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유가족들 "그날의 진실은 착륙해야 한다!!"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광주·전남 추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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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의 진실은 착륙해야 한다!! ©김영남기자 |
[신문고뉴스]광주 /김영남 기자 = 27일 토요일 오후 2시, 광주 5·18민주광장.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웃음도 구호도 없었다. 이곳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179명의 이름을 다시 부르기 위해서였다.
이날 열린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광주·전남 추모대회’는 기억을 넘어 약속의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은 행사 서두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우리는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준비하면서, 기억하고 막을 수 있었고 살릴 수 있었던 참사를 다시 돌아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하고 다짐하는 광주·전남 추모대회를 준비했습니다.”그 말처럼 이날의 추모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첫 인사말에 나선 김형미 ‘오월 어머니집’ 관장은 무대에 올라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먼저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참사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갑작스럽고 믿기 어려운 비극 앞에서 어떤 말로도 상처를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여러분의 아픔과 고통, 처절한 슬픔과 몸부림, 그리고 분노를 5월의 어머니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 5월의 기억은, 그렇게 2024년의 슬픔과 맞닿아 있었다.
이어진 합창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래라기보다 세대를 건너는 애도의 언어였다. 광장은 다시 한 번, 울음 없는 추모로 가득 찼다. 영상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상영되자, 화면 속 목소리가 광장을 가로질렀다.
“그날의 진실은 착륙해야 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1년을 이렇게 정리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희는 정말 묻고 또 물었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러나 답은 참담했습니다.”
김유진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단호하게 외쳤다. “책임자 처벌 0건!! 정보공개 0건!! 사과 0건!! 179명의 생명이 희생된 이 참사에서 국가는 아직 단 한 명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고, 유가족에게는 단 한 장의 자료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일련의 고통은 과연 누구의 책임입니까.”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유진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경찰과 사고조사위원회를 향해 “유가족이 납득할 만한 실질적인 수사 결과는 단 한 차례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2월 4일 열린 공청회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발언권도, 질문도 허락되지 않았고 참석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됐습니다. 이것이 과연 179명의 희생 앞에 선 국가와 조사기구의 태도입니까.”
김유진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해당 공청회를 “소통도 검증도 아닌, 이미 정해진 결론을 1주기 이전에 마무리하려는 졸속 절차”라고 규정했다. 발언이 끝나자 광장에는 한동안 박수도, 함성도 없이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이후 추모사와 영상, 편지 낭독, 다른 참사 유가족들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각자의 상처는 달랐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참사는 우연이 아니며, 침묵은 또 다른 가해라는 것이었다.
![]()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광주·전남 추모대회 ©김영남기자 |
행사의 중심에는 안전서약이 있었다. 도지사와 시장, 광주·전남 국회의원, 시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서명판 앞에 섰다. 펜 끝에서 남겨진 이름들은 다짐이었다. 늦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었다.
오후 2시 53분, 분향과 헌화가 시작됐다.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는 손길마다 각자의 질문이 담겼다. 왜 돌아오지 못했는가. 무엇이 달라졌는가.
우리는 정말 안전해졌는가. 추모대회는 그렇게 끝났지만,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1주기는 끝이 아니라 책임을 향한 시작이었다. 그리고 광장에 남은 문장은 하나였다. 그날의 진실은, 반드시 착륙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