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노조, 고공농성 336일 만에 해제...로비농성으로 투쟁 전환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1/15 [16:34]

세종호텔 노조, 고공농성 336일 만에 해제...로비농성으로 투쟁 전환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6/01/15 [16:34]

 

[신문고뉴스] 김성호 기자 =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336일간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지상 투쟁으로 전환됐다.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은 14일 철탑에서 내려와 호텔 로비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고공농성 해제는 투쟁의 끝이 아니라 더 넓은 연대의 시작”이라며 복직 쟁취까지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노조원 20여 명이 호텔 로비에 자리를 펴고 누워 있다     ©사진, 공대위 제공

 

민주노총은 14일 성명에서 “살을 에는 강추위와 폭염 속 ‘하늘감옥’에서 버틴 336일은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절박한 외침의 시간이었다”며 “세종호텔 투쟁은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정리해고 남용과 민주노조 탄압에 맞선 사회적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규직 250명이 일하던 현장이 5년 만에 20여 명만 남은 비정상적 구조로 전락했고, 호텔은 흑자 전환과 최대 객실수익을 기록했음에도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공농성 해제 직후 노조와 공대위(세종호텔 해고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사측과 7차 교섭에 나섰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사측은 복직안 없이 위로금만 제시했고, 차기 교섭 장소로 세종호텔을 거부했다.

 

이에 해고자들과 연대자들은 호텔 로비를 점거해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요구사항은 ▲세종호텔 실소유주인 학교법인 대양학원 주명건 명예이사장의 직접 교섭 참여 ▲교섭 장소를 세종호텔로 확정하는 것이다.

 

▲ 호텔 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한 세종호텔 노조원들 (사진, 공대위 제공)     

 

노조는 “그동안 ‘고공을 해제하면 해결책을 찾자’고 했지만, 막상 내려오자 아무 안도 없었다”며 “사측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문제 삼아 전기 사용을 ‘절도’로 고발하는 파렴치한 태도까지 보였다”고 반발했다. 현재 로비농성에는 연대자 80여 명이 참여했고, 20여 명이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세종호텔 사태는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식음료 사업부를 폐지하며 15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중앙·지방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패소했지만, 해고자 12명이 노조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기획된 노조 배제’라고 주장해왔다. 이후 호텔은 흑자로 전환했고 매출도 증가했으나, 복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요구 수위를 ‘전원 복직’에서 ‘순차 복직’으로 낮추는 전향적 제안도 내놨지만 교착은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와 정치권에서는 교섭이 진전되지 않는 이유로 ‘의사결정 구조’를 지목한다. 호텔 대표이사에게 실권이 없고, 지분 100%를 보유한 대양학원과 주명건 명예이사장이 실질적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물밑 중재를 이어가며, 재단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후속 조치와 국정조사 가능성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사법과 제도가 노동자의 삶을 지켜주지 못했기에 고공에 올랐던 것”이라며 “개표상황표 강제와 처벌 같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이윤을 앞세운 정리해고와 노조 파괴를 멈추는 사회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진수 지부장도 “고공은 끝났지만 복직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명동 한복판에서 시작된 로비농성으로 세종호텔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재단의 결단 여부에 따라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노동계는 “해고자들이 정들었던 일터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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