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 종합지원대책 확정을 두고 “늦었지만 의미 있는 전환”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번 대책은 12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제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됐으며, 그동안의 구제 중심 틀을 넘어 국가 주도의 배상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판매된 제품이 폐 손상 등 중대한 인체 피해를 유발한 사건으로,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를 통해 인과관계가 처음 확인됐다. 현재까지 피해를 신청한 8,035명 가운데 5,942명이 피해자로 인정됐고, 이 중 1,9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입장문에는 공익감시 민권회의, 글로벌 에코넷, 개혁연대민생행동, 국민연대,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투기자본감시센터,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국민생명 안전네트워크 등이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이번 참사를 국가 책임이 있는 ‘참사’로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며, 국가배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확정한 점은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피해자 인정 범위와 배상 재원 규모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시민단체들은 “20여 년 동안 수천 명의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인정 피해자가 5,942명에 그치고 있다”며 “등급 외 판정자와 미인정 피해자에 대한 폭넓은 추가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기소멸시효의 폐지, 배상금 신청부터 지급 결정까지의 기간 동안 단기소멸시효 중단, 국가 주도의 추모사업 추진 등 제도 전반의 획기적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국가 책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재정 설계 없이 연 100억 원 출연으로는 체감 가능한 배상이라 보기 어렵다”며 “장기적이고 충분한 재원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배상 책임을 둘러싼 정부와 가해 기업 간 분쟁이 있을 경우, 정부가 우선 선배상한 뒤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국회는 특별법 제정과 함께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법률 정비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피해자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배·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피해자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정책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향후 피해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추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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