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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국정농단 사법 처리 과정 인권 침해 우려
 
김용숙 기자   기사입력  2016/12/31 [05:52]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해 첫 번째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겨냥하고 날카로운 칼날을 세운 것이다.

 

특검팀이 출범한 후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휴일과 밤낮을 잊는 수사를 펼치는 것에는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지만, 우려감 또한 드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박영수 특검팀이 들고 있는 날카로운 칼이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해서다. 잘 드는 칼은 결국 자기 자신도 벨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우려는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한 수사과정을 바라보면서 깊어진다.  

 

하루 만에 죄수복 입은 문형표... '사법 린치'는 아닐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팀은 12월 27일 문형표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한 후 새벽 2시 긴급체포를 단행했다. 12월 29일에는 특검이 출범한 후 첫 번째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12월 30일 밤늦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전담재판부가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까지 바라보면 특검팀의 문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정상적인 사법절차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 내고 문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과정을 지켜본바, 우려감 또한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검에 출석한 지 하루도 안 돼 죄수복을 입은 것은 물론 수갑을 차고 여기에 더해 포승줄에 묶인 문형표 전 장관의 심경을 당사자 처지에서 생각하면 이 같은 우려는 더 깊어진다.  

 

특검팀이 문형표 전 장관의 기를 꺾으려고 일부러 긴급체포한 후 일련의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의도가 맞는다면 특검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의 성과는 여기까지다.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복수 경험자의 확인에 따르면 긴급 체포된 문 전 장관에 대한 특검팀의 이 같은 체포 절차는 피의자의 기를 꺾기 위한 얄팍한 셈법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새벽 2시경 긴급 체포된 문 전 장관은 이후 곧바로 특검 사무실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후 통상적 입감 절차를 밟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구치소 수감 경험이 있는 복수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호송된 후 30분 정도 소요되는 입감 절차 과정과 이후 관복을 입은 후 수감된 독거실에서 급격한 심경의 변화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문 전 장관은 독거실에서 몇 시간 머문 후 또다시 특검에 출두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계호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도 멘탈 붕괴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누리던 문 전 장관으로서는 갑자기 수의를 입은 것은 물론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팔이 묶이며 겪을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문형표 전 장관은 자신이 이날 새벽까지 입은 사복으로 특검에 출두할 수 있었음에도 죄수복을 입은 채 나왔다. 이에 일각에선 혹시나 특검팀이 의도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연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도적인 사법 린치라는 주장도 나왔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특검팀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심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방은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초법적인 행위를 했던 것이 국정 농단 문제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이는 특검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얻기 위한 수사결과를 위해 피의자들의 인권 또는 그 권리를 무시한 채 결과를 얻어냈다면 아무리 풍성한 수사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등 국정농단의 주역들에 대한 역사적 처벌을 위해서도 그들에 대한 수사과정은 투명하고 인권에 기반을 둔 수사여야만 한다.

 

이와 함께 피고인은 형 확정판결 전에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사법 원칙에도 반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의욕에는 찬성하지만, 과잉 의욕으로 자칫 심각한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까에 대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문 전 장관에 대한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특검팀의 뜻하지 않은 자충수를 우려한다. 촛불 민심으로 축적한 역사적 정당성 회복에 대한 그 열망을 거꾸로 거스를 수 있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매우 심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 같은 의문과 의혹에 대해 특검팀에 문의한 기자의 질문에 박영수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82, 87. 88조에 의거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이규철 특검보가 지적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82, 87, 88조는 이렇다.

 

제82조(사복착용)
미결수용자는 수사·재판·국정감사 또는 법률로 정하는 조사에 참석할 때에는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 다만, 소장은 도주우려가 크거나 특히 부적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교정시설에서 지급하는 의류를 입게 할 수 있다.

 

제87조(유치장)
경찰관서에 설치된 유치장은 교정시설의 미결수용실로 보아 이 법을 준용한다.

 

제88조(준용규정)
형사사건으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수형자와 사형확정자에 대하여는 제84조 및 제85조를 준용한다.

 

이로 보건데 이규철 특검보의 해명은 문형표 피의자는 이 법 88조의 '형사사건으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수형자(문형표 씨는 긴급체포로 수용됐을지라도 형사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음은 분명)로서, 이 법 87조에 명시한 '경찰관서에 설치된 유치장은 교정시설의 미결수용실로 보아 이 법을 준용한다'고 적시한 대로 서울구치소라는 교정시설 미결수용실에 수용된 피의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 82조에 의거해 본인이 사복착용을 원하면 사복착용 상태로 특검 사무실에 출두할 수 있으나 본인이 사복 착용을 원하지 않음에 따라 구치소 수용복 착용으로 출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월드스타>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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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31 [05:52]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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