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3,37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내놓은 ‘구매이용권’ 보상 방안을 두고 소비자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쿠팡의 대응이 책임 인정 없는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실질적 손해배상과 함께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쿠팡이 지난해 11월 30일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정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한 달 넘게 보여준 행태는 소비자들의 분노와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성명에서 소비자주권은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체 기준으로 피해 범위를 정하고, 지난 1월 15일부터 ‘구매이용권’을 제공한 점을 문제 삼았다. 조사 대상이 돼야 할 기업이 스스로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오만한 셀프 조사”라는 비판이다.
단체는 쿠팡의 ‘구매이용권’이 손해배상이 아닌 사실상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구매이용권의 법적 성격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채,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이라는 감성적 표현으로 포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 소비자는 배상의 주체가 아닌 ‘혜택을 받은 고객’으로 전환되며, 기업의 법적 책임은 흐려진다는 지적이다.
또 구매이용권의 사용처와 사용 기간이 쿠팡 플랫폼으로 제한된 점을 두고는 ‘플랫폼 락인(lock-in)’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 다시 쿠팡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는,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일 뿐 피해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를 “추가 이윤을 노린 2차 가해”라고 규정했다.
보상 규모 역시 논란의 핵심이다. 쿠팡이 제공한 1인당 5만 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은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주소,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민감한 생활 정보까지 유출된 상황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법원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인정해 온 1인당 10만 원 수준의 위자료조차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임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국내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반복돼 온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동소송이나 단체소송을 통해서도 실질적인 손해배상을 받기 어렵고, 결국 일부 피해자만 소액 배상을 받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국내 소송 대신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사법·제도 환경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쿠팡 사태는 집단소송제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에 대해 다수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소비자단체나 비영리법인이 원고가 돼 책임을 먼저 다툰 뒤, 피해자가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집단소송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집단소송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며 “정부와 국회가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과 기업의 형식적 보상 관행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조속히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 #개인정보유출 #구매이용권논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손해배상 #플랫폼락인 #집단소송제 #소비자권리 #개인정보보호 #기업책임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