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탄핵심판서 "대통령, 국민 앞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어야"

신고은 기자 | 기사입력 2025/02/04 [21:44]

홍장원, 탄핵심판서 "대통령, 국민 앞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어야"

신고은 기자 | 입력 : 2025/02/04 [21:44]

 [신문고뉴스] 신고은 기자 = 12.3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싹 잡아들이라 했다"며 정치인 체포시도 사실을 중언하고 있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윤 대통령 면전에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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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심판 제5차 변론기일에 국회측 증인으로 출석한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피청구인으로 앉아 있는 심판정에서 지난해 12월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정적들을) 싹 다 잡아들여, 이번 기회에 싹 정리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그의 면전에서 또박또박 증언한 것이다.

 

이날 증인석에 앉기 전, 자신을 국정원 1차장에 임명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90도 각도로 정중하게 인사한 뒤 시작된 증인 심문에서 홍 전 차장은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이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 테니 방첩사를 도우라’는 취지로 말했느냐”라고 묻자 “그렇게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이후 자신이 여인형 전 사령관에게 전화하자 주요 인사들의 ‘체포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추적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는 개인전화로 통화했다"며 "(여인형과)통화 전에는 '싹 다 잡아들여'란 지시의 대상이 누구인진 몰랐다"고 한 뒤 "명단을 불러줘서 그대로 적었다"고도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김태효 안보실장의 메모도 제시했으며 여인형 사령관과 통화 중 "체포조 워딩 명확히 사용, 명단 받아적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홍장원 차장에게 전화한 건 계엄사무가 아니고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와주라고 한 것”이라며 “국정원은 정보가 많고 (여인형이) 사관학교 후배니까 좀 도와주라고 계엄 상황과 관계 없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말한 건 계엄과 관계 없이 ‘간첩 검거’를 지원하란 얘기였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홍장원 차장에게 전화한 건 계엄사무가 아니고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와주라고 한 것”이라며 “국정원은 정보가 많고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사관학교 후배니까 좀 도와주라고 계엄 상황과 관계 없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장원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조’를 지원하라 지시했다고 재확인했다. 그러자 다시 윤 대통령은 “제가 만약 계엄에 대해 국정원에다 뭘 지시하거나 부탁할 일이 있으면 국정원장에게 직접 하지 차장들에게는 하지 않는다”며 “1차장에게 계엄과 관련한 부탁을 한다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계엄사무 관련 부탁을 만약 한다면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해야 한다”며 “계엄이 선포되면 방첩사가 사실상 국정원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홍 전 차장은 증언이 끝난 뒤 헌재 심판정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대통령께서 밑의 사람이 예뻐서 정말 오랜만에 전화한 내용이니까 (제가) 거의 토씨까지 하나하나 기억하지 않을까”라고 반박하며 "(비상계엄이 실패한 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무릎꿇고 석고대죄를 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홍 전 차장은 또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 말씀하시는 부분에 오류가 있는 것 같은데 굳이 이런 저런 게 잘못됐다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그냥 사실을 얘기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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