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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한동훈 전 대표가 정치적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그런데 한동훈의 최근 정치 행보를 보면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다. 정치적 행보는 하고 있지만 정치의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언은 많고 행보는 계속되지만 정작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정치적 비전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는 본래 냉정한 계산과 전략의 영역이다. 정치인은 감정이 아니라 이익과 현실, 그리고 권력 구조를 읽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동훈의 최근 행보를 보면 전략보다는 감정의 흔적이 강하게 드러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속에서 강한 언어와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에서 제명된 뒤에도 그는 여전히 정치 무대 주변을 맴돌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보수를 살리겠다고 말하고 정치 혁신을 이야기하며 때로는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모든 말은 공중에 떠 있는 구호로 들릴 뿐이다.
어떤 노선을 재건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세력을 만들 것인지,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적 방향은 흐릿한데 감정적 충돌의 장면만 선명하게 남기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정치적 신념의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계산과 이미지 관리의 정치처럼 보일 수 있다. 강한 메시지로 존재감을 유지하지만 정작 책임 있는 선택은 미루고 있는 정치 행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결국 제명당한 국민의힘에 재입당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는 점이다. 제명된 정당을 향해 다시 입당하겠다는 정치가 과연 보수 혁신인가.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정치적 퇴로를 확보해 두는 계산된 움직임일 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치는 결국 결단의 예술이다. 어느 길을 갈 것인지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한동훈의 정치에서는 그런 결단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과 완전히 결별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보수 세력을 만들 것인지 어느 하나도 분명히 선택하지 않고 있다.
그는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말한다. 정치 혁신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정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 행동을 보면 그 말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정치적 선택은 보이지 않는다. 기존 정치와 다르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국민의힘 재입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개인의 감정의 연장선이 아니다. 보수 정치의 재건을 말하는 정치인이라면 분명한 노선과 조직, 전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동훈이 보여준 것은 정치적 청사진보다는 정치적 반응에 가까웠다.
이런 모습은 정치적 신념의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계산과 이미지 관리의 정치처럼 보일 수 있다. 강한 메시지로 존재감을 유지하지만 정작 책임 있는 선택은 미루는 정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정치의 대상이다. 지금 한동훈의 정치 메시지는 국민 전체를 향하기보다 자신의 지지층만을 결집시키는 정치에 가까워 보인다는 평가다.
정치인이 자신의 지지층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치가 지지자 정치로만 흐르면 결국 사회를 설득하는 정치가 아니라 진영을 자극하는 정치가 되는 것이다.
정치는 팬클럽 정치가 아니다.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는 결국 정치인을 더 강하게 보이게 할 수 있어도 국가를 움직이는 정치가 되기는 어렵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과 분명한 방향이다.
한동훈의 정치에 대해 제기되는 또 하나의 비판은 분명하다.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편을 공격하는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정치는 원래 경쟁의 영역이다. 그러나 경쟁에도 품격과 방향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미래의 비전과 정책이지 상대를 겨냥한 비판과 공격의 언어가 아니다. 그러나 한동훈의 정치적 메시지를 보면 정책과 비전보다는 정치적 상대를 겨냥한 비판과 공격의 언어가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윤석열을 둘러싼 정치적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상황에서 “윤석열이 집권했어도 주가 6,000%도 가능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많은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정치는 주장할 수 있지만 경제는 주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정치인의 희망이나 충성의 언어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 실적, 산업 경쟁력, 금융 정책, 글로벌 자금 흐름 같은 냉정한 조건 위에서만 움직인다.
그런데 정치와 경제를 크게 망쳤다는 평가를 받는 정권을 두고 주가 6,000%도 가능했다는 식의 주장을 한다면 그것은 경제 분석이라기보다 정치적 방어 논리로밖에 들릴 수 없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혼란과 국정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의 구조적 문제나 정책 실패를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 낙관적 숫자를 앞세우는 것은 현실 정치라기보다 진영 정치의 언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한동훈이 보여주는 정치력은 전략 정치가 아니라 행보 정치에 가깝다. 움직임은 있지만 방향이 없고, 메시지는 있지만 설계도가 없으며, 정치적 존재감은 유지하려 하지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무엇을 바꾸겠다는 정치적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보수를 살리겠다는 정치인은 많았다. 그러나 보수를 실제로 바꿀 정치인은 드물다. 말이 아니라 노선과 결단으로 정치의 길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동훈의 정치 역시 결국 또 하나의 개인 정치 실험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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