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칼럼] 폭탄주·명품백...사적 분노와 이익이 무너뜨린 ‘국가’

“총으로 쏴서라도”... 발작적 권력의 민낯, 김건희 비선 단속·특별감찰관 임명 그리고 ‘격발’...법정의 추태—‘법 기술자’의 자기파괴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5/11/05 [22:42]

[편집위원장 칼럼] 폭탄주·명품백...사적 분노와 이익이 무너뜨린 ‘국가’

“총으로 쏴서라도”... 발작적 권력의 민낯, 김건희 비선 단속·특별감찰관 임명 그리고 ‘격발’...법정의 추태—‘법 기술자’의 자기파괴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5/11/05 [22:42]

▲ 윤석열 김건희 부부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법정은 진실을 다투는 곳이지만, 요즘 대한민국의 법정 풍경은 국가의 품격을 시험하는 거울이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재판정 언행, 그리고 부인 김건희 씨의 뒤늦은 명품 수수 인정은 그 거울에 선명한 균열을 남겼다.

 

▲공권력의 사유화, ▲사적 분노의 국정 개입, ▲그리고 공적 지위를 활용한 사적 이익, 이 세 개의 축이 한 화면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장면이다.

 

1)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법정 증언은 단순한 ‘막말’ 논란이 아니다. 

 

10월 1일 관저 만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정 정치인을 향해 “잡아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는 서술은,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의 ‘정치적 기획’이 아니라 사적 분노의 폭주였음을 시사한다.

 

더구나 이 증언은 피고가 스스로 내세운 “폭탄주·만취” 프레임을 깨려다 역으로 동기와 정황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술을 들이민 쪽이 누구였는가, 만찬장의 권력자 의중을 읽은 군 장성들은 무엇을 체감했는가'라는질문은 법정 밖으로도 확장된다.

 

2) 

한동훈 전 대표의 “그 시점에 나는 김건희 비선 단속과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했다”는 회고는 ‘행위(What)’와 ‘동기(Why)’의 연결점을 제공한다.

 

공적인 견제 요구가 사적 분노로 전화(轉化)되는 순간, 권력은 제도에서 이탈해 감정의 엔진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때 국가 시스템은 ‘법’이 아니라 ‘기분’의 지배를 받는다. 계엄은 이념이 아니라 사적 감정의 폭주에서 출발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3)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증인을 직접 몰아붙이며 “술에 취해 기억이 정확하냐”는 식의 공세를 택한 건, 법률가의 변론이 아니라 감정 방류에 가깝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 증언의 신빙성만 키우고, 스스로의 방어 논리를 무너뜨렸다. 법을 평생 만진 사람의 비(非)법률적 행태야말로 오늘의 ‘법정 추태’다. 변호인단 역시 피고인의 자해를 제어하지 못했다면 무능이고, 방치했다면 방조다.

 

4)

김건희 씨가 통일교 측 인사를 통해 두 차례 샤넬백 수수를 인정하며 “대통령 직무 관련성·대가성 부인” “본인 전달 부재” “호의 수준”의 방어선을 폈다. 그러나 공직자 윤리의 기준은 ‘형사처벌의 최저선’이 아니라 공적 신뢰의 최고선이다.

 

“처음엔 거절했으나 끝내 돌려받아 반환했다”는 해명은 사후 정리의 서사일 뿐, 최초 수수의 사실과 판단 미스는 지워지지 않는다. 더구나 특검이 문제 삼는 건 청탁의 경로와 직무 연계성이다. ‘전달 안 됐다’ ‘호의였다’는 말로 과연 공적 의심을 지울 수 있는가. 청탁이 ‘호의’로 포장되는 순간, 권력의 주변은 로비의 통로가 된다.

 

5)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이념 대립이 아니다.

 

우선 권력의 감정화다. 술상에서 폭주한 말이 군과 정보·사법 라인에 공포와 신호로 전파될 때, 제도는 감정의 하위 시스템으로 전락한다.

 

다음 권력의 사유화다. ‘비선’과 ‘선물’이 오가는 순간, 국정은 네트워크의 이해관계에 종속된다.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만”이라는 형사 논리로는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대체할 수 없다.

 

결국 윤석열·김건희 리스크는 ‘발작적 계엄’과 ‘명품의 정치’라는 두 축으로 수렴된다. 전자는 공권력을 감정의 무기로 만들었고, 후자는 공적 지위를 사적 친교의 시장으로 바꾸었다. 남는 것은 제도에 대한 국민의 피로와, 법치에 대한 냉소다.

 

6)

따라서 지금 필요한 최소한의 수습은 첫째, 사실 규명의 완결이다. 재판정의 차분한 절차를 통해 증언·증거를 끝까지 확인하되, 권력의 감정 개입 정황은 별도의 제도적 점검으로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규명된 사실에 의거 철저한 징벌이 이어져야 한다.

 

둘째, 윤리 기준의 상향이다. 형사 책임과 별개로, 공적 윤리 위반 시 정치적 책임을 명문화·제도화해야 한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자의 배우자·비선의 접촉·수수 행위에 대한 사전 등록·사후 공개가 필요하다.

 

셋째, 감정으로부터의 권력 분리다. 위기 상황에서 최고권력자의 일상과 의사결정 경로(만찬·비공식 회동 포함)를 투명화하는 의사결정 윤리 규정이 시급하다.

 

국가는 개인의 감정과 호의, 그리고 선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가는 절차와 기준, 기록과 책임으로 움직인다. 총성과 폭탄주, 샤넬과 그라프가 지배하는 공화국은 공화국이 아니다. 이 단순한 명제를 회복하는 것, 그게 지금 우리의 최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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