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꿈 '무소속 대통령' 가능할 것인가?

임두만 | 기사입력 2017/02/13 [01:27]

고종석의 꿈 '무소속 대통령' 가능할 것인가?

임두만 | 입력 : 2017/02/13 [01:27]

[신문고 뉴스]임두만 편집위원장 = “다음 대통령은 무소속 대통령이 좋겠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지금 원내교섭단체가 4개씩이나 되고 이 4개의 교섭단체 모두 대통령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데 “다음 대통령은 무소속이 좋겠다”고 한다. 이런 주장을 매우 논리적으로 하면서 우리 정치를 바꾸자고 하는 사람, 고종석이다. 그리고 그 스스로 무소속으로 대통령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 고종석을 만났다. 한 정당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특정 대선캠프에서 기획통으로도 일했던 가까이하는 후배가 전화통화 중 뜬금없이 “고종석 선생이 대선출마를 준비하는데 정말로 그분이 출마하면 견마지로를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말이냐'고 물으니 "정말"이라고 답했다. 결국 나도 고종석을 좋아하므로 내가 확인 차 고종석을 직접 만난 것이다.

 

▲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시대 탁월한 '글쟁이' 고종석과 술잔을 나눴다.  © 임두만

 

그런데 고종석은 나를 만나자마자 ‘리플렛 형 소책자' 한 권을 건넸다. 앞 장에는 내게 준다는 친필 서명까지 들어 있는 책...이후 맥주잔을 놓고 이어진 둘만의 대화...고종석은 정말로 새로운 세상을 위해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종석, 우리시대 ‘글쟁이’로써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언론인이자 소설가이고 언어학자다. 소설집 칼럼집 등 발행된 저서만 30종에 가깝다.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논설위원을 그만둔 뒤 칼럼니스트로 쓴 글들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그의 그 많은 글들에는 깊은 힘이 내재되어 있었다. 어느 날은 날카롭고 아프게, 어느 날은 은유적으로 정치와 사회에 대해 말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절필을 선언했다. “그것이(글쓰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그리도 많은 글을 쓴 백낙청이 통일부 중하급 관료나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보좌관만큼이라도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라고 의문으로 ‘글쟁이’로의 세상바꾸기 혁명은 어렵다는 점을 절필의 이유로 설명했다.

 

즉 “글은, 예외적 경우가 있긴 하겠으나, 세상을 바꾸는 데 무력해 보였다.”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2년 9월 24일 “고종석, 글쓰기 접는다.”는 제목으로 낸 한겨레 칼럼을 통해 말한 것이다.

    

이후 정말 고종석은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고종석’ 이름의 칼럼을 쓰지 않았다. 또 그의 이름으로 나온 책도 2013년 소설 ‘해피 패밀리’와 인터뷰집 ‘고종석의 낭만 미래’이후 없는 것으로 안다. 물론 이때 나온 책도 그의 절필선언 전 썼던 소설이며, 인터뷰집은 그 스스로 쓴 책이 아니므로 절필선언을 깬 것으로 볼 수 없다. 그의 절필선언은 2012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신 고종석은 트위터라는 SNS공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피력했다. 또 그 공간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논쟁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러한 고종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펙이 매우 화려하다. 학부는 성균관대 법대, 서울대에서 언어학 석사,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타임스 기자로 출발, 한겨레와 시사저널 등을 거치며 논설위원 편집위원을 지냈고, 이후 한국일보에서 논설위원으로 신문사 근무를 마쳤으니 기자로서의 스팩 또한 화려하다. 따라서 이런 그가 일찌기 정치에 뜻을 뒀으면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도 스팩 좋은 언론인들 정치권 영입이 하나의 행사처럼 벌어지고 있으므로 ‘영입인사’라는 타이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소위 ‘정치적 출세’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그 이유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의 출생지가 전남 여수라는 점에다 지금껏 그가 썼던 글들로 보면 현재의 야권과 가까울 것 같은데도 2002년 대선의 노무현 당선 이후 대북송금특검,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등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반노인사’였기 때문은 아닐까 유추한다.

    

실제 그는 정치권과 관련된 수많은 글과 저서를 남긴 ‘문화권력자’로서 노무현과 그의 패밀리의 정치행태를 반대한 인사로 자타가 공인한다. 절필 선언 후 트위터에 남긴 수많은 단문들...특히 정치적 언어들은 ‘극력 반노’의 색채가 매우 강하다. 그의 마지막 ‘저서’라고도 볼 수 있는 인터뷰집 <고종석의 낭만 미래>에서도 그는 직설적이고 명쾌한 어조로 박정희 노무현 영남패권주의를 비판한다.

    

거기서 그는 “한국의 여야 정치적 대립이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사적 이익의 대립”이라고 단정한다. 특히 “지금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념의 과잉이 아니라 이념의 부족”이며 “유권자들은 이념에 따라 투표한다기보다 어떤 인격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투표한다”분석한다.

 

박정희와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영남패권주의’와 노무현 신화를 한국 사회의 갈등 요인이라 주장한 것이다. 트위터 글들을 보면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런 고종석이 결국은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대통령 출마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가 전해 준 <기어가는 혁명을 위하여>라는 리플렛형 책자 안에 담긴 격문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유감없이 피력하고 있다. 이 리플렛형 책자의 부제는 ‘한국형 내각책임제와 제7공화국’이다. 그리고 이 책 안의 내용은 ‘고종석 출마선언문’이라 할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 고종석의 정치적 포부가 담긴 격문집 '기어가는 혁명을 위하여'와 그의 친필 사인     © 임두만

 

그는 이 ‘연설문’에서 ‘대한 국민 여러분!’이라고 호칭한다. 정치인이나 후보자들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 아니다. 그리고는 지금이 ‘혁명의 시간이며 이 혁명은 지난 해 11월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되었고 2020년 5월 29일 청와대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한 2020년 5월 29일은 현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이후 들어서는 21대 국회의 임기 개시와 함께 새로운 권력자인 내각제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은 조기에 임기를 마치고 사가(私家)로 돌아가면 대통령제 권력구조가 끝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새로 당선된 대통령은 현재의 국회의원 등을 뽑는 공직선거법을 ‘민심 그대로의 선거법’으로 개정, 국민의 뜻이 가장 확실하게 반영되는 국회를 구성하여 ‘한국형 내각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개헌의 임무를 마치고 사인(私人)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고종석은 개헌안을 대통령이 내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정당 소속이면 소속당과 소속당이 지닌 이념적 정파의 유불리에 민감, 유권자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는 ‘민심 그대로의 선거법’으로 개정이 어려울 것이므로, 정당과 연관되지 않은 무소속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6공화국 마지막 대통령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그 무소속 대통령에 자신이 출마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고종석은 이에 대한 로드맵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은 물밑에서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뜻을 피력하는 단계지만 헌재의 대통령 탄핵안 인용이 결정되면 선관위는 현행 헌법에 따라 예비후보 등록을 받게 될 것이므로 그때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임을 말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기탁금도 상당하고 선거자금도 만만치 않을 건데...”라는 말에 빙긋이 웃으며 “예비후보 등록 기탁금 5천만 원입니다”라는 대답으로 준비하고 있음도 내비쳤다. 또 “무소속 후보 등록은 상당한 수의 일반유권자 추천이 전국적으로 있어야 할 건데...”라는 말에도 다시 빙긋이 웃으며 “그래도 정당을 창당하는 것 보다는 무소속 등록이 쉽지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주장과 포부...술잔을 나누며 같이 한 서너시간으로 내가 다 전할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주장이 우리의 정치를 바꾸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 좋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생각은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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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문반박 2017/02/15 [13:10] 수정 | 삭제
  • 고종석선생은 친노친문이나 친박과는 격이 다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호남사랑 2017/02/15 [02:17] 수정 | 삭제
  • 항상 힘내세요!!
  • 지나가다 2017/02/13 [12:38] 수정 | 삭제
  •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당연한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