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의 잿더미 위에서, 캄보디아가 울고 있다

김영남기자 | 기사입력 2025/12/24 [09:57]

폭격의 잿더미 위에서, 캄보디아가 울고 있다

김영남기자 | 입력 : 2025/12/24 [09:57]

▲ 폭격의 잿더미 위에서, 캄보디아가 울고 있다     ©광주전남캄보디아공동체 대표박미향

 

[신문고뉴스]광주 김영남 기자 = 한 장의 사진에는 삶의 흔적이 무너진 자리가 담겨 있다. 벽은 갈라지고 지붕은 내려앉았다. 폭격을 견디지 못한 캄보디아의 집들은 더 이상 집이 아니라, 전쟁이 지나간 자국 그 자체였다. 한 채 한 채 무너진 모습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상실을 말없이 증언한다.

 

또 다른 한 장의 사진은 폐허보다 더 깊은 곳을 향한다. 서로를 끌어안고 흐느끼는 가족,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는 어린 학생, 남편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한 화면에 담겼다. 사진 속 인물들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침묵은 오히려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폭격은 집을 무너뜨렸고, 그림은 마음을 드러냈다. 무너진 건 건물만이 아니었고, 멈춘 건 시간만이 아니었다. 남겨진 이들은 오늘도 상실의 한가운데서 하루를 견디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열린 캄보디아 공동체의 외침은 바로 이 장면들에서 출발한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기억해 달라는 요청이며, 함께 아파해 달라는 호소다.

 

전쟁은 멀리 있는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진 속 눈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앞에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이 사진들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지 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무너진 집과 흐르는 눈물을 기억하는 일, 그리고 그 고통이 잊히지 않도록 마음 한켠에 남겨두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분명한 연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한 장의 사진은, 언젠가 다시 삶을 일으켜 세우는 시작이 될 수 있다.

 

 

 

# 김영남기자 nandagreen@daum.net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