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촛불집회 보도,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 | 기사입력 2016/12/21 [01:50]

조중동의 촛불집회 보도,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 | 입력 : 2016/12/21 [01:50]

17일과 19일 신문에서 조중동은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비등하다는 프레임의 집회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언론이 각 집단이 펼치는 주장이나 실제 집회의 규모 및 실체에 대해 ‘의도적으로 아무런 평가도 하지 않고 나열만 하여’ 마치 두 집회가 ‘비슷한 수준’의 규모로 ‘대등한 수준’의 주장을 펼친 것처럼 상황을 왜곡한 겁니다.

 

오늘의 유감 보도 ① 8차 촛불, 친박 맞불 집회 본격적으로 띄우는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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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를 ‘비등한 것’으로 대비시켜 보도한 동아・조선・중앙(12/19)

 

그간 ‘촛불의 질서’와 ‘시민의식’을 칭찬해온 조중동의 ‘촛불집회’ 보도가 달라졌습니다.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비등하다는 프레임의 집회 보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겁니다. ‘촛불’에 맞서는 보수단체의 시위가 그 규모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더라도, 같은 비중의 목소리로 ‘부풀려’ 보도해주는 이런 보도는 아주 전형적인 보수 언론의 ‘집회보도 공식’입니다. 

 

이 같은 프레임은 기사의 제목과 사진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먼저 동아일보는 19일 1면에 <헌재 압박 두 집회… “탄핵 촉구” 촛불 vs 탄핵 반대” 맞불>(12/19 https://goo.gl/zGDN7f)이라는 제목의 사진기사를 배치했는데요.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행진한 시민들과 ‘찬핵 무효’를 주장하는 맞불 집회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고 사진설명을 나열했습니다. 동아일보는 12면의 관련기사 <낮엔 맞불, 밤엔 촛불 헌법재판소는 괴로워>(12/19 https://goo.gl/zGDN7f) 보도에서는 “국민들이 ‘반박(반박근혜)’과 ‘친박(친박근혜)’으로 나뉘어 헌법재판소를 본격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며 두 집회가 모두 헌재를 ‘괴롭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주말 서울 한복판… 촛불 대 태극기>(12/19 https://goo.gl/cSJEmi)를 통해 동아일보와 유사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기사의 본문만 놓고 보면 두 집회가 모두 충돌 없이 진행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기사 역시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를 비등하게 대립하는 것인양 소개하고 있습니다. ‘촛불’과 대립하는 ‘맞불’을 ‘태극기’로 치환해 표현한 것 역시 눈에 띕니다. 이 ‘태극기’들의 논리는 “성형시술은 사생활인데 그걸 문제 삼는 건 치졸하다”는 것인데요. 이 황당한 주장에 대한 가치평가는 일체 없이 “헌재에서 촛불로만 판단하지 말고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올바르게 재판했으면 한다”는 그들의 목소리만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을 뿐입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맞불 집회현장에 대해 “20~30대 참가자도 많이 눈에 띄었다”는 언급까지 직접 덧붙였습니다.

 

중앙일보도 <헌재 앞까지 촛불 행진… 보수단체는 맞불집회>(12/19 https://goo.gl/wNdE1u)를 통해 맞불집회의 양상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경찰의 집회 참석자 집계 방식에 대한 집회 참가자의 불신의 목소리’를 기사 말미 덧붙였습니다. “경찰 집계대로면 보수단체 집회 인원이 광화문광장을 메운 탄핵 찬성 집회 인원의 절반 정도라는 것인데, 말도 안 되는 계산”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해당 기사는 결국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평소처럼 최대 인파가 몰렸을 때의 점유 면적을 기준으로 인원을 집계했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집회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이 각 집단이 펼치는 주장이나 실제 집회의 규모 및 실체에 대해 ‘의도적으로 아무런 평가도 하지 않고 나열만 하여’ 마치 두 집회가 ‘비슷한 수준’의 규모로 ‘대등한 수준’의 주장을 펼친양 왜곡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성형시술은 사생활인데 그걸 문제 삼는 건 치졸하다”는 주장과 “박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할 게 아니라 시민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다른 의견’, 혹은 ‘친박’ ‘비박’이라는 프레임 하에 나란히 놓여야 할 주장으로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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