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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8일 오전 10시경 이란의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지도부 청사 내에서 회의를 열 예정이던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비롯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등을 제거했다.
이에 이란도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미군기지가 있는 걸프 지역(바레인, 카타르, 이라크 등)의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에 나서고 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 역시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며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퇴로가 없는 이란은 전쟁이 발생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중동 원유 수송의 동맥을 틀어막아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전략을 강행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병목이다. 이란이 이에 대한 군사적 통제 또는 부분 봉쇄를 시도할 경우 국제 유가는 급등하고, 글로벌 물류가 영향을 받아 세계 경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중동 질서와 미국 패권 전략의 충돌이라는 더 큰 구조 속에서 봐야 한다.
미국의 대(對)이란 정책은 단기적인 보복이 아니라 40년 넘게 축적된 충돌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이 이란을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제기된 핵 확산 문제다.
2015년 JCPOA(이란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완화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가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은 크게 올라갔고, 이에 미국은 ‘최대 압박 전략’을 선언하게 되었다.
여기에 트럼프는 외교·군사적 긴장을 국내 정치 동력으로 활용해 왔다.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던 카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이란은 단순한 지역 국가가 아니라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체제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무장세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존재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란이 핵을 가지기 전에 억제 전략을 택해 왔다.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히 이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 안보 구조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단순한 보복의 문제가 아니다. 중동 질서, 미국의 패권 전략, 이란 체제의 생존 본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적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중동은 다시 억제와 보복의 악순환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으며,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이후 긴장은 단순한 국지 충돌을 넘어 체제의 운명을 건 대결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는 한 국가의 지도자 문제가 아니라 중동 질서와 핵 확산 체제, 그리고 미국의 전략적 계산이 한꺼번에 충돌한 결과다.
트럼프가 이란과 충돌하는 근본 이유는 핵 문제 그 자체라기보다 중동에서의 패권 질서 재정립이다. 이란은 이를 체제 생존의 위협으로 보고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그만큼 미국이 감당해야 할 전략적 비용도 막대해질 수밖에 없다.
- 이란이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이유 -
이란은 단순한 반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체제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1953년 미국과 영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사데그 정권을 전복시켰다. 이후 친미 왕정이 들어섰고 결국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폭발했다. 40년 넘는 체제 고립과 군사적 위협 속에서도 이란 체제는 버텨 왔다.
이 역사적 기억은 이란 사회에서 “미국과의 타협은 곧 굴복”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이란 지도부는 후퇴가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고, 그래서 결사항전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그래서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미국은 이를 중동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 온 것 역시 미국 입장에서는 불편한 요소다.
미국은 이것이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대안 국제질서의 축 형성으로 보고 있다. 패권국은 경쟁 블록이 형성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의 압박은 단지 이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확장되는 반미 네트워크에 대한 신호이기도 하다.
미국에게 중동은 단순한 지역 분쟁의 무대가 아니다. 이곳은 미국이 패권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전략적 공간이다.
- 이란의 비대칭 전략 -
이번 전쟁에서 이란은 미국과 가까운 걸프 지역 산유국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는 감정이 아니라 전략적 계산이다.
핵심은 미국을 직접 공격하기보다 미국의 이해관계가 있는 걸프 지역을 선택하는 비대칭 전쟁 방식이다.
중동 산유국의 정유시설이나 수송로가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즉각 반응한다. 이란은 전쟁을 확대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비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미군 기지를 직접 타격하면 전면전의 명분을 주게 된다. 대신 미국과 밀착한 걸프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 미국의 이해관계를 타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된다.
이란은 힘의 격차를 알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정면 충돌은 전면전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대신 비대칭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 이해관계가 있는 산유국의 정유시설이 위협받는 순간 유가는 치솟고 금융시장은 출렁이게 된다. 중동의 한 기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신호만 보내도 시장은 먼저 반응하게 된다.
이란은 포탄보다 가격표가 더 큰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직접 미국을 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신뢰를 시험하게 되고, 동맹이 불안해지면 미국의 리더십도 흔들리게 된다. 이란이 겨냥하는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동맹의 균열이다.
경제를 인질로 삼는 전략이다. 결국 이란의 미사일이 사우디의 정유시설을 향하지만 그 정치적 표적은 백악관이다.
- 결국 이란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
멀지 않아 이 전쟁은 종결될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기대는 중동을 모르는 낙관일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정책이 아니라 체제의 정통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의 정체성은 반미 독립 위에 세워졌다. 공개적 굴복은 곧 혁명의 부정이며 권력 기반의 분열을 의미한다.
오랜 제재와 고립 속에서도 이란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정면 충돌은 피하되 버티고 틀을 만들며 시간을 번다.
필요할 때는 합의를 하지만 그 합의는 패배 선언의 형식이 아니다. 과거 JCPOA(핵합의) 역시 굴복이 아니라 조건부 동결이라는 포장 속에서 체면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트럼프 역시 단순하게 끝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전면전은 막대한 비용이다.
트럼프의 압박 전략은 거칠지만 체제 전복까지 감수할 의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기억도 여전히 생생하다.
미국의 목표는 단순하다. 핵을 막고, 동맹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다. 즉 굴복한 이란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이란이다.
결국 현실은 이것이다. 이란은 공개적으로 무릎을 꿇지 않고, 미국도 완전한 굴복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남는 것은 긴장 속의 타협, 불안한 균형, 그리고 반복되는 위기 관리다. 전쟁은 거칠지만 국제정치는 냉정하다.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상처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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