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김승호 수도권취재본부장 (시인·언론인·교육학 박사) = 최근 글로벌 AI 서비스의 지역별 요금 차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월 399루피 수준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되어 있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같은 기술, 같은 플랫폼인데 왜 우리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단순히 ‘비싸다, 싸다’의 감정적 논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시장은 늘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특히 OpenAI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각 국가의 구매력, 경쟁 환경, 브랜드 가치 인식 등을 종합해 가격을 책정한다. 한국이 이른바 ‘프리미엄 시장’으로 분류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AI는 더 이상 사치재가 아니다. 문학을 하는 나 역시 창작과 연구, 소통의 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습 보조 도구로, 기업은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미 AI는 전기와 인터넷처럼 사회 기반 인프라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가격 장벽으로 제한된다면, 그것은 곧 기회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가격 그 자체보다 ‘선택지의 유무’다. 대체재가 없다면 소비자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균형은 경쟁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기술 기반의 이른바 ‘국대 AI’는 단순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협상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이 되어야 한다.
물론 기술 자립은 쉬운 길이 아니다. 막대한 투자와 인재 양성,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면 가격, 정책, 데이터의 방향은 언제나 외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문화 주권과 기술 주권은 분리될 수 없다. 언어를 지키는 일이 곧 생각을 지키는 일이라면, 기술을 갖는 일은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나는 시를 쓰는 사람이다. 그러나 오늘날 시인도 기술 환경 속에서 숨 쉬며 창작한다. AI는 인간의 감성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 도구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 속에서 제공될때, 우리는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분노가 아니라 냉정한 전략이다. 가격 논란은 일시적 이슈로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주권을 향한 준비는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을지도 모른다. AI 시대, 우리는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주체로 설 것인가. 그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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