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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대학생과 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 약 2천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광주전남 캄보디아 공동체’가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5·18광장을 중심으로 순회하며, 고국에서 전해지는 전쟁과 충돌의 소식 앞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에 걸린 프랑카드에는 “우리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국민으로서 태국군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 “캄보디아에 정의를 실현하라”, “태국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캄보디아와 함께하자”는 문구가 적혔다.
최근 국제 보도를 통해 전해진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무력 충돌 소식은, 이들에게 뉴스가 아닌 가족과 고향의 안위가 걸린 현실이었다.
캄보디아 대학생이 든 피켓에는 “태국군이 캄보디아를 다시 공격했다.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전쟁을 멈춰라!”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고, 한 외국인 근로자는 “캄보디아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는 짧지만 무거운 문구를 들고 행진에 나섰다. 또 다른 피켓에는 영어로 “CAMBODIA NEEDS PEACE(캄보디아는 평화를 원합니다)”라는 문장이 적혀,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메시지를 전했다.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구호를 외칠 때마다 고국을 떠나와 살아가는 이주민의 복잡한 감정과 간절함을 함께 토해냈다. 광주의 민주주의 상징 공간인 5·18광장에서 울려 퍼진 이들의 목소리는,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는 도시가 또 다른 나라의 고통에도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광주전남 캄보디아 공동체 박미향 대표는 “캄보디아 국민들은 전쟁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과 평화를 원한다”며 “이 자리는 분노를 넘어, 국제사회가 고국의 상황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의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정치적 이해를 넘어,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가 언제나 평범한 시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겨울 광장을 가득 메운 캄보디아 국기와 외침은, 멀리 떨어진 고향을 향한 간절한 기도이자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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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남기자 nandagre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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