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김경호 칼럼 = 채해병 특검이 마침내 칼을 뽑았다.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소위 'VIP 격노'와 외압에 연루된 12명, 그리고 임성근 전 사단장을 포함한 과실치사 관련자 5명 등 총 17명이 법의 심판대에 섰다. 전직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줄줄이 기소된 초유의 사태다.
특검법이 이들의 재판 관할을 군사법원과 민간 법원으로 나누지 않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통일한 것은 실로 '신의 한 수'였다.
군인과 민간인 신분이 뒤섞인 피고인들을 따로 재판할 때 발생하는 비효율과 모순을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원이 이 막대한 사건을 일반 사건처럼 무작위 배당에 맡긴다면, "1심 6개월 내 선고"라는 법적 시한은 공허한 구호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와 '집중'이다.
헌법 제102조 제3항은 "법원의 조직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는 이 헌법적 권한을 발동해 당장 채해병 특검법을 개정해야 한다. 핵심은 '전담재판부' 설치의 의무화다. 수만 페이지의 수사 기록과 17명에 달하는 피고인을 일반 재판부가 다른 사건과 병행하며 심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오직 이 사건만을 심리하는 재판부를 법률로 못 박아야만 실질적인 6개월 내 재판 종료가 가능하다.
이 논리는 지지부진한 윤석열 내란 혐의 재판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시대적 해법이다. 재판의 지연이 곧 정의의 실패임은 역사가 증명한다.
전담재판부 설치는 사법부의 재량이 아니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부의 의무다.
우리는 지금 조희대 사법부를 신뢰할 수 없다. 오로지 주권자의 손으로 권력형 비리를 얼마나 엄정하고 신속하게 단죄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교묘한 법관의 고뇌가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입법부는 채해병 특검법에 즉각 전담재판부 설치 규정을 추가하여 통과시켜, 지체된 정의가 정의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채해병의 넋을 기리고 무너진 법치를 바로 세우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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