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장난치는 지지율...

[김형 칼럼] 아나키(anarchy), 카오스(chaos), 코스모스(cosmos)

김형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2/07 [01:53]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장난치는 지지율...

[김형 칼럼] 아나키(anarchy), 카오스(chaos), 코스모스(cosmos)

김형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2/07 [01:53]
▲ 필자, 김형 칼럼니스트    

[신문고 뉴스] 김형 칼럼니스트 = 아나키, 카오스, 코스모스, 모두 고대 그리스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수천 년 전에 유래한 이 단어들보다 이 나라의 현실을 간단명료하고 적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는 없을 듯하다.

    

아나키는 지도자가 없는 혼란한 상태를 의미한다. 대통령은 탄핵되어 직무정지 상태에서 헌재 심리와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만, 잦은 월권과 의전 논란에다 보수세력의 대권후보론을 은근히 즐기며 잿밥에 신경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직 장차관이 구속되어 내각은 구멍이 난 상태다.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이 정도면 아나키가 아니고 무엇인가? 비단 현실만 그렇다고 치부해야 할까. 실질적으로는 이미 현 정권의 집권 초부터 국정농단이 이루어졌고, 대통령은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니, 아나키는 4년 전부터 있었다고 봐야 한다.

    

카오스는 질서인 노모스(nomos)의 반대개념으로 혼돈(混沌)을 의미한다. 즉, 만물발생 이전의 혼돈상태로써 복잡·무질서·불규칙한 상태를 말하며, 장래의 예측이 불가능한 현상을 가리킨다.

    

현재 이 나라의 카오스는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되고, 이를 제때 견제하지 못한 여야에 의해 확대되긴 했지만, 복잡한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정치권이 확대하고 있다 할 것이다. 마치 과학에서 카오스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 자체는 단순하지만 그것들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현상이 복잡한 경우인 복잡계(complex system)를 의미하듯이...

    

촛불집회는 석 달을 넘게 계속되고, 대통령은 직위에 따른 염치와 자존심을 버린 채 헌재 심리와 특검 수사를 모면하려 온갖 거짓과 방해, 시간 끌기로 일관하며, 일부 언론인의 비호와 탄핵반대 관제데모를 앞세워 반격의 기회를 획책함으로써 혼돈은 계속되고 있다.

    

또 촛불민심에 따라 머리를 맞대고 적폐와 구악을 해소해야 할 책무를 진 정치권은 국가시스템을 바로 세울 개헌과 개혁입법은 차치한 채 대권욕에 사로잡혀 세 확대 경쟁과 선거에만 매몰되어 결선투표제, 사드, 대연정, 4차 산업혁명, 정치교체·정권교체, 선거연령, 군복무기간 단축,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따위의 곁가지 논쟁만 일삼으며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홉스는 아나키를 무엇보다 피해야 할 악으로 간주하여 아나키를 극복할 정치권력은 어떠한 것이라도 정당화했지만, 로저 매스터스(Roger D. Masters)의 ‘질서 있는 아나키’처럼 우리의 아나키는 혼군을 쫒아내고 새로운 질서를 찾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고 봐야하는 측면도 있기는 하다.

    

또 복잡성 과학의 다른 특징은 ‘자기조직화’로써 불균형 상태의 시스템이 구성 요소들 사이의 집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화된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내듯 여야 모두 대선 전후로 재편될 것이다. 이미 발생한 여당 분당, 조만간 현실화될 제3지대 모두 자기조직화의 본보기라 하겠다.

    

그러니 아나키가 반드시 카오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 대통령이 존재하는 자체가 혼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돈의 종식은 MB정권과 현 정권이 무너뜨린 국가시스템을 바로세울 사람이 정권을 획득했을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시 5년을 혼돈 속에 살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는 기원전 5세기 경 '질서정연한 우주'라는 의미로 확립되어 원래는 정돈·장식·질서를 의미하는 단어이었으나, 카오스의 반대어로 정연한 질서로서의 세계를 나타낸다.

    

대부분의 우주 발생설이 카오스의 상태에서 코스모스가 되었다고 보듯이, 우리의 코스모스는 촛불민심이 희망하는 새로운 질서가 될 것이다.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던 것은 대통령의 퇴진이 일차적 목표였지만, 박정희 정권부터 누적된 적폐와 구악을 척결하여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해가 갈수록 심화되어 소득 상위 10% 집단의 소득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권력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이윤의 사유화를 확대 재생산하는 기득권을 혁파하여 평등과 정의가 바로서는 나라, 미래와 통일의 희망이 샘솟는 나라, 강대국에 휘둘리고 알아서 기는 정부가 아닌 당당한 주권국가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지극히 안타깝기만 하고, 코스모스에 대한 희망은 약해져가기만 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희망하는 사람만 15명이고, 벌써 출마를 포기한 사람은 3명에 이른다. 여기에 더하여 반기문의 포기 이후 대통령의 아바타인 권한대행을 포함하여 여당에서만 10여 명이 대통령을 꿈꾸고 있고, 언론은 앞장서서 이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세론을 이끌고 있는 지지율 선두주자는 현 체제 위에 대통령만 바뀐 채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 분열과 갈등만 일으킬 것이 명약관화하여 카오스의 5년 연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내게 자주 묻는다. 누가 대통령이 되겠냐고. 나는 이렇게 답한다. 이 나라와 국민, 미래를 위해 누가 되어야 하겠냐고. 그러면 다시 내게 묻는다. 어떤 사람을 찍어야 하느냐고. 나는 이렇게 답한다.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장난치는 지지율을 보지 말라. 정치인의 비전, 철학, 경륜, 도덕성, 소명의식, 시대정신, 능력, 언행의 일관성, 사회통합 추진 여부, 외교력, 리더십, 탈지역주의, 계파패권주의 여부, 포퓰리즘적 정책 여부, 측근 등 주변인물군을 살펴보라. 그리고 선택한 그 사람을 지지해라. 그러면 그 사람이 된다고...

    

우리가 진정 이 나라의 코스모스를 희망한다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만 한다. 코스모스를 파악하는 것은 인간의 이성적 사고(logos)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고, 잘못 선택한 결과의 책임은 오롯이 국민 스스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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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행 2017/02/07 [20:44] 수정 | 삭제
  • 압도적인 지지율로 5년 가까이 1위를 한 이회창도 겉으론 조심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고작 20%~30%의 지지율로 대통령행세하는 문재인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대통령행세 하면서 노무현의 꿈인 새누리당과의 대연정에 반드시 성공하길 바랍니다.^^
  • 정신차려 2017/02/07 [13:00] 수정 | 삭제
  • 이나라의 여론조사는 대부분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여론조사 방법(조사 대상, 조사항목 등)도 엉터리지만 더 큰문제는
    과연 5,000만 국민들의 여론이 고작 1,000며명 정도의 여론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대변할 수 있냐는 것이다.

    0,00002 *100 = 0,002%
    전국민의 0,002%
    이게 여론조사냐?

    또다른 문제는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의 '쏠림 현상'이다.

    물론 야당후보만을 놓고 볼때 말이지만
    "정말 문가가 1등인가?"
    "정권 교체를 하려면 어짜피 될 사람 찍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함정도 이런 더러운 함정이 없다.
    국민들 정신 차려야한다.
    가공된 뮨가 이미지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지나가다 2017/02/07 [12:26] 수정 | 삭제
  • 과거 노무현정부의 수많은 실정은 놔두더라도 문재인은 거짓말, 말바꾸기, 동문서답, 남탓하기 등 너무나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문재인은 문빠들의 문자테러까지 옹호했는데, 이게 과연 정상적인 사람인지 묻고 싶다. 이런 사람이 본선에서 이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