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년대 뻥축구와 2016 문재인과 제1야당

김형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6/11/29 [22:06]

7~80년대 뻥축구와 2016 문재인과 제1야당

김형 칼럼니스트 | 입력 : 2016/11/29 [22:06]

[신문고 뉴스] 김형 칼럼니스트 = 7~80년대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뻥축구’라 불렀다. 국민들은 TV 앞에서 재밌는 경기, 통쾌한 승리를 기원하며 열렬히 응원했다. 그러나 동남아 약팀과의 경기 외에는 매번 끝날 때까지 답답했고, 보고 있노라면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였다.

    

뻥축구란 서너 명이 몰려다니며 쓸데없이 공을 돌리다 실수하거나 차단당해 번번이 역습을 당했고, 상대 선수에게 반칙을 해서 겨우 끊거나 멀리 차내기 바쁜 축구다. 어쩌다 상대 골에어리어에 가면 허둥대다가 공을 뺐기거나, 빈 공간 또는 더 좋은 위치의 우리 선수에게 밀어주기보다는 혼자 골을 넣으려했고, 힘만 잔뜩 들어간 슛은 공을 관중석으로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뻥 차서 날려버리는 축구...

    

뻥축구 시절에도 이회택, 박이천, 차범근, 허정무 같은 스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축구는 11명이 하는 단체경기이지 스타 한두 명이 치러내는 경기가 아니다. 뻥축구의 근본원인은 기술수준이 낮았던 것에도 기인하지만, 그 보다는 선수선발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축구협회와 감독은 배타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그 사정이야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순화해서 이야기하자면, 선호하는 선수들만 뽑았고, 주전으로 기용했다. 실제로 유능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거나 어쩌다 뽑혀도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에 84년 세계청소년대회 4강과 월드컵 4강은 팀워크 위주의 폭넓은 선수선발과 운영에 기인했다. 박종환은 전술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면, 히딩크는 선수선발과 대표팀 운영, 전략전술 등 우리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이 눈앞에 있는 지금 상황에서 문재인과 제1야당의 행태는 예전의 뻥축구를 보는 듯하다. 민주당은 범정치권이 협력해서 골을 넣으려는 것이 아니다. 협력한다면 쉽게 골을 넣을 수 있건만, 대통령이 되는 것에만 몰두하여 좌충우돌하다 똥볼이나 차버리고,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 꼴이 영락없는 뻥축구다.

    

▲ jtbc뉴스룸 화면 캡쳐     © 편집부

 

지금의 정치상황은 수십 년 동안 누적된 정치폐해를 일시에 바꿀 절호의 기회이다. 그동안 정권 창출과 정권안보에 남북분단 상황을 악용해왔던 사이비 보수세력과 영남패권주의, 정경유착의 패러다임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패러다임을 바꾸는 틀이 개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과 친노가 장악한 제1야당은 문재인이 대통령되는 것에만 모든 걸 건다. 현행 헙법에는 대통령이 궐위되면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사실상 민주당의 후보나 다름없는 문재인으로서는 현 체제를 그대로 두고 대선을 치러야만 유리하기 때문에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건 하나같이 반대한다. 탄핵 소추가 되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황교안이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 황교안 총리가 유지되어야만 정권심판론, 보수심판론이 먹히기 때문에 총리의 국회 추천을 반대하는 것이다.

    

초기에 탄핵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것도, 사나흘이 멀다하고 말을 바꾸며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였던 것도, 하야에서 탄핵으로 국민여론이 기울어지자 명예로운 퇴진 운운하며 하야를 촉구하는 것도 모두 시일이 걸리는 탄핵보다는 60일 내 선거를 치르는 자발적 퇴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보수세력의 재편과 개헌을 전제로 한 제3세력 결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헤쳐모여 창당과 대선후보 결정에는 시일이 소요된다. 질서있는 진영으로 대선에 임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여 이러한 것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대선을 치러야한다는 게 문재인과 친노의 기본 전략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원고가 되는 법사위원장과 법사위를 제외하고는 국회는 달리 할 일이 없다. 얼마든지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개헌에 반대한다. 친박, 친노를 제외한 정치세력의 결집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과 추미애 등이 연일 비판에 나선다.

 

그러나 문재인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가장 앞장서온 사람들, 두 정부를 견제하거나 비판·감시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운운하며 비박을 비판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문재인과 친노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참여정부의 요직에 있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상득·노건평 밀약설은 차치하더라도 국론 분열과 실정으로 이명박·박근혜에게 정권을 넘겨주어 4자방 비리와 국정농단의 기반을 만들어준 원인제공자 들이다. 야당으로서 두 정부를 견제하거나 비판·감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직무유기 내지는 사실상 공범자이기 때문이다.

    

현 민주당 대표 추미애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부역자 집단의 당 대표를 지낸 분”이라고 비판하지만, 대통령을 만들어준 새천년민주당을 깨버리고 전통적 지지층을 분열시킨 참여정부의 부역자 밑에서 바지사장을 하는 거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2004년 탄핵 직후 선대위원장을 맡자마자 당의 비례대표 명단을 뒤집어엎어 적전 분열을 일으키고는 지지율이 급락하자 망월동 묘지까지 눈물 흘리며 삼보일배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부디 더 이상 나서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서면 나설수록 미국으로 도망가듯 떠났던 2004년이 재현될 뿐이다.

    

또 안철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탈당해서 당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친노패권주의의 수장은 바로 문재인이다. 당 대표를 하면서 친노 위주의 공천을 위하여 혁신안 강행을 하고, 혼자만 대선후보와 대통령을 하려는 것에 반대하여 중이 절 보기 싫어서 떠나듯 탈당했을 뿐이다. 문재인과 패거리들이 야당 분열의 원인제공자란 뜻이다. 그리고 이런 행태를 계속하는 한 민주당 내 비노의 이탈만 추동할 것이고, 문재인의 정권 획득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문재인, 그는 이명박·박근혜가 망쳐놓은 국가시스템을 바로 세울 능력도, 철학도 없는 사람이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참여정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과 국론분열, 남남갈등의 종합판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당 대표 시절, 볼 만큼 봤고, 경험할 만큼 경험했다.

    

내가 묻고 싶던 것을 어젯밤 손석희가 대신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의 속내를 눈치 챘겠지만, 며칠 전 고교동기 카톡방에서의 문답으로 결론을 대신한다.

    

외국에 거주하는 친구가 이런 글을 남겼다. “오늘 아침 김무성 기자회견을 보니 이제 본격적으로 보수의 프레임이 움직인 것 같네. 때가 되면 다시 뭉치는 보수, 분열하는 진보. 이 차이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거시 알고 잡다.”고...

    

나는 곧바로 이렇게 답을 달았다. “보수는 아홉 개가 틀리고 하나만 같으면 같은 편이지만, 진보는 아홉 개가 같아도 하나만 틀리면 적으로 간주하네. 보수는 수십 년 동안 정권과 기득권을 유지했기에 같은 편만 유지하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진보는 동기간 먹고 살게 별로 없었기에 기회가 왔다 싶으면 혼자 다 먹으려 하네. 해결책은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표를 주는 걸세.”

    

그러자 중앙일간지 주필인 친구가 “한국의 보수와 진보를 이렇게 간명하게 정의하는 것은 처음이구만. 의미심장.”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결국 진보의 가면을 쓰고 혼자 다 먹으려는 자, 실력도 안 되면서 국가대표가 되려하고 국가대표가 다 된 양 헛발질과 똥볼을 차는 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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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행 2016/11/30 [18:59] 수정 | 삭제
  • 부자가 몸을 사리듯이 대권을 잡는데만 온 신경을 쓰는 문재인과 친노의 행위는 훌륭한 거다. 정동영이 사리사욕보다는 국가적 대의를 위해 '한일군사보호협정'의 폐기에 집중하기때문에, 대통령이 못된 것이다. 친노 안희정이 "권력을 잡으려면 희망버스같은 것은 타지 말라."고 외치지 않았는가? 문재인과 친노의 위대함에 경탄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