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정유라야!(It's Yura, stupid!)“

이진우 소장 | 기사입력 2016/11/07 [00:12]

"바보야, 문제는 정유라야!(It's Yura, stupid!)“

이진우 소장 | 입력 : 2016/11/07 [00:12]

[신문고 뉴스] 이진우/남북문제연구소장 = 미국 경제가 끝도 모르는 불황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당시 당선이 가장 유력시됐던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현직 부통령)는 '안보 대통령'을 기치로 내걸었고,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도 잇따라 안보 이슈를 따라잡는 형태였는데, 그 때 한 사나이가 혜성같이 나타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Economy, stupid!)"라고 외쳤다.

    

이 한마디로 미국 대통령선거의 프레임은 완전히 바뀌었고, 아칸소라는 작은 주의 젊은 주지사가 만성적자였던 주의 재정을 전국에서 재무건전성 1위의 흑자로 바꿔냈다는 것이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게 되었다.

    

15년 전 한 사나이가 광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의 있습니다!" 발언이 주목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영삼-노태우-김종필의 3당 합당에 유일하게 반대하여 쫓겨났고, 그 후 정치적 유랑 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의 민심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최순실을 구속시키고, 자신의 수족과 다름이 없던 안종범과 정호성도 구속시키고, 우병우와 문고리 3인방까지 모조리 청와대에서 내보냈고, 자신도 무려 2번씩이나 사과했고, 권력의 화신인 자신이 책임총리에게 모든 행정권한을 넘기겠다고 까지 했는데도 여론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히 자괴감이 들 수밖에...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사과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버틸 걸...

    

원인 진단이 잘못되면 해결 방법도 엉뚱한 방향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사실 이번 최순실 사태의 발단은 jTBC의 문건유출 특종보도이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촉발되었다고 보아서는 곤란하다.

 

▲ horse doint TV 인터뷰, 유튜브 캡쳐    

 

정유라 한 사람이 초중고를 다니면서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리고, 급기야 승마협회와 대한체육회를 장악해갔고, 국가대표선발전까지 특혜로 얼룩지게 만들고, 이화여대 학칙을 개정시키고, 입시 특혜까지 받아가며 입학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또다시 학칙을 개정하여 수업에도 안 들어가고 학점을 받아내는 과정... 이것에 대한 전 국민적 분노가 내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휘발유에 불이 붙어버린 것이다. 그녀와 활약 없이는 그 어떠한 것도 설명하기 어렵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청와대도, 최순실도, 검찰도, 교육부도 지금까지 정유라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피해가고 있다. 문제의 핵심과 본질은 따로 있는데 그것을 비껴가니 국민들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내 아이한테 제대로 해주지도 못하고, 지옥 같은 입시준비로 고생하는 모습 보는 것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누군가는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모든 제도와 규칙을 짖밟으며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그 상대적 박탈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게 진정한 바닥 민심이다.

    

과거 광우병 파동과 세월호 사건 때 광화문 인파를 순식간에 10만명 이상으로 넘긴 데에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은 중고생과 유모차부대였다. 지금 최순실 사건도 이와 똑같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고생의 촛불집회 참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 때문에 학부모들까지 따라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비리로 얼룩진 교육행정과 입학관리에 분노한 유모차 부대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정유라 관련 비리에 대해 명확한 진상이 밝혀지고, 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방법은 없다. 그걸 모르니 정말 바보들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안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

"바보야, 문제는 정유라야!(It's Yura, stupid!)"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