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 의총과 윤석열 ‘구치소 정치’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3/10 [14:10]

[칼럼] 국민의힘 의총과 윤석열 ‘구치소 정치’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3/10 [14:10]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9일 의원총회가 끝난 후 결의문을 밝히고 있다.   © 신문고뉴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방향을 재정비하기 위해 3시간에 걸친 의원총회를 국회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의원총회 과정에서 분출된 여러 요구가 결의문에 담기지 않으면서 당내 갈등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윤석열과의 절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 입장을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밝히고 당내 구성원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며 대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지만 3시간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나온 결의문은 여전히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및 ‘절윤’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동혁과 가까운 지도부 인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의원총회가 끝난 뒤 결의문을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가 낭독하는 장면은 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결의문은 당을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내부 갈등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총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불안한 기류가 감돌았다고 한다. 일부 의원들이 운동복 차림으로 참석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그러나 의총의 결론은 민심과 거리가 있었고, 국민이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당 내부의 눈치만 보는 어정쩡한 정치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정치적 결단은 없고 형식적인 선언만 남은 의총이었다는 평가다. 그 장면은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의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의총에서는 위헌성, 위법성, 정치적 책임 문제 등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헌정질서의 문제를 외면한 채 정치적 계산만 남았다는 것이다.

 

정당이 역사적 위기에 서 있다면 지도부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결의문의 핵심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의 정계 복귀를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의 정계 복귀 반대를 선언하면서도 윤석열 정치와의 단절, 이른바 ‘절윤’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미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에게 정계 복귀 반대를 결의하는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기보다 정치적 코미디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 대신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을 외치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결의문이 오히려 당내 갈등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방에서 민심을 듣고 올라온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강한 변화 요구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반면 당권을 쥐고 있는 세력은 윤석열의 무죄추정 원칙과 당의 결속을 강조하며 윤석열과의 단절에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필요한 것은 분명한 방향 설정이다. 그러나 이번 결의문은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양쪽을 모두 의식한 정치적 문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국민의힘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결의문이 국민의 지지를 어디까지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국민은 지금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치적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헌정질서를 흔든 사건 이후 보수정당이 어떤 반성과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의총 이후 지도부의 모습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당을 이끄는 장동혁은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도부는 위기일수록 말해야 한다. 당의 방향을 설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내란수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이 판결 다음 날 자신의 변호인이었던 윤갑근에게 전한 말이 정치권을 다시 흔들고 있다. 윤석열이 윤갑근에게 충북지사 출마를 권유했다는 것이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치소에 수감된 인물이 여전히 정치판을 움직이려 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헌정질서를 흔든 사태에 대해 최소한의 성찰과 책임을 말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반성이 아니라 정치적 전투 독려였다. 이는 한국 정치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 법적 심판을 받는 순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놓지 않으려는 집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메시지가 던지는 상징성이다.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석열 정치와 단절하자는 ‘절윤’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 밖이 아니라 구치소 안에서조차 정치적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면 당이 과연 과거 권력과 선을 긋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정치는 책임의 영역이다. 특히 헌정질서를 뒤흔든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무기징역 선고 다음 날 정치인을 향해 “싸워라”고 독려하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이렇게 보일 것이다.

 

“나는 아직도 정치에 손을 떼지 않았으니 싸워라.”

 

정치적 영향력은 법정 판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향력은 스스로 내려놓을 때 비로소 끝난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모습은 정반대다. 구치소 안에서도 정치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은 결국 한국 정치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보수 정치가 과거 권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의지가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혼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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