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국가산단 반대 국회 시위 “전기·물도 없는 수도권 산단 중단하라"

정부 “360조 투자·160만 고용…국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 세계 최대 반도체 특화도시”...고압 송전선·물 공급 문제…“수도권 식민지화” 반발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5/12/16 [17:00]

용인 국가산단 반대 국회 시위 “전기·물도 없는 수도권 산단 중단하라"

정부 “360조 투자·160만 고용…국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 세계 최대 반도체 특화도시”...고압 송전선·물 공급 문제…“수도권 식민지화” 반발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5/12/16 [17:00]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시민사회와 정부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위헌적·반기후 정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국가 전략산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속도감 있는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 용인 국가산단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주민·시민사회, 전국 대응기구 출범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은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농촌 고령 주민들이 대거 참여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에 나서며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아직 착공되지 않은 지금이 매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용인 국가산단은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고 비수도권 주민의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국가균형발전 원칙을 침해하는 위헌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전기도 물도 부족”…기후·에너지·환경 리스크 집중 제기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의 비판은 전력과 온실가스 문제에 집중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용인 산단은 총 10GW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 가운데 3GW는 신규 LNG 발전소, 나머지는 기존 석탄발전 전력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시민단체들은 “LNG 역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석탄전력 사용은 탄소중립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RE100을 공급망 기준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기반 산단은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제시한 ‘수소 혼소 발전’에 대해서도 “수소 가격과 공급 안정성, 실질 감축 효과 모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외부에서 끌어오는 7GW 전력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후영향평가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기초 검토 단계부터 부실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압 송전선·물 공급 문제…“수도권 식민지화” 반발

 

전력과 용수 공급을 위해 충남·호남·강원 지역에서 에너지와 물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도 갈등의 핵심이다. 환경단체들은 “전기는 충남과 호남에서, 물은 강원에서 가져와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구조”라며 “일방적인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지역에 환경 부담과 안전 위험만 떠넘긴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 “360조 투자·160만 고용…국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

 

반면 정부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 전략사업”으로 규정하며 흔들림 없는 추진 방침을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용인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반도체 팹 6기, 발전소 3기, 60개 이상 소부장 기업이 입주하는 초대형 산업단지로, 총 360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와 160만 명의 고용, 400조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각종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통상 4년 이상 걸리는 절차를 1년 9개월로 단축했으며, 2026년 착공, 2030년 팹 1호기 가동을 목표로 도로·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산업중심 복합도시’ 개념을 도입해 산단과 배후 주거지를 통합 개발하고, 이주자 택지 조성, 이주기업 전용산단, 대토보상 확대, 주민 고용 연계 등 상생 보상책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용인 국가산단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업”이라며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국가 랜드마크 산단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속도전인가, 재설계인가”…정책 충돌의 갈림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지역 개발 갈등을 넘어 ▲탄소중립과 산업정책의 충돌 ▲수도권 집중과 국가균형발전 ▲속도 중심 산업정책과 사회적 합의라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주민과 시민사회는 “법적 판단 이전에 정부가 스스로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국가 전략산업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맞선다. 용인 국가산단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기후·환경·지역 갈등의 상징이 될지는 향후 정책 선택과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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