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4년
총을 쏜 자와 이익을 챙긴 자는 달랐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2/23 [12:05]

끝나지 않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4년
총을 쏜 자와 이익을 챙긴 자는 달랐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2/23 [12:05]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아직도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이 전쟁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의 방어전도, 러시아의 침공 문제도 아니다. 지금 이 전쟁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본이 되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나토(NATO)가 있다. 겉으로 나토는 집단 안보 기구다. 그러나 현실에서 나토는 미국 전략의 확장된 팔로 기능해 왔다. 소련 붕괴 이후 존립 이유를 상실한 듯 보였던 나토는 역설적으로 러시아를 새로운 적으로 규정하며 더 동쪽으로, 더 깊숙이 확장되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의 안보 우려는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았고, 갈등도 관리되지 않았으며, 긴장은 방치되어 결국 전쟁은 예고된 결과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가 방어 기구가 아니라 갈등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장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흘리며 러시아를 자극했고, 전쟁이 터지자 직접 참전은 피한 채 무기와 정보, 자금만을 공급하고 있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땅에서 벌어졌지만 지휘와 전략의 중심은 워싱턴에 있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미국은 에너지, 금융 말고 무엇을 얻었는가?

전쟁이 만들어준 보이지 않는 패권 

 

미국은 이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병사 한 명 희생하지 않고 러시아를 장기 소모전에 묶었고, 유럽을 다시 안보와 에너지에서 미국 중심으로 재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에너지를 밀어내고 미국산 LNG를 유럽에 안착시켰으며, 무기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전쟁은 미국의 위기가 아니라 패권을 재확인하는 최대 사업이 되었다. 미국은 이 전쟁을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미국이 전쟁을 에너지 장사로 전환시킨 교과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전쟁 이전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했었다. 값싸고 안정적이었으며 산업 경쟁력의 토대였다. 그러나 전쟁과 함께 미국은 제재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에너지를 퇴출시켰고, 그 빈자리를 미국산 에너지로 채우게 되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유럽은 이전보다 훨씬 비싼 에너지를 사들이며 미국의 고객이 되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고,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는 ‘자유의 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팔렸지만 실상은 전쟁 프리미엄이 붙은 독점 상품이 되었다.

 

유럽 산업은 고비용 구조에 갇혔고, 독일을 비롯한 제조 강국들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것이 과연 동맹인가, 아니면 관리되는 종속인가. 앞으로 전망은 더 냉혹하다. 이 구조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로 돌아가는 것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안정한 평화는 미국 에너지 패권을 유지하는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위기를 느낄수록 미국 LNG의 협상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미국 패권 운영의 실험장이다. 

 

에너지, 무기, 금융을 결합해 전쟁을 관리하고 동맹을 묶고 경쟁국을 소모시키는 방식의 구조가 유지되는 한 다음 무대는 중국이며, 그 파급은 아시아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안보는 나토로, 에너지는 미국으로. 유럽은 스스로 선택권을 포기한 대가로 에너지 주권을 상실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미국, 전쟁으로 회수한 세계 통제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미국의 이익을 말할 때 흔히 에너지와 금융을 거론한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에 불과하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얻는 가장 큰 전리품은 돈보다 통제력이다. 이 전쟁은 여전히 세계 질서를 설계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국가임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미국은 이 전쟁을 통해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다시 움켜쥐었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어떤 제재가 정당하며 어디까지가 허용선인지를 미국이 정했다. 국제법과 규범은 원칙이 아니라 선택지가 되었고, 선택권은 미국의 손에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규칙을 만드는 국가임을 각인시킨 전쟁이었다. 동맹 통제력 역시 질적으로 강화되었다. 유럽은 전쟁 이후 안보·외교·정보에서 미국을 떠날 수 없는 구조로 재편되었다.

 

전략적 자율성은 사라졌고, 나토를 통한 미국 중심 질서가 제도화되었다. 이는 일시적 협력이 아니라 구조적 종속이다. 동맹이 자발적으로 미국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환경이 완성되었다. 미국은 전쟁의 방식과 제도도 바꿨다.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 대리전과 제재, 정보전과 무기 공급을 결합해 경쟁국을 소모시키는 모델을 완성했다. 피는 남이 흘리고 결정은 미국이 내리는 전쟁. 이는 이후 국제 분쟁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제도화했다. 경쟁국 분리에도 성공했다. 러시아는 서방 질서에서 완전히 배제되었고, 유럽은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단절되었다. 중국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질서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된다. 미국은 경쟁국들이 하나의 반미 전선으로 결집하는 것을 차단하고 각개 관리 전략을 현실화했다. 국내적으로도 전쟁은 미국에 이익이었다. 분열된 정치 지형은 외부 위협 앞에 봉합되었고, 군산복합체는 다시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복귀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성장 문제가 아니라 미국 패권을 떠받치는 정치·경제 구조의 재활성화다.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최대의 이익은 에너지도, 달러도 아니다. 세계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힘, 바로 질서의 통제권이다.

 

전쟁은 끝나도 이 통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한 시대의 비극이었지만 동시에 미국 패권이 여전히 작동함을 증명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나토의 역할

나토의 역할과 존립 이유의 부활 

 

나토는 러·우 전쟁을 통해 사라질 뻔했던 존재 이유를 되찾았다. 냉전 종식 이후 나토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질문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이 전쟁을 통해 나토는 더 이상 단순한 집단 방위 동맹이 아니라 위기를 관리하고 긴장을 유지하는 정치·군사적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냉전 이후 존립 이유를 상실했던 나토는 러시아라는 명확한 적을 되찾았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과 동유럽 확장을 정당화했다.

 

조직의 확대와 군사적 재무장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은 나토 확장의 상징적 성과이며, 회원국들은 국방비를 대폭 증액했고 군수 산업과 군사 인프라는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젤렌스키  

 

나토는 더 크고 더 단단해졌다.

 

또한 유럽 안보 질서의 재편이었다. 이 전쟁에서 나토는 총을 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의 방향, 속도, 지속 여부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토는 참전은 하지 않았지만 전쟁의 한 축이 되었다. 무기, 정보, 훈련, 군수는 제공했지만 병력 투입은 철저히 배제했다.

 

이는 평화를 위한 절제라기보다 위험은 외주화하고 통제권은 유지하는 전쟁 관리 전략이었다.전쟁의 비용은 우크라이나가 치르고 전략적 효과는 나토가 챙기게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독자적 안보 논의를 사실상 중단하고 다시 나토 중심 구조로 회귀했다.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구호는 사라졌고, 유럽 안보는 나토를 통해 관리되는 체제로 굳어졌다.그러나 이 실익은 대가 없는 성과가 아니다. 나토는 방어 동맹이라는 정체성을 희석시켰고, 갈등을 억제하는 기구가 아니라 갈등을 전제로 존속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나토의 영향력은 커지지만 동시에 유럽 대륙의 불안정도 구조화된다.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토는 패배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제도적·정치적 이익을 얻었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나토의 안정은 전쟁의 종결이 아니라 위기의 지속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를 살렸지만 유럽의 평화를 살린 것은 아니다. 이는 유럽의 자율적 안보가 아니라 미국 영향력의 제도화라는 점에서 본질은 분명하다.

 

나토는 방어 동맹이 아니라 미국 패권을 떠받치는 구조물이 되었다. 그러나 나토는 방어 동맹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갈등을 억제하는 기구가 아니라 갈등을 전제로 존속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날수록 나토의 역할은 약해지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나토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이는 나토가 평화보다 긴장을 필요로 하는 구조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결국 러·우 전쟁에서 나토는 패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실익을 챙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유럽 대륙은 더 불안정해졌고 우크라이나는 소모되었다. 러·우 전쟁에서 나토는 싸우지 않았지만 전쟁을 통해 살아난 것이다. 방패를 들지 않았지만 전쟁의 질서를 설계한 조직이 바로 나토였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모스크바 #크램린궁  

 

중국 - 때를 기다리는 도전자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신중한 플레이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은 결코 앞에 나서지 않았다. 이는 전략적 후퇴가 아니라 장기전을 염두에 둔 인내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버리지도, 전면적으로 안지도 않았다.

 

이는 중국이 아직 미국과 정면 충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의 결과다.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직접 치르지 않고도 상대를 소모시키는 방식을 학습했고, 제재와 금융·에너지 통제가 전쟁만큼 강력한 무기임을 확인했다고 본다.

 

그래서 중국은 서두르지 않는다. 미국 중심 질서가 내부에서 마모되기를 기다리며 비서방 세계의 불만과 균열을 흡수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도 상대를 소모시킬 수 있다는 점과 에너지·금융·기술 제재가 전쟁 못지않은 무기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향후 전략에서 중국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식 질서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비서방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존재

고립 국가에서 전략의 변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들의 충돌이었지만 그 틈에서 가장 영리하게 움직인 국가는 북한이었다. 이것이 북한이 얻은 가장 큰 실익이었다. 이 전쟁으로 북한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났다.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 속에서 군수와 인력을 필요로 하면서 북한은 다시 전략적 파트너가 되었다. 대북 제재 체제는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비되면서 제재는 선언에 가까워졌다. 또한 현대전의 실전 데이터를 축적시키고 자국 무기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었다.

 

외부 압박이 분산된 동안 체제 안정은 강화됐고 핵과 미사일 개발은 지속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 번영을 주지는 않았지만 체제를 연장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을 부강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다시 고립시키지도 않았다.

 

이 전쟁이 북한에게 준 것은 돈이 아니라 무시당하지 않는 위치였다. 국제질서가 흔들릴수록 가장 집요한 국가는 늘 같은 방식으로 살아남는다. 북한은 이번에도 그 공식을 증명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전쟁   

 

앞으로 세계는 미국의 일극 체제

 

앞으로 세계는 다극 체제로 가기보다는 미국이 중심을 유지하되 곳곳에서 도전이 분출하는 불균형 질서로 갈 가능성이 크다. 나토는 계속 확장될 것이고, 미국은 동맹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며 중국은 충돌을 피한 채 세력을 확장하고 북한 같은 주변 국가는 그 틈에서 생존 전략을 극대화할 것이다.

 

근대 세계 전쟁사를 들여다보면 불편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은 전쟁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개입의 방식만 달라졌을 뿐 미국은 언제나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냉전 이후 미국은 더 정교해졌다. 직접 싸우는 대신 전쟁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화돼 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미국은 전쟁에 참전하지 않고 무기 공급과 정보 제공, 제재 설계로 전쟁의 구조를 규정했다.

 

중동에서도, 대만 해협과 한반도에서도 미국은 전쟁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항상 개입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개입이 아니라 결과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라는 언어는 시대마다 달라졌지만 전쟁 이후 남는 질서는 언제나 미국의 영향력 강화였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패턴이었다. 근대 이후 세계 전쟁에서 미국이 관여하지 않은 전쟁은 사실상 없었다. 미국은 전쟁을 피한 적이 없었다. 다만 전쟁을 선택해 왔을 뿐이다. 직접 싸울지, 대신 싸우게 할지를. 근대 세계 전쟁은 단순한 국가 간 충돌이 아니었다. 그 대부분은 미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확대되거나 관리되어 왔다.

 

결론 : 러시아·우크라이나, 멈출 수 없는 전쟁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전쟁

 

4년이 넘도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교착이 아니라 의도된 소모전이다. 휴전이 어려운 게 아니라 지금은 어느 쪽도 멈출 이유가 없다고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전쟁은 멈추고 싶어도 영토 몇 킬로미터 확보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 푸틴에게 후퇴는 단순한 군사적 손실이 아니라 체제의 균열을 뜻한다. 크림반도 점령지를 내주는 순간 그는 패배한 지도자가 된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패배는 곧 권력의 약화를 뜻하며 물러설 선택지가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젤렌스키에게 휴전은 영토 포기를 의미할 수밖에 없다. 피로 지킨 국토를 협상 테이블에서 넘겨준다는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전쟁은 생존의 문제이고 타협은 배신으로 읽힐 위험성을 안고 있다. 휴전은 평화가 아니라 재장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4~2015년 민스크 협정은 종이 위의 약속에 불과했다고 본 것이다.

 

서로는 이미 민스크 협정을 학습 사례로 보고 있다. 휴전은 상대에게 시간을 주는 일이라는 냉혹한 교훈 그 자체로 본다는 점이다. 총을 내려놓는 순간 상대는 더 큰 대포를 준비할 것이라는 불신이 전장을 붙들고 있다.

 

이 전쟁은 국제질서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무력에 의한 국경 변경을 용인하는 선례를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역시 여기서 밀리면 세력은 회복되겠지만 구상은 붕괴된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니다. 누가 규칙을 정하느냐의 전쟁이다. 그래서 타협은 단순한 합의가 아니라 패권의 신호가 된다. 이제는 외부 중재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트럼프가 휴전을 촉구한다 한들 이 전쟁은 거래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다.

 

동맹, 의회, 제재, 군사 지원, 나토 체제까지 얽힌 구조 속에서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는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전쟁은 선언으로 멈추지 않고 상호 간 이해관계가 꺾여야 멈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아직 냉혹한 현실 계산을 하고 있다. 양쪽 모두 아직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적 자원 동원을,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과 제재의 누적 효과를 보고 있다.

 

어느 쪽도 결정적 패배가 보이지 않는 한 전쟁은 멈출 생각이 없고, 피로가 쌓이지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이 전쟁은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양보는 패배이고 휴전은 재무장이며 타협은 체제의 상처가 되는 한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총성이 커서가 아니라 아직 누구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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