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입추의 단상...애닮도록 그리운 소리

심종기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5/08/07 [22:55]

[살아가는 이야기] 입추의 단상...애닮도록 그리운 소리

심종기 칼럼니스트 | 입력 : 2025/08/07 [22:55]

▲ 심종기 칼럼니스트     

[신문고뉴스] 심종기 칼럼니스트 = 오늘은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필자는 기억속에 남아 있는 추억의 소리가 참 많다. 

 

태양볕은 여전히 가마솥의 열기 만큼 뜨거우나, 하늘은 높고, 햇볕은 쨍쨍하고,열매들은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입추'는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를 말한다. 가마솥 무더위가 서서히 수그러지고, 밤이 되면 조금은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입동까지를 가을이라 한다. 

 

특히, 입추가 되면 향리에서는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김장용 무·배추를 심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입추인 오늘 도심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가마솥 더위는 여전하나, 가끔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 견딜만했다. 향리에서 듣던  매미의 울음소리는 추억의 소리였다. 귀에 거슬릴 정도가 아닌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룬 울음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도심 숲속에서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소음공해다. 외래종 매미들이 도심 여름 숲의 주인이 되면서 머리가 아플 정도로 극악스럽게 울어댄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란 필자는 그립고 그리운 추억의 소리가 많이 생각난다. 고향에서 울어대던 매미의 울음소리도 추억의 소리였다. 잠시, 숲속 벤치에 앉아 어린시절 느꼈던 추억의 소리를 되새김질 해 본다.

 

개구리 울음소리, 맹꽁이 울음소리, 다듬이 방방이 소리, 여치, 귀뚜라미 소리, 뻐꾹이 소리, 소쩍새 울음소리, 워낭소리, 이웃집 고양이나 멍멍이가 울고 짖던 소리, 새벽잠을 깨우는 닭울음 소리,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자장가 소리와 아기 울음소리, 결실의 열매를 타작하는 도리깨질 소리.

 

골목을 뛰어 다니는 친구들의 발소리와 웃음소리, 학교 교실에서 들려오는 풍금소리, 장작불 타는 소리, 엿장수의 가위 소리, 뻥튀기 소리, 누이들의 고무줄 타는 노래소리, 비내리는 날 초가집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깔깔대며 웃는 아가들의 웃음소리.

 

끼니 때만 되면 밥먹으라고 큰 소리로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모래집을 만들며 놀던 친구들 목소리, 딱지치기 소리, 참새 울음소리, 떡메치는 소리, 졸졸졸 흐르던 시냇물 소리, 엄마의 숨소리.....

 

그 많은 추억의 소리 중  "밥 때만 되면 큰 소리로 밥 먹으라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와 엄마의 다듬이 방망이 소리와, 엄마의 숨소리"가 애닮도록 그리운 오늘이다.

 

 

#입추 #모래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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