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사건, ‘핵심 증거 누락’…“엄희준 지시 있었다” 파문 확산

신고은 기자 | 기사입력 2025/10/15 [22:22]

쿠팡 퇴직금 사건, ‘핵심 증거 누락’…“엄희준 지시 있었다” 파문 확산

신고은 기자 | 입력 : 2025/10/15 [22:22]

[신문고뉴스] 신고은 기자 = 쿠팡 CFS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 엄희준 부천지청장이 “핵심 증거를 누락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5일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 현직 검사가 양심선언에 가까운 증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강득구 의원은 “검찰 내 공익제보자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찰권 남용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 엄희준 부천지청장     ©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는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올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JTBC는 단독보도를 통해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으로부터 한 부장검사의 대검찰청 진정서를 확보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진정서는 상급자인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줬다는 내용으로, 당시 보도에서 문지석 부장검사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됐다. 그런데 이날 문 검사는 국회에서 쿠팡 사건의 불기소 처분에 동의했느냐는 김주영 의원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이를 엄 지청장 지시라고 밝혔다.

 

그는 '엄 지청장이 핵심 증거 누락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이끌었다는 의혹이 맞는가'라는 후속 질문에 "그렇다"며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전달됐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상태로 대검에 보고되며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고 말했다.

 

문 부장검사는 자신과 전 주임 검사는 모두 쿠팡의 취업 변경 규칙이 불법이므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 기소 의견을 김동희 차장검사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차장검사는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고,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 '괜히 힘빼지 마라' 등으로 말했다고 문 부장검사는 주장했다.

 

문 검사는 또 엄 지청장이 올해 2월 새로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면서 "당시 엄 지청장은 사건 기록을 하나도 안 본 상태인데 수사 검사를 직접 불러 처리를 지시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했다.

 

문 검사는 "저는 검찰이 (쿠팡을)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원 정도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았으면 좋겠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모든 공무원이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문 검사는 발언 내내 목소리를 떨었고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격려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안호영 위원장이 현직 부장검사가 국회에 나와 공개 증언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묻자 "잘못됐기 때문이고 이렇게라도 해서 근로자들의 권익을 확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조직 내에서는 안 좋게 평가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를 덮는 대한민국 검찰의 민낯이 다시 드러났다”며 “엄희준 검사는 윤석열 사단의 사주를 받아 이재명 대통령을 대장동 사건에 엮으려 했던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당시 재소자에게 특혜를 주며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검사”라며 “그런 인물이 승승장구해 또다시 범죄를 은폐했다. 검찰개혁은 검찰 해체로 끝나지 않는다. 증거 조작, 조작기소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시작은 엄희준 검사 단죄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득구 의원도 “쿠팡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 불기소에 맞서 내부 진정을 제기한 문지석 검사의 양심에 경의를 표한다”며 “그는 권력보다 정의를, 조직보다 양심을 택했다”고 적었다.

 

그는 “문지석 검사의 증언은 개인의 양심이 아니라 시대의 양심”이라며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200만 원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의는 살아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검찰권 남용과 조직보호 문화의 상징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반면 검찰은 “현재 항고 사건 재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론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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