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옥 칼럼] 전한길, 광장의 비판은 자유다. 선동은 책임져야 한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2/27 [13:49]

[조찬옥 칼럼] 전한길, 광장의 비판은 자유다. 선동은 책임져야 한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2/27 [13:49]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최근 광장에서 벌어지는 전한길의 행보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 사회적 혼란을 자극하는 위험한 선동에 가깝다.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내세우지만, 그 내용과 방식은 공동체의 균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광장은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그러나 광장이 특정 구호만 난무하는 집단적 흥분의 공간으로 변질될 때, 그것은 토론의 장이 아니라 선동의 무대가 된다.

 

반복되는 자극적 언사, 반대 세력에 대한 노골적 적대 표현, 음모론적 서사에 기대는 발언은 시민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군중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 유튜브 전한길 뉴스 갈무리     

 

권력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

권력에 대한 감시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반대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제도 전체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며 감정의 폭발을 조직하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잠식하는 것이다.

 

특히 공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거리와 온라인을 결합해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경우 그 파급력은 막대하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과장된 서사가 반복되면 사회는 사실보다 분노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그 결과는 분열과 극단화다.

 

지금 한국 사회가 겪는 문제는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다. 합리적 토론이 설 자리를 잃고 적대적 진영 대결이 일상화되는 구조적 위기다. 이런 흐름을 부추기는 언어는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는 있어도 공동체에 상처만 남기게 된다.

 

민주주의는 함성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증오와 과장이 아닌 책임 있는 언어와 사실에 기반한 논쟁으로 지켜진다.

 

 

전한길이 ‘윤 어게인’ 구호를 앞세워 특정 판결(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강하게 비판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거친 표현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법의 판단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사법부를 적으로 공격하고 입에 담기 힘든 언어로 공직자를 협박하는 것은 표현의 영역을 넘어 공론장을 훼손하는 행위가 된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자유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의 감시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판의 내용이 아니라 방식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인격을 짓밟을 권리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거짓으로 행사장을 대관받은 장소가 불허되자 지자체장을 향해 인신공격을 퍼붓고 이념적 낙인(보수냐 진보냐)을 찍어 몰아붙이는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대관 불허 결정이 부당하다고 본다면 행정 절차와 법적 구제로 다투면 되는 것이다. 이를 곧바로 특정 지자체장에 대한 모욕이나 이념 공세로 연결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정치적 동원에 가까운 행동이다.

 

특히 3·1절 행사를 둘러싸고 일부 연예인들에게 행사 성격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채 출연을 요청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진다면 사안은 더욱 난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예술인을 정치적 상징물로 소비하는 형태는 문화에 대한 존중이 아니다.

 

3·1절은 특정 진영의 정치 집회가 아니라 온 국민이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의 역사적 기념일이다. 이런 역사적 기념일을 정치적 구호로 온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행사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구호는 단순할수록 힘을 가진다.

그러나 이 단순한 구호가 복잡한 현실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애국은 고함과 모욕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법치를 부정하고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며 갈등을 수익화하는 행위는 국가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 정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말하고 싶다면 비판을 법리로 맞서고 정책을 반박하되 사실로 논쟁해야 한다.

 

그 대신 상대를 조롱하고 적으로 규정하며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으로 몰아붙인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언어가 아니라 대중을 선동하는 행위다.

 

특히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자극적인 발언이 조회수와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 속에서 갈등을 키우는 말이 반복될수록 사회적 파장은 더 커지게 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갈등을 극대화하고 자극적인 언행을 반복적으로 하며 지지층을 결집시켜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 분노를 상품화하고 적대감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정치적 장사는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행위다.

 

자극적인 발언이 확산을 부르고, 확산이 수익을 낳는 메커니즘 속에서 발언의 수위가 점점 높아질 유인이 존재한다. 공적 영향력을 가졌던 강사가 이런 구도에 기대어 갈등을 증폭시킨다면 이는 사회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적 신념은 자유다. 그러나 거친 언어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플랫폼 수익 구조에 기대어 갈등을 증폭시키는 형태가 반복된다면 이는 건강한 비판이 아니라 공적 공간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분노는 빠르게 퍼지고, 과격한 언사는 더 큰 과격함을 부른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사회적 파장과 상호 불신이다.

 

권력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비판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는 비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책임 있는 언어를 요구한다.

 

구호만 외치는 선동, 상대를 비난하는 정치, 분열을 먹고 자라는 정치. 결국 스스로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광장은 분노의 배출구가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 토론장이 되어야 한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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