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도권 고속국도 쓰레기 무단투기...‘방치된 국가 오염지대’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구조적 무책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녹색환경보전협회 임병진 회장 | 기사입력 2025/12/04 [01:12]

[기고] 수도권 고속국도 쓰레기 무단투기...‘방치된 국가 오염지대’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구조적 무책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녹색환경보전협회 임병진 회장 | 입력 : 2025/12/04 [01:12]

 

수도권 고속국도는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국가 기반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관리 실태는 ‘국가가 직접 조성하고 방치한 오염지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심각하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김포·인천·부천 구간 하부와 통로암거·경사면에는 수년째 쓰레기 무단 투기와 오염수 유입, 상시적 불법방류가 반복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관계기관이 이를 알고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오염의 원인은 단순한 무능이 아니라 ‘의도적 외면’에 가깝다.

 

한국도로공사는 법적으로 유지관리 의무를 가진 기관임에도 그 책임을 사실상 내려놓은 상태다. 현장 점검은 형식적이고, 민원 대응은 ‘관계기관 이관’으로 일관한다. 문제는 반복되는데 조치는 없고, 책임은 흐려진다. 이는 관리 소홀을 넘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 상실이자 직무유기에 가까운 방임이다. 관리기관이 “관리하지 않는” 현실 자체가 이미 제도 실패의 증거다.

 

국토교통부의 책임은 그보다 더 무겁다. 감독기관인 국토부는 산하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할 최종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현장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모든 문제를 한국도로공사로 전가하는 데 급급했다.

 

‘감독 포기, 책임 회피, 형식 행정’ 구조가 수년간 반복되며 환경 훼손을 악화시킨 것이다. 이는 행정조직이 스스로 만든 구조적 무책임 체계이며, 국토부는 이를 묵인해 온 당사자다.

 

특히 비점오염 관리 부재는 국가적 직무유기의 정점이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기름, 중금속, 타이어 분진 등은 비가 내릴 때마다 그대로 하천과 수로로 흘러간다. 가장 엄격한 규제가 필요한 분야임에도, 우리 고속국도의 오염 차단·여과 장치는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이는 국가가 운영하는 인프라에서 발생한 오염을 국가 스스로 외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민에게는 각종 환경규제를 적용하면서, 정작 국가는 스스로의 오염에 책임지지 않는 이중 잣대다.

 

이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직설적으로 말해야 한다.

 

고속국도의 오염 사태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행정 실패가 만든 결과이며, 더 정확히는 국가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다. 책임을 흐리거나 미루는 태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첫째, 국토교통부는 감독기관으로서 책임 회피를 인정해야 한다. 현행 관리지침은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책임 규정도 추상적이며,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국토부는 즉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침을 ‘책임 소재가 명확한 법적 기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둘째, 한국도로공사는 소극적·면피적 행정을 중단해야 한다. 통로암거 정비, 경사면 청소, 주기적 현장점검, 불법행위 즉시조치, 비점오염 저감시설 설치 등 가장 기본적인 관리조  차 하지 않는 현실은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존재 이유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관리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자격도 없다.

 

셋째, 정부·지자체·기후환경부·환경전문가·민간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상시 합동점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는 문제를 고착화시키는 행정적 병폐이며, 이를 끊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실질적 해결을 이룰 수 없다.

 

▲ 임병진 협회장 

고속국도는 국민이 매일 이용하는 공공 인프라다.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시설이 국가의 방치로 오염원이 되었다면, 이는 단순한 관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신뢰의 붕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 안전과 생태계는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국가가 방치한 오염은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

 

이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고속국도는 앞으로도 ‘달리는 환경오염원’, ‘국가가 조성한 오염지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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