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최요한 시사평론가 = 나는 어제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 위원회'에 불공정 여론조사와 관련해서 고발을 하나 했다. <뉴스타운>에서 보도하려다 내린 것이긴 하지만 지금 SNS와 포털사이트 카페에 숱하게 뿌려지는 이른바 '황교안 대망론'이다.
스스로 여론조사라 우기며, 사실상 황교안 추대론과 다를바 없는 선동문이어서 고발했다. 조사문구도, 오차범위도 없었고 어떤 식으로 조사했는지 조차 불분명한 것을 여론조사라 우기며 황교안을 띄운다. 속셈이 너무나 적나라했다. 그들은 '좌파는 황교안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황교안을 밀자는 것이다.
나도 황교안이 두렵다.
코웃음이 났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나도 황교안이 두렵다. 두렵다는 것에 대해 더 적당한 단어가 없는 것이 안타깝고 내 부족한 어휘력이 원망스럽다. 분명한 것은 개인 황교안과 그 능력 및 파괴력에 대해서 공포스럽거나 무서워서가 아니다.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경우 저질러질, 명약관화한 정치조작과 권모술수, 능수능란한 말재주 속에 숨어 있는 농단이 두렵다는 거다.
'감히 권한대행 주제에...지금 민심이 어떤데?' 라고 생각하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으로 리셋(Reset)의 과정을 겪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고 있다. 이를 수구적 기득권 패권동맹 입장으로 생각하면 해방 이후 이만큼의 위기 상황도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리셋은 저들에게 재앙이고 멸망이나 마찬가지다. 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무슨 짓'이든 벌일 수 있다. 예전과 달리 간첩단 조작사건도 안 먹히는 이 상황에서 무슨 짓을 할 지, 나는 그것이 두렵다.
국정원이 조용하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금 이상할 정도로 국정원이 조용하다. 이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에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정원이 짐짓 정치적 중립성을 가장한 채 침잠해 있을 수 있다. 이들은 그냥 발톱만 감추고 있는 거다. 납작 업드려 있는 거다. 박근혜가 쫒겨날 것까지 계산하고 있는 거다.
둘째, 황교안이든 뭐든 탄핵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대대적으로 공격을 할 준비를 하는 것일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 나는 짐작도 못 하겠으나, 97년 DJ당선 후 세곡동에는 과거 정권의 비리와 관련한 문건을 태우고 인멸했다는 소문과 그 문건을 태운 연기로 가득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그런 각오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계엄령은 불가능하다.
박근혜 정권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에서 '계엄령'을 고려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계엄령은 불가능하다. 저들이 이야기 하는 개. 돼지인 시민들이 폭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 손잡고, 연인끼리 팔짱끼고 촛불을 드는 이 전무후무한 폭도를 본 적이 있는가?
더군다나 군인들이 튀어나와서 혼란을 잡겠다고 나서면 탱크 앞에 시민들이 촛불들고 설 텐데 그걸 군인들이 감당하겠는가? 정권은 오히려 군인들이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돌려대는 것을 두려워 할 것이다.
따라서 남는 결론은?
황교안 권한대행체제가 들어서서 국정원과 짜고 대대적이 공작을 하는 길만 남은 것이다. 이래도 황교안 체제를 인정할 것인가? 전원회의든 뭐든 황교안을 막아야 한다.
박지원이 전에 했던 이야기가 옳다. 황교안을 막아야 한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축이 수습이랍시고 남아서는 안 된다. 전원회의라는 것이 있단다. 지금은 당리당략을 따질 때가 아니다. 일단 탄핵은 탄핵대로 가면서 동시에 황교안 체제를 막아야 한다. 과거에 자신이 잘못 판단하고 행동했으면 지금 고치는 것이 옳다. 지금 고치시라!
그럼 촛불은? 친박마저 탈박, 멀박하면서 박근혜를 탄핵하는 세상이 돌아왔다. 탄핵이 성립되는 순간 우리 시민들은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헌재 앞에 매일매일 모여야 한다. 다들 알다시피 헌재는 박근혜가 임명한 사람부터 그 구성원들이 매우 보수적이다.
그러나 그 구성원의 힘의 역관계는 현재의 힘의 역관계를 반영하지 않은 허수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누구도 촛불이라는 민심을 거역하지 못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바로 촛불이 촛불로 타오르는 순간이다. 전무후무한 21세기 시민혁명의 근원지가 바로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안과 국정원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당리당략을 따지지 말라. 지금 정권 다 잡은 것 아니다. 제3세력 경계할 그 경계심으로 황교안과 국정원을 경계하라. 1987년 김영삼은 김대중을 경계하다...김대중도 김영삼을 경계하다 결국은 노태우에게 헌납했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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