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IAPP·한일해저터널 고리, ‘국회의원 네트워크’ 실체 드러나나

이준화 부산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2025/12/17 [22:21]

통일교 IAPP·한일해저터널 고리, ‘국회의원 네트워크’ 실체 드러나나

이준화 부산경남본부장 | 입력 : 2025/12/17 [22:21]

[신문고뉴스] 이준화 부산경남본부장 = 통일교가 만든 국제 국회의원 조직과 지역 조직을 매개로 여야 정치권을 폭넓게 접촉해 왔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통일교의 조직적 정치 로비 실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특검에 출석하는 한학자 총재     

 

경찰 수사와 특검 진술을 통해 드러난 정황은 ‘행사 참석’이나 ‘의례적 축사’라는 정치권 해명을 넘어, 체계적 관리·지원 구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키우고 있다.

 

통일교가 설립한 국제기구인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내부 문건에는 정치권 접촉 방식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20년 작성된 문건에는 “세계본부 지침에 따라 김규환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을 고문으로 위촉한다”는 내용과 함께, 국회 활동을 위한 예산 지원 요청이 명시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김 전 의원에게 매달 고문수수료 200만 원, 활동비 800만 원 등 총 1천만 원을 7개월간 지급하는 계획이 담겼다. 총액은 7천만 원이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으며, 2020년 4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금액을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임 전 의원은 20대 국회 임기 중 IAPP 한국의장을 맡아 관련 행사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은 “의원 임기 종료 후 발명 기술 강의 대가로 월 150만 원을 받은 것”이라며 불법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IAPP는 ‘전 세계 국회의원 연대’를 표방하며 국회 내 행사도 개최해 왔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IAPP 총회에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해 환영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특검에서 이름을 언급한 인물들이지만, 금품 제공과 관련한 진술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장관 측은 “국회 행사 참석 요청을 받아 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고, 나경원 의원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일교가 IAPP를 통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 네트워크를 관리해 온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일교의 또 다른 정치권 접촉 창구로 지목되는 곳은 부산·울산·경남을 담당하는 통일교 5지구다. 통일교의 숙원 사업인 한일해저터널 추진 과정에서 5지구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5지구 부산·울산 회장인 박 모 씨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재수 의원에게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을 전달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에도 지역 여야 정치인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온 정황이 확인됐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는 당시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던 백종헌 의원, 부산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던 서병수 전 시장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도 박 씨의 영향력은 이어졌다.

 

올해 5월 열린 울산 회장 취임식에는 서범수 국회의원과 김두겸 울산시장이 축전을 보냈고, 박성민 국회의원은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들 정치인은 “초청에 따른 의례적 대응” “종교단체 행사로 알고 참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박 씨가 부울경 지역 정치권을 광범위하게 접촉한 핵심 인물로 보고,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단체의 정치권 접촉이 단순한 행사 교류 수준을 넘어 조직적 로비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법 자금이나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여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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