어려운 여자축구경기가 군산에서 1년 내내 열린다는 말을 듣고 처음엔 놀랐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여자축구 구경하는 모임을 만들어야 할 모양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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