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임성민 기자 = 경상남도경찰청이 도박사이트 연루 혐의로 체포한 시각장애 피의자 A씨의 건강을 무시한 채 강압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 지난 9월 23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무총리실에 진정을 제출하며 경찰의 인권침해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체포 이후 약물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됐으며, 현재 안구 적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태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2023년 6월 23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자신의 회사에서 경남경찰청에 의해 도박사이트 연루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는 유전성 소아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좌안은 완전 실명 상태였고, 우안은 녹내장과 당뇨병성 망막증 말기로 약물 복용과 정기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상태였다. 하지만 A씨는 진정서를 통해 경찰이 이러한 건강 상태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체포 직후부터 치료약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남경찰청은 A씨를 체포 후 마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시켰으며, 수감 중에도 A씨의 약물 요청을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 진정서를 통해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두통과 구토를 겪었으며, 결국 발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주변 유치인들의 도움으로 A씨는 가까스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그때까지 경찰은 적절한 의료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A씨는 경남경찰청이 2024년 7월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그의 당뇨 및 시력 장애를 경미한 상태로 묘사하고 "건강 문제를 구속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법원에 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은 "경찰이 A씨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성과를 높이기 위해 영장 발부를 요청하며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도박사이트 연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경찰이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후 창원교도소에 수감되었으며, 교도소 소속 의료진으로부터 "긴급 수술을 받지 않으면 실명 위험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진정서에서 "경남경찰청이 체포 당시부터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수사 과정에서도 의료 조치를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A씨에게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고, A씨는 2024년 8월 석방되었다. 이후 A씨는 민간 병원에서 우안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좌안은 실명된 상태로 고안압증으로 인해 안구 적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남경찰청은 A씨의 주장을 반박하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고려했고,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영장 심사 당시 A씨 측 변호인을 통해 진단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했으며, 법원의 영장 발부는 이를 충분히 검토한 후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씨에 대한 재판은 당초 오는 27일로 예정됐으나, 경찰 측의 요청으로 재판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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