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칼럼] '확신'에 갇힌 실패한 권력자와 '오류'에 빠진 법원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6/02/20 [23:33]

[편집위원장 칼럼] '확신'에 갇힌 실패한 권력자와 '오류'에 빠진 법원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6/02/20 [23:33]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피고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입장문을 내놨다. 재판 당일 침묵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재판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들 두 사람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박하기 그지 없다. 한마디로 '독선'과 '오류'라는 평가다.

 

그리고 전날 1심을 선고한 지귀연 재판부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한 재판부의 사법 판단을 넘어 '조희대 사법부'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장면이 됐다. 이에 정치권과 언론, 온라인 공간까지 이 재판과 관련한 여론은 들끓고 있다.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책임 대신 논리를 비틀고, 원칙을 말해야 할 이들이 원칙을 방패로 쓰며, 법리를 세워야 할 법원이 스스로 논란의 여지를 남긴 총체적 난맥상이다.

 

윤석열, 장동혁, 그리고 지귀연 재판부. 이 세 축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만, 각자의 논리적 허점을 드러내며 스스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 윤석열 장동혁 지귀연     

 

1. 윤석열의 자기모순, “구국”이라면서 사과?

 

윤석열은 입장문에서 비상계엄을 “구국의 결단”이라며 “진정성과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사과한다고 했다. 이는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행위가 정당하다면 사과할 이유가 없다. 사과한다면 행위의 정당성부터 철회해야 한다.

 

그의 메시지는 사실상 “내 판단은 옳았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유감이다.”로 요약된다. 이건 사과가 아니라 자기합리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도’ 중심 사고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 질서를 일시 정지시키는 조치가 있었다면, 그것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민주주의에서 권력자의 선의는 면책 사유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깨려는 행위를 한 당사자가 민주주의를 말했다면 이 또한 자기모순이다.

 

또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뭉치고 일어서야 한다”는 문장은 판결을 존중하는 피고인의 언어가 아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투쟁의 언어다. 법적 책임을 정치적 투쟁의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순간, 그는 재판의 피고인이 아니라 운동권 지도자의 위치로 스스로를 옮긴다. 그것은 '평생 법조인'을 자부했던 자의 법정 언어를 거부하는 태도다.

 

2. 장동혁의 원칙 남용  “무죄 추정”의 오용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은 기자회견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맥락이 문제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피고인의 형이 확정되기 전 국가가 피고인을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는 절차적 원칙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상황에서, 그가 소속했던 정당 대표가 해야 할 말이 오직 그 한 문장뿐이라면 그것은 원칙의 남용이다.

 

더구나 판사 출신 정치인이 법원 판단을 사실상 정치적 판단처럼 취급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면, 그것은 사법 신뢰를 스스로 흔드는 행위다. 원칙을 말하면서 사법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 태도는 논리적으로 양립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의 메시지는 결국 “판결은 나왔지만,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로 들린다. 이는 거의 모든 범죄자들이 주장하는 말이다. 그런데 원내 제1야당의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주장하는 법치주의는 어디에 서 있는가.

 

3. 지귀연 재판부의 빈틈, '무기징역'이 판결문의 오류를 덮을 수 없다.

 

전날 판결을 내린 지귀연 재판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가 내란 우두머리에게 내린 '무기징역'이란 형량은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이는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 최저형이 '무기징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기징역'이란 형량의 무게가 곧 판결의 설득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일단 그의 판결에 대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내란 구성요건의 해석 범위 ▲공모 관계의 구체성 ▲위헌성 판단의 논증 구조 ▲양형 기준의 비교 분석 부족 등을 지적한다.

 

특히 “내란”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실행 단계와 위험성의 실질적 발생을 얼마나 치밀하게 입증했는지에 대해 비판이 강하다.

 

다양한 표현을 동원 내란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여론은 이런 다양한 표현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법리의 빈틈을 메워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법부가 판결의 권위를 지키려면 무엇보다 논증이 촘촘해야 한다. 논증과 설득이 부족하면, 그 빈틈은 곧 “정치 재판”이라는 공격의 빌미가 된다.

 

이에 세 사람의 공통된 오류는 '자기 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윤석열은 자신의 결단을, 장동혁은 자신의 원칙을, 재판부는 자신의 판단을 확신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확신이 충분히 설명되고 검증되었는가이다. 윤석열은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장동혁은 원칙의 적용 맥락을 설득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법리의 완결성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했다. 결국 세 주체 모두 ‘자기 확신'에 빠져 '오류'임을 느끼지 못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들이 '오류'임을 모르고 '자기 확신' 논리만을 붙들고 버틴다면, 남는 것은 진영 결집과 극한대립뿐이다. 민주주의는 확신이 아니라 책임 위에 선다. 그리고 그 책임은, 권력자·정당·법원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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