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 뿌린 '청년'...
"위안부 합의 책임 묻는 '의지 표명'"

백은종 기자 | 기사입력 2016/08/02 [10:21]

캡사이신 뿌린 '청년'...
"위안부 합의 책임 묻는 '의지 표명'"

백은종 기자 | 입력 : 2016/08/02 [10:21]

 

 

지난 28일 열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출범식에서 김태현 이사장 등에게 캡사이신 최루액을 뿌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당사자가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는 반성한다면서도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특수상해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유치된 신모씨(21)는 1일 오후 면회에서 “이번 행동으로 인한 불법 행위로 구속되었으나 후회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차후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한일간 위안부 문제가 바로 잡히도록 활동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일 이 남성은 미리 준비한 캡사이신을 김 이사장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획된 범행 가능성이 부각된 가운데 당자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인 셈이다.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본받고 싶어서 행동 했다”

 

남대문 경찰서 유치장 면회실 칸막이 유리벽 넘어로 보이는 신씨의 작은 얼굴에 유난히 안경이 커 보였다. 그는 처음 보는 낯설은 사람인지라 경계를 하는 모습이었다. 찾아온 이유를 설명하자 이내 취지를 이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이어 나갔다.

 

신씨는 "정부의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 합의 후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명목의 '화해·치유재단' 출범까지의 관계자 책임을 묻는 의지 표명으로 캡사이신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행동으로 인한 불법 행위로 구속되었으나 후회는 없다. 그러나 차후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한일간 위안부 문제가 바로 잡히도록 활동 하겠다"면서,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본받고 싶어서 행동을 했으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었다"고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

 

캡사이신을 이번 사건에 사용 하려고 구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캡사이신은 치안이 열악한 인도 여행을 갈때 가지고 갔는데 인도에서 원숭이 한테 물릴뻔 한 위기가 있을때 사용해서 위기를 모면한 후에는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등 해외여행을 갈때 소지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캡사이신을 인터넷에서 구입해서 누나와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사용한 캡사이신은 소지하고 다니던 것이 파손되어 3개월전에 새로 구입해 지니고 다니던 것이였다"면서 이번 사건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신씨는 계속해서 "'화해·치유재단' 출범식 때 김태현 이사장이 걸어 나올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자동차를 타고 나오면 얼굴이나 보려고 주차장에서 기다리다 마주치는 바람에 분노가 일어 캡사이신을 뿌리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캡사이신을 뿌리는 과정에서 김태현 이사장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엉뚱하게 피해를 입은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면서, "그분들에게 꼭 사과의 뜻을 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신씨는 이와 함께 "중국여행때 청산리 대첩 터, 안중근 의사 기념관, 731 부대 등 항일 유적지와 일제 만행 장소를 찾아 다녔다"며 자신이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를 우롱하는 듯한 행태에 분노하는 그 배경을 말하기도 했다.

 

변호사 선임 문제와 관련 신씨는 “아는 선배가 민변에 변호사 선임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부모님도 변호사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캡사이신 최루액을 뿌린 혐의(특수상해)로 신모(21) 씨에 대해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31일 0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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