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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심종기 칼럼니스트 = 누가 내게 인생의 과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가감승제(加減乘除)의 과정이요, 둘째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과정이요, 셋째는 표현예술(表現藝術)의 과정" 이라 말할 것이다.
삶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가감승제와 희로애락과 표현예술의 과정이다.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일에 종사하시냐고 물을 때가 종종 있다. 전직 기업인 출신이라고 말하는 것도 어느 순간 부터 싫어지고 식상해졌다.
그래서 생각해낸 직업이 있다. 그 직업은<산수>다. 수학이라고 말하기는 거창하고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중 현재는 나눗셈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산수인 거다.
직업이 算數(산수)라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자신들이 모르는 신종직업군인지 하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부터 산수란 직업이 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 간혹은 학원선생으로 지레짐작하는 분들도 계신다.
결혼하고 나서 부터 약 10년간은 대체적으로 "덧셈"의 과정이었다. 아이들도 태어나고, 월세에서 전세, 전세에서 내 집 마련까지 비교적 순탄하게 덧셈을 한 시기였다.
그땐 열정의 시기로 건강도 좋았다. 밤늦게 까지 야근하고 새벽에 아이들과 드라이브 하고 새벽에 출근했다. 잠이라곤 고작 2~3시간이었지만 참 행복한 시기였다.
직장생활 10년쯤 흐르니 제법 직위도 올라가고 매사 자신감이 넘쳤다. 두려움이 없는 시기, 때론 과유불급의 도를 벗어난 시기이기도 했다. 이 시기가 필자 인생에 "곱셈" 시기였다. 곱셈의 시기를 10년 이상 누렸다.
덧셈과 곱셈의 시기가 지나자 "뺄셈"의 시기가 닥쳤다.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정신은 정신대로 항폐해졌다. 수술 부작용때문인지 알수없는 이유로 거의 24시간 통증이 지속됐다. 자신과 치열한 투쟁을 해야만 했다. 포기해서 자유를 얻을까도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런데 포기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픈 몸을 이끌고 산에 들었다. 약 2년간 양 무릎이 망가지도록 산에 다녔다. 이 시기는 거의 두문불출하고 산과 함께했다.
밤새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꼿꼿하게 내 자신을 지켜냈다. 술과 담배에 의존하지 않았다. 무엇에 의존한다는 자체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을 온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술도 끊었다. 참 힘든 시기였다. 술술술 써 지던 글도 2년간은 단 한편도 쓸 수 없을 정도로 백치가 되어갔다.
그래도 타인에게 힘든 모습은 잘 드러내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씩 만나는 사람들은 혈색이 참 좋다고 부러워 했다. 이 뺄셈의 시기는 정신력으로 견뎌낸 시기다.
지금은 꽃을 사랑하는 남자다. 주변에서 꽃박사로 불리워질 정도로 다양한 꽃들을 알고 있고, 꽃과 관련한 글도 많이 쓴다. 그러나 뺄셈의 시기에는 아름다운 꽃을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꿈만 갔다.
다행인 것은 뺄셈의 시기가 길지 않았다. 필자의 인생에서 인생 후반전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뺄셈덕분이다. 뺄셈의 시기를 거치면서 삶의 과정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한 삶이 되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뺄셈의 시기를 통해 마음은 풍요로워 졌다. 뺄셈의 시기를 벗어나니 "나눗셈"의 시기가 찾아왔다. 매사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고마워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함께 더불어 사는 그런 나눗셈의 시기가 찾아왔다.
욕망과 욕심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니 세상을 살아가면서 죄를 지을 일이 없어졌다. 늘 과유불급의 균형속에서 유유자적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글을 써서 소수의 페친에게 공유하는 이유도 일종의 나눗셈이다. 단, 한사람이라도 필자의 글을 보고 건강하게 살아가려 한다면 그게 보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의 글은 다분히 교훈적이다. 은유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건강한 삶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면 자신부터 건강한 삶을 살자는 거다. <고사성어>를 통해 세상 바라보기를 하는 이유는 느낌의 공유가 보다 깊기 때문이다.
필자의 글쓰기 방식은 잊어져가는 우리말과, 꽃과 같은 자연과, 고사성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담아낸다. 글쓰기 포인트는 첫째는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기는 하지만 누구든 이해하기 쉽도록 쓴다.
둘째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이지 않도록 쓴다. 단숨에 읽어 내려가도록 쓴다. 셋째는 읽고 나면 뭔가 울림이 있고, 여운이 남도록 쓴다. 넷째는 말하는 방식을 늘 새롭게 한다. 다섯째는 고사성어를 차용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고유의 창작방식이다.
소망이 있다면 나눗셈 시기를 길게 하고 싶고, 사납고, 거친 삶이 아니라 커피향처럼 향기로운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은 넓게 보면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구간과 시기가 다를 뿐이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과정도 누구나 피해갈 수 없다. 다만, 어떤 사람은 喜과 樂의 기간이 짧고 怒와 哀의 시간이 길다. 타고난 팔자 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무모한 욕망과 욕심때문에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표현예술(表現藝術)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하면서 살아간다. 말이든, 글이든, 몸짓이든, 표정이든 어떤 방식이로든 표현을 통해 살아간다. 그런데 표현하는 방식이 공감이 되지 못 할 때 외로움과 슬픔이 발생한다.
표현예술은 서로의 공감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 표현과 공감하는 표현을 잘 하는 방법도 행복하게 사는 인생길이다. 시쳇말로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내는 것도 아닌데 표현에 짠돌이가 될 이유는 없다.
인생은 덧셈, 곱셈, 뺄셈, 나눗셈인데 이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가감승제(加減乘除)다. 가감승제의 과정동안 마음껏 공감이 되는 표현예술을 펼치다 보면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가감승제 #표현예술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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