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CEO 서밋 개막…이재명 “한국, 성장경험 나누는 선도국가로”APEC 사상 최대 규모, 3일간 20개 세션·연설 19+시간…글로벌 총수·정상급 연사 총출동, ‘연결·혁신·번영’ 해법 모색[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2025 APEC CEO 서밋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막 특별연설에서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는 선도국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공급망 협력과 인공지능(AI) 공동 규범, 중소기업·청년 역량 강화로 연결–혁신–번영의 새 질서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개막식에는 이재용(삼성)·정의선(현대차)·구광모(LG)·신동빈(롯데)·최태원(SK·대한상의)·장인화(포스코)·허태수(GS)·정용진(신세계)·박정원(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총출동했다. 해외에선 젠슨 황(엔비디아) 등 약 1,700명의 글로벌 기업인이 참석했고, 딜로이트·AWS·구글·씨티·MS 주요 경영진도 모습을 보였다.
서밋은 31일까지 20개 세션, 70여 연사, 총 19시간 이상 토론이 이어지는 역대급 규모다. 정상급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홍콩·칠레·뉴질랜드·일본·호주·필리핀·캐나다 등 각국 정상·수반이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든 지금일수록 APEC의 연대가 빛난다”며 2005년 부산 로드맵을 상기시켰다. 이어 “상호 신뢰가 상호 번영의 지름길”이라며 위기 때마다 협력으로 해법을 모색해 온 APEC의 전통을 강조했다.
연결(Connection): 공급망 포럼·연결성 청사진 마무리
한국은 APEC 최초로 민·관 합동 공급망 포럼을 열어 민간의 직접 참여를 제도화했다고 소개했다. 2023년 공급망안정화법 제정, ‘APEC 연결성 청사진’ 이행 마무리, 디지털 연결을 통한 인적·물적·제도적 연계 강화 구상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의 전통 기와 ‘수막새’를 비유로 들며 “조각을 단단히 이어 하나의 지붕을 만드는 연결의 지혜가 APEC 번영의 지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Innovation): ‘모두를 위한 AI’ 이니셔티브 제안
혁신의 핵심으로 인공지능을 지목했다. 한국은 통관 행정 AI 도입 논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AI 고속도로’ 구축 추진, 곧 시행될 AI 기본법 등을 언급하며 **‘APEC AI 이니셔티브’**를 공식 제안했다. “데이터로 별의 움직임을 읽던 첨성대처럼, AI가 데이터 기반의 집단지성이 돼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번영(Prosperity): 중기·청년·개도국 지원의 선순환
포용적 성장의 축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청년 인재를 꼽았다. 2005년 설립된 APEC 중소기업혁신센터, 2012년부터의 개도국 역량강화 사업 성과를 언급하며, 올해 9월 채택된 **‘제주 이니셔티브’**를 통해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이 100만 달러를 출연해 **‘APEC 미래 번영기금’**을 조성, 디지털 역량·연구·창업·기술훈련 등 5대 분야를 우선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제도 성과와 레거시: APEC 카드·CBPR에서 ‘뉴노멀’까지
이 대통령은 1998년 APEC 기업인 여행카드(ABTC)와 2011년 **국경 간 개인정보보호제도(CBPR)**를 APEC의 실질 성과로 짚으며, “개방과 신뢰의 규칙이 데이터와 사람의 이동을 가속해 혁신을 낳는다”고 평가했다.
연설은 경주의 역사성과 신라의 개방·교류 정신을 오늘의 ‘연결·혁신·번영’ 가치에 접목했고, “연대가 위기를 이긴다”는 취지에서 문화·시민사회의 결집을 ‘K-민주주의’로 비유하는 메시지도 담았다.
이번 서밋의 관전 포인트는 ▲정책 연계성: 공급망 법제·AI 기본법·민관 포럼 등 ‘말-제도-시장’ 삼각 연결. ▲비즈니스 의제: AI·반도체·탄소중립·바이오·금융 등 ‘핵심 전환산업’ 집중 토론. ▲외교 효과: 각국 정상·기업인 네트워킹을 통한 공급망·디지털 규범의 동시 추동. ▲레거시 설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미래 번영기금으로 ‘APEC 표준’ 상설화다.
경주는 사흘 동안 ‘연결-혁신-번영’의 전략 키워드를 중심으로, 보호무역의 그늘과 기술 패권 경쟁, 기후위기라는 삼중 파고의 실용적 해법을 시험대에 올린다. 이 대통령의 선언대로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선도국가”로서 한국이 공급망·AI·포용 성장의 **규칙 메이커(rule-maker)**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번 서밋의 성과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이날 이 대통령의 개막연설문 전문이다.
<협력과 연대의 2025 APEC, 미래로 도약할 모두의 무대로 만들어갑시다>
바쁜 시간을 내 CEO 서밋에 함께 해주신 각국의 경제인 여러분, 대한민국 경주에 오신 것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크게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조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번영을 일궈낸 천년 신라의 고도,이곳 경주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뜻깊은 행사를 성대하게 준비해 주신 존경하는 최태원 회장님 그리고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APEC이 지난 36년간 걸어온 여정은 협력과 연대로 공동 번영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눈부신 성장’의 역사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시대적 과제의 해법을 함께 만들어 온 CEO 서밋의 여러분 기업인들이 계시다는 것을 잘 압니다.
1996년 문을 연 CEO 서밋은 정부와 기업, 시장과 정책을 하나로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톡톡하게 해냈습니다. 금융과 경제, 바이오와 헬스케어, AI와 디지털 분야까지, 여러분들의 열정과 통찰은 혁신의 씨앗이 되어 변화하는 아름드리나무로 자라났습니다.
1998년에 도입된 <APEC 기업인 여행 카드>는 우리 기업인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대표적인 성과입니다. 비자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출입국이 가능한 이 카드 덕분에 아태지역의 인적 교류와 비즈니스가 훨씬 활발해졌습니다. 앞으로도 그 역할을 충실히 이어갈 것입니다.
2011년 마련되었던 ‘국경 간 개인정보 보호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데이터는 자유롭게 오가야 한다’는 우리 기업인들의 지속적인 제안이,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적 협력’의 모범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오늘 CEO 서밋 역시, 위기의 해법을 함께 모색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한 발 나아간 귀중한 만남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기업인 여러분, 20년 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APEC의 역사는 물론, 자유 무역 체제의 역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의장국이던 우리 대한민국이 발표한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 체제를 지지하는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오늘날, APEC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은 그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APEC은 위기의 순간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연대하며, ‘상호 신뢰’가 ‘상호 번영’의 지름길임을 입증해 왔습니다.
APEC은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앞에서도, 의료 물품과 필수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 협력했습니다. 함께 경제 회복을 위한 지혜를 모아왔습니다.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APEC의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합니다.
이곳 경주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합니다. 삼국 시대의 패권 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서도, 천년 왕국 신라는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 그리고 개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냈습니다.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울렀던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의 정상회의 주제인‘연결, 혁신, 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확신합니다.
“연결”은 단절의 시대를 잇는 연대의 힘입니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 고리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입니다.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하여, 민간이 공급망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길을 열었습니다. 또한, 2023년 ‘공급망안정화법’을 제정하여 국내외 공급망에 대한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에서는 ‘APEC 연결성 청사진’의 이행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디지털 연결을 통해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곳 경주의 목조 건축물 중에는 아시겠지만 ‘수막새’라는 전통 기와가 있습니다. 처마 끝에서, 빗물과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켜내고 서로 다른 기와 조각들을 단단히 이어 하나의 지붕을 완성합니다.
연결의 지혜를 품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 문명의 지붕을 지켜왔던 것처럼,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든든한 지붕이 되어 줄 것입니다.
다음으로, 혁신은 미래 성장의 기반이자 핵심 수단입니다.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에서통관 행정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도입과 인공지능 기술 및 그 표준에 대해 논의하였고,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지난 9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구성해서 AI 시대를 맞이할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고, ‘인공지능 고속도로’ 건설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산업 발전과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이용’ 사이의 균형을 이룰 ‘인공지능 기본법’ 또한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계신 이 경주에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가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데이터에 기초해 인류에 새로운 통찰과 방향을 제시할 지성의 엔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입니다.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APEC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번영은 미래세대를 위한 약속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APEC은 지난 세월 자유 무역과 투자 자유화의 선봉에서 역내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제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동번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일에 함께 힘써야 합니다.
2005년 한국의 주도로 설립된 ‘APEC 중소기업혁신센터’는 지금까지도 아태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개도국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지적재산권, 통상 분쟁 해결, 원산지 규정 등 한국이 축적한 노하우와 정보를 꾸준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중소기업 장관회의에서 채택된 ‘제주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발족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APEC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인재 육성에도 힘쓰겠습니다.
올해 8월 대한민국은 ‘APEC 미래 번영기금’을 설립하고 100만 달러를 기여하였습니다. 청년들의 지식교류와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인구, 환경 문제 등 핵심 과제에 관한 연구, 창업 지원과 기술 훈련 등 5대 중점분야를 우선 지원할 예정입니다.
신라의 화랑제도가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왕국의 시대를 열어냈던 것처럼, APEC의 미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야말로지속 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다양한 것이 한데 어울리며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조화의 정신’을 중요시한 민족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케이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합니다.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하나 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입니다.
이 자명한 진리는 지난 겨울,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합니다.
4개 대륙 21개 경제 체제가 연결된 협력의 무대, 2025 APEC을 미래로 도약할 모두의 무대로 만들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온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그리고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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