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학회 '해방·분단 80년, 남북 언어학의 접점을 찾다' 여름 학술대회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8/20 [09:39]

한국어학회 '해방·분단 80년, 남북 언어학의 접점을 찾다' 여름 학술대회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5/08/20 [09:39]

분단되어 있는 남북 언어 연구의 통합적 이해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해방과 분단 80년을 맞아 한국어학회(회장 최경봉 교수, 원광대 국어국문과)는 19일~20일 강원대학교에서 '해방/분단 80년, 한국어/조선어 연구의 통합적 이해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2025년 한국어학회 여름 전국학술대회'를 개최한다.

 

▲ 한국어학회 '해방·분단 80년, 남북 언어학의 접점을 찾다' 여름 학술대회  © 한국어학회


이번 대회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사장 민현식 명예교수, 서울대 국어교육과),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단계 BK21 교육연구팀과 공동주최했다. 

 

최경봉 한국어학회장은 개회사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이루어지던 북한의 언어와 언어학에 대한 연구는 2010년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이전 시기와 같이 주요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내거나 대규모 학술대회를 통해 그러한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는 찾아 보기 어렵다. 2005년 결성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위의 사업이 부침을 겪다가 2016년 이후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연구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최 학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어학회의 제87차 학술대회 '해방/분단 80년, 한국어/조선어 연구의 통합적 이해를 위하여'는 다시 한번 학계에 북한의 조선어학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의 한국어학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 기획된 학술대회는 해방/분단 80년을 맞이하여 지난 세월 노정된 남북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핵심적인 사항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통합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연구 흐름과는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임기를 마친 민현식 겨레말큰사전남북 공동사업회 이사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최근 한반도 땅에서 우리말이 국어로 되는 과정을 살핀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며 남북통일에 이바지하는 학수대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홍일 강원대 국학연구소장은 환영사에서 "분단되어 있는 강원도에서 남북 언어 연구의 통합적 이해를 위한 대회가 열려서 기쁘다. 이번 대회가 국어 연구뿐만 아니라 남북 통일을 위한 소중한 기여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이관규 고려대 교수는 '광복/분단 80년, 남북의 국어 연구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위하여'를 주제로 "광복 80주년을 지나는 시점에서 남북은 하나라는 의식 속에서 국어 연구를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특히 개화기 및 식민지 시기 우리 말글을 연구하고 지킨 주시경 선생의 학문을 남북이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 왔다"고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은 동일한 국어를 함께 연구해야 한다. 광복 직후 남북이 함께 규범으로 삼은 한글 맞춤법을 바탕으로 해서 남북 국어 연구의 동질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주성 교수(해군사관학교)의 ‘사회적 실천·관행으로서의 한국어/조선어 정서법’, △최성규 교수(겨레말큰사전)의 ‘해방/분단 80년, 남과 북의 국어사 연구에 대한 통합적 이해’, △강보선 교수(대구대)의 ‘북한 어휘교육의 특징과 남북한 통합을 위한 시사점’, △서민정 교수(부산대)의 ‘해방과 분단 80년, 남과 북의 문법 연구에 대한 통합적 이해’, △이형주 연구원(국립국어원)의 ‘남북 국어사전 편찬의 변화와 발전’ 등이 발표됐다.

 

이날 한국어학회는 '학범 박승빈 국어학상'과 '학천 박유서 신진국어학상' 시상식을 열고 제6회 학범 박승빈 국어학상 및 신진국어학상 시상식에서는 저술 부문에 이선웅, 문병열, 오규환 교수, 공로 부문에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학천 박유서 신진국어학상에 전지영 강사를 각각 수상자로 선정했다. 상장과 저술 부문 1만5천달러, 공로 부문 1만달러, 신진학자상 1만달러의 연구비 및 포상을 수여했다.  

 

학범 박승빈 국어학상 저술 부문에 선정된 저서는 이선웅(경희대 한국어학과), 문병열(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오규환(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공저인 《한국어 문법론의 점과 선》(2024년, 한국문화사)이다. 이 저서는 형태론, 품사론, 통사론 등에서 통용되는 200여 개의 문법 개념어를 심도 있게 다뤘다. 

 

공로 부문에 선정된 카자흐스탄 <고려일보>는 해외에서 발행한 우리 민족의 한글 신문 중 가장 오래된 신문 중 하나로, 1923년 <선봉>으로 시작하여 고려인 이주의 역사를 함께하며 고려인의 모국어와 민족적 정체성 보존에 크게 기여했다. 

 

신진국어학상에 선정된 박사학위 논문은 전지영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강사의 <현대 국어학 초기의 문장론 연구>이다. 이 논문은 20세기 초부터 1960년대까지의 문법서를 폭넓게 검토하여 해당 시기 국어 문장론 연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폈다는 평을 받았다. 

 

학범 박승빈(學凡 朴勝彬, 1880~1943) 선생은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일본 유학 후 식민지 시기 조선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계명구락부 창립과 보성전문학교 교장을 역임하는 등 애국 계몽과 교육사업에 앞장섰다. 또 조선어학연구회를 조직해 기관지 『정음』을 발간하고 알기 쉬운 철자법과 우리말 문법 연구에 매진했다. 저서 『조선어학』(1935)을 남겼다.

 

학범 선생의 손녀 박명희 씨는 지난 2019년 7월 할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한 국어학상 제정과 기금 출연의 뜻을 밝혔다. 한국어학회는 우리말 연구의 큰 스승인 학범 선생을 기리기 위해 '학범 박승빈 국어학상(본상)'과 '학천 박유서 신진국어학상'을 제정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본상과 신진국어학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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