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그래서 아빠는 절대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말이 씨가 되어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설혹 말이 잘못 나갔더라도 아차 그건 실수로 말을 잘못하였다고 아빠 자신에게 반복해서 말하곤 한다. 사실 아빠도 엄청난 좌절을 많이 겪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빠가 그냥 사업하면서 돈만 세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것을 남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생각한다.
동교동 홍대입구역 1번 출구의 건물을 신축하는데 있어서도 사실은 건물 신축하는 금액 전액을 가지고 있는데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생각한다. 대지를 구입할 때도 현금으로 구입했다. 세상 살아가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수행하는데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도 없고 자력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 누구도 아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아빠가 오히려 주위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람들뿐이다.
아빠는 친분을 위하여 자주 모임에 안 나가지만 모임에 나가더라도 아빠가 밥값은 모두 부담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절약해서 돈을 버는가를 모두들 잘 모를 것이다. 그것을 알았다면 모두들 벌써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빠가 많은 부를 이루어 놓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생활하면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생활 여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올 때도 참 많이 울었다. 목동아파트를 전세 내어서 아파트를 깨끗하게 단장해서 모시고 오기 위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목동아파트 건너편에 우리 아파트에서 잘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목동아파트를 전세로 빌렸는데 결국 그때는 모시고 올 수 없었다.
아빠의 형제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빠가 마치 할아버지 할머니 재산을 탐내어서 모셔 간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모셔 와서 편안하게 보살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는 그것이 최우선이었고 다른 것은 얼마든지 감내 할 수 있었다.
어렵게 모셔 오면서 아파트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참 많이 울었다. 엉엉 울면서 페인트칠도 깨끗이 하고 세면기 양변기도 교체하고 형광등도 새것으로 달고 도배도 했다. 돈 주고 시키면 되는 일인데 그때는 그만한 여력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걸음을 못 걸으셨고 할머니는 치매이셨다. 혹자들은 어쩌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 하겠지만 아빠는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무언가 남들보다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경영대학원을 다녔다, 낮에 회사 다니고 야간에 경영대학원을 다녔는데 그때 한 학기 등록금이 725,000원 이었는데 그때 아빠의 월급이 300,000원이었다. 학비 내고 나면 생활도 안 되었다. 밤늦게 학교 끝나고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힘들고 피곤해서 참 많이 울면서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너무 고생스럽기도 하였고 나는 왜 한 가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을까 생각하고 내가 나를 너무 피곤하게 만드는가 싶어서 아빠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도 없고 금전이 없어서 학교 앞 대학로에서 친구들과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아빠만 고생한 것이 아니더라. 대학과 대학원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 감정평가사 회장인 아빠 친구가 얼마 전 성균관대학교 강의실 기부자 현판식에서 기부자가 고생하였던 소감들을 들으면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내게 이야기 하더라. ‘우리들만 고생한 것이 아니었네’ 하면서 아빠 옆구리를 툭 치면서 이야기 해 주었다.
지나간 작은 수고들이 헛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모든 어려움들이 사업 할 수 있는 의지와 기반을 마련해 준 것이었구나 생각한다. 어려움의 고뇌를 넘어서 환희로 가는 길목에서 작은 수고 정도는 하면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구나 생각한다.
그래도 운이 따라 주어서 사업을 하게 되었고 세월이 지나서 이만큼이라도 어려움 없이 살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세 번째의 건물을 신축하면서도 무작정 은행에서 돈 빌려 가면서 건물 짓거나 사업하지는 않는다. 아빠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주위에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작은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고생만 했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오히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만큼 이루고 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어려웠던 시절은 기억도 나지도 않고 고생한다고 생각했던 사연들은 봄눈 녹듯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좋은 추억만 남아 있다.
회사에 다닐 때도 사업을 할 때도 잘 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재미나는 일들을 찾아서 하게 되면 좋을 것이다. 그 길을 찾아가는 데 시간도 필요하고 많은 고뇌와 생각을 필요로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언젠가는 수고한 날 들을 기반으로 행복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아빠는 주위의 도움으로 감사하게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작은 어려움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만하면 수고스러웠지만 만족하고 살고 있다. 적어도 삼시 세끼 밥 먹는 걱정은 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게 되었다. 어린 시절에는 나이 들어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잘살아 보기 위해서 노력하였고 온갖 수고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새벽 5시 이후에 일어나 본 적이 없었고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했다. 잘 못 하고 적성도 맞지 않는 공부도 하고 꽃시장에서 꽃 장사도 했다.
기초가 없는 공부를 하고자 하니 항상 남들보다 잘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면 어떻게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특별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살아가는 방법도 몰랐고 사업하는 것을 알려 주는 사람도 없었다. 모두들 제 살기 바쁜 사람들이 많았다.
젊은 시절 한세상 살아오면서 양복 한 벌 맞춰 입어본 적이 없었다. 모두 다 고모부가 입던 낡은 양복을 열심히 받아다 입고 살았다. 고모부와 체격이 서로 달라서 바지는 작아서 엉덩이 터져 나가는 양복을 받아서 입고 다니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며 지냈다.
그런데 세월이 한참이 지나서 몇 년 전 아빠의 출판기념회 하는 날 아빠의 기아자동차 후배가 아빠에게 옛날에 바지가 터져 나가는 옷을 입고 다녔다고 이야기하더라. 아빠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는가 싶었다. 세상에는 비밀도 없고 안 보는 척하여도 다 보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지난 시절 추억들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그래도 그 속에서 잘 참고 살아왔고 돌이켜 생각하니 오히려 행복한 시절이었구나 생각된다. 한 번쯤 그때 그 시절 어려웠던 그때로 되돌아 가 보았으면 좋겠구나 생각도 한다.
고모가 아빠에게 헌 양복 대신 새 양복을 사다 주었다면 좋았겠구나 하는 생각은 해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고모가 아빠에게 새 양복을 한 벌 사다 주었다면 새 양복 받아 입고 우쭐대는 생활을 했다면 오늘날의 아빠는 아마도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낡은 헌 양복이어도 감지덕지하며 고맙게 받아 입을 줄 알았던 것이 오히려 아빠에게는 약이 되었다.
요즘 강남역 지하상가에 헌 옷들을 몇 천원에 팔고 있는 가게가 성황리에 잘 팔리고 있더라. 어떤 옷은 일본 수입품이라고 써 붙여 놓기도 하는 것을 매일 아침 그 옷가게를 지나가면서 아빠의 옛날 수고스러웠던 시절을 뒤돌아보게 된다.
그때는 그런 시절도 있었지 하며 생각도 한다. 그 모든 수고를 넘어서 그래서 오늘날 아빠가 있게 되었구나 하는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으로 그 옷가게를 지나치게 된다.
세상 살아가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너무 걱정하며 살 필요는 없다. 설혹 작은 걱정이 있을지라도 그 어려움은 미래의 나를 위한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척간두 절벽에 서 있더라도 두려워 할 것은 없다. 오히려 미래의 나를 위한 작은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될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다 그 나름대로 고뇌는 누구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어디서든지 성공하게 된다, 성공하는 사람은 애당초 남들과 생각이 다르고 일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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