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 이종은 칼럼니스트 = 작년부터 계속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진행상황을 보면 '박근혜의 거짓말, 말바꾸기'가 일상적이고,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인 고위 공직자들의 '모르쇠'가 일상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문체부 장관, 문형표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 남궁곤 이대 입학처장 등 많은 고위 공직자들과 명문사학이라는 이대교수들이 국민들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남발하였다.
박근혜가 대통령 자리에 올라 아무런 자격도 갖추지 못한 최순실에게 국정전반에 대하여 권력을 위임한 이 참담한 현실에 대한 책임은 '청와대 비서실, 경호실, 장차관,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막중하게 져야한다. 아울러 집권여당의 국정을 감시하고 그들의 전횡을 막아야 할 야당도 그 책임을 막중하게 물어야 한다. 또한 언론도 그 책임이 막중하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 인용이 거의 확실해지는 시점에서 위에서 언급한 '청와대 비서실, 경호실, 장차관, 새누리당'의 책임은 특검수사로 밝혀지고 있고, 앞으로 계속될 수사로 낱낱히 밝혀지길 기대한다.
그렇다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국가의 체계를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탄핵 인용이 된다면 결국 조기대선으로 이어지는데, 현재 유력 대선주자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에게 이같은 대한민국을 개조하고 개혁할 어젠다가 있는지, 그러한 능력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
정치인이든 평범한 인간이든지 간에 자신의 과거를 보면 현재가 나오고, 그 현재를 보면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범죄행위자들의 성향을 보면 거의 과거의 범죄를 답습한다. 폭행 전과자는 거의 폭행으로 다시 검거되고, 강도 전과자는 거의 강도죄로 재범한다. 그만큼 자신의 습성에 따라 현재의 습성이 형성되고 현재의 습성에 따라 미래의 습성도 형성되는 것이다.
정치인의 발언들은 자신의 정치소신을 표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또한 그 발언들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정책적인 발언은 정치인의 소신이며, 그 정치인의 성향을 가늠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소신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명확한 대국민 사과와 설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을 '남북화해 협력'을 어젠다로 '남북연방제 통일안'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살해위협과 정치테러를 당하여 불구가 되면서도,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처절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소신을 버리지 않았다. 또한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면서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정계은퇴 번복에 대해서 모든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야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라는 문재인은 '민주진보'를 표방하며, 개헌 없이 대한민국의 각종 적폐들을 개혁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재인이 과연 민주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가 국가개혁론자인지, 국민대통합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의 실세중의 실세였다. 노무현 정권 내내 대한민국 역사사상 처음으로 '민정수석'을 두 차례나 역임하고, 시민사회수석을 잠시 역임한 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하였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왕수석, 왕실장'이다. 박근혜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왕실장'으로 불리웠듯이 말이다.
그런데 문재인이 이렇게 청와대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하였는데도, 노무현의 친인척인 '봉하대군 노건평, 영부인 권양숙, 조카사위 연철호, 노건평의 처남 민경찬'등의 부정부패와 측근들인 '최도술, 정상문, 이광재, 서갑원, 이강철, 박정규, 여택수, 명계남' 등의 부정부패가 계속 발생하였는데도 단 한 번의 사전적발이나 사후인지도 하지 못했다.
문재인이 노무현 정권 초대 민정수석을 역임할 때 2004년 4월에 치러 질 총선에 노무현이 문재인의 출마를 강력하게 강권하자 문재인은 이를 거부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그 후임으로 임명된 박정규 민정수석은 태광그룹 박연차로 부터 94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뇌물로 받았다. 공직자 감찰을 철저히 해야 할 민정수석이 한 일이다. 박정규는 부산출신으로 노무현과 사시공부를 함께한 사이였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신으로 인사를 전횡한 노무현식 인사가 빚은 참극이었다. 박정규가 이런 뇌물을 수수하면서 1년 남짓 재임한 이후에 문재인이 다시 민정수석에 임용되지만 문재인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문재인은 정말 '박연차'의 행위들을 몰랐을까?
문재인은 두 번 째 민정수석 재임 시인 2005년 5월 15일 부산을 방문하여 "대통령도 부산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신항 및 북항 재개발, 부산인사 등용 등 정부로서는 거의 할 수 있는 만큼 부산에 신경을 쓰고 지원을 했는데 시민들의 귀속감이 전혀 없다, 엄청 짝사랑하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노무현 정권이 부산 정권임을 밝히면서 지역주의를 조장했다.
문재인은 툭하면 정계은퇴 발언을 반복하면서도 단 한 번도 진실한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았다.
최근의 박근혜 탄핵정국에서도 문재인의 발언들을 보면, 문재인이 과연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심각한 회의감을 들게 한다. 무릇 국가의 지도자는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자신의 정책적인 소신을 갖추고, 이를 부단히 갈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은 박근혜 퇴진촉구 2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20만 명이 참여한 이후에 참여연대에서 열린 '시민사회 인사들과의 만남'이라는 자리에서 '문재인 뭐 하냐, 촛불집회 나와라, 그리고 앞장서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면서 "그러나 정치인 문재인으로서는 현재를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애초 촛불집회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그래서 “지금 촛불집회가 아주 큰 감동을 주고 또 국민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건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순수한 집회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정치권에서 결합하게 되면 혹여라도 일순간 집회가 오염되거나 또는 진영논리에 갇혀서 정쟁처럼 되면 오히려 시민들에 의해 이뤄지는 순수한 집회의 순수성을 훼손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하며 촛불집회 참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같이 정치권과 촛불이 결합되면 순수성이 오염되고 진영논리에 갇힐 것을 우려하면서 촛불집회 참석에 부정적이던 문재인은 3차 촛불집회에 참석해서도 시민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100만 이상이 모인 3차 촛불집회의 규모에 놀란 문재인은 촛불집회에 대한 태도를 돌연 돌변한다.
문재인은 4차 촛불집회에는 부산으로 달려가 참석하면서 그간 미온적이던 '박근혜 하야'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많은 국민들이 즉각적인 박근혜 퇴진을 언급할 때에도 문재인은 '질서 있는 퇴진, 거국내각 구성, 명예로운 퇴진 보장"운운하며, 헌법절차에 명시된 '탄핵'의 탄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 이후 박근혜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국민들이 '탄핵'을 요구하자, 마치 자신이 탄핵을 선도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며 과격한 '시민혁명'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박근혜의 탄핵은 국민들이 만든 것이지 정당과 정치인들, 특히 문재인이 만든 것이 아님에도 촛불집회의 모든 공을 문재인이 가로채고 있다. 노무현을 교주로 모시고 문재인을 그 후계자로 떠받드는 친노문 언론과 지식인들 그리고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칭 "깨어있는 시민"들의 선동에 의지해서 말이다. 전형적인 모사꾼 행동이다. 한마디로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인 것이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아무런 신조도 없이 말을 바꾸기를 능사로 하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박근혜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문재인이 과연 대한민국을 개혁할 수 있는가? 소신도 철학도 없는 문재인이 대한민국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가?
문재인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참모'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사람이고, 그간 수많은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다. 또 그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진솔한 사과나 반성도 없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평범한 시민사회에서도 배척을 받는 유형이다.
언제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라는 말을 아무런 문제없이 수용해야 하는가? 이번이 기회이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그 거짓말에 대해서 내성이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거짓말에 대해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기합리화에 능수능란한 사람이다. 문재인을 비롯하여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이기를 일삼는 정치인들을 이번 기회에 퇴출시켜야 한다.
우리는 그간 박근혜의 거짓말을 목도하면서 분노를 넘어 자괴감에 빠져왔다. 이 모든 것은 박정희 신화에 매몰되어 박근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탓이다. 또다시 노무현 신화에 매몰되어 문재인에 대한 검증을 게을리 할 것인가? 이제는 이래서는 안된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며 현재는 미래의 거울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정말로 국가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눈으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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