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에 보완수사권?...검찰개혁은 또다시 공염불이 되는가

조찬옥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1/13 [15:11]

공소청에 보완수사권?...검찰개혁은 또다시 공염불이 되는가

조찬옥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1/13 [15:11]

▲ 검찰 자료사진 (사진 = 신문고뉴스)    

 

중대범죄수사청에 이른바 ‘9대 범죄’ 수사권을 부여하겠다는 법안은 겉으로 보기에는 검찰개혁의 진전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는 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검찰개혁이 길을 잃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권력 분산이 아니라 권력 재배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수사사법권과 전문수사관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겠다는 발상은 스스로의 논리를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해당한다. 이는 개혁의 이름을 빌린 구조적 후퇴이며, 검찰개혁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결정적 퇴보다.

 

수사사법권과 전문수사관 제도의 핵심은 명확하다.

 

수사는 수사대로 독립시키고, 기소는 기소대로 분리하며, 통제는 사법적으로 맡기자는 것이다. 이 세 축이 분리되지 않으면 어떤 개혁도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순간, 이 원칙은 한순간에 붕괴되고 만다.

 

보완수사는 단순한 행정적 보충이 아니다.

 

그것은 수사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고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실질적 수사권이다. 추가 증거 요구, 참고인 재조사, 수사 범위 확장은 모두 수사의 본질에 해당한다. 공소청이 이를 행사한다면 전문수사관은 독립된 수사 주체가 아니라 공소청의 하청기구로 전락하게 된다.

 

이것이 과연 수사권 독립인가.

 

말로는 수사권 독립을 외치면서 제도로는 종속을 유지하는 전형적인 ‘개혁 시늉’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사사법권 제도와의 정면 충돌이다. 수사사법권은 강제수사를 통제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공소청이 ‘보완수사’라는 이름으로 재수사를 요구하고 수사 범위를 넓히는 순간, 사법적 통제는 형식으로 전락하게 된다. 수사사법권 위에 공소청이 군림하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치권과 일부 법조 엘리트들은 말할 것이다.

 

“보완수사권 없이는 제대로 된 기소가 어렵다”고. 그러나 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 증거가 부족하다면 불기소하면 된다. 그 책임을 공소청이 지면 될 일이다. 기소권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수사권을 붙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개혁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 독주의 본질은 직접 수사 여부에 있지 않다.

 

사건의 최종 생사여탈권을 누가 쥐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보완수사권은 바로 그 결정권을 공소청, 즉 검찰에 되돌려주는 장치다. 이름만 공소청일 뿐, 기능은 과거의 검찰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구조에서 미래는 너무도 분명하다.

 

수사는 경찰과 전문수사관이 하지만, 사건의 방향은 공소청이 정하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구조다. 권한은 남고 책임은 사라진다. 이것이 과연 개혁인가, 아니면 권력 보존인가.

 

검찰개혁은 타협의 문제가 아니다.

 

검찰 구조를 해체할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다. 수사사법권과 전문수사관 제도를 도입하고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남겨둔다면, 그것은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 복원 선언’이라 불러야 한다.

 

수사권 독립이 진심이라면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공소청은 수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또다시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검찰개혁은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강하다.”

 

그 말이 반복되는 순간, 이번 개혁은 역사 속 또 하나의 실패한 개혁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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