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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그동안 민주당이 추진해왔던 검찰 개혁안인 중수청법과 공수청법이 당·정·청의 이견을 조율하며 최종 단일안으로 발표됐다.
그동안 검찰 개혁안을 두고 당·정·청 간의 이견이 충돌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한 어조로 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기존 정부안보다 수정 폭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주 이들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하기로 한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본다.
정청래 대표 발표에 따르면 중수청·공수청법은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와 관련한 조항들을 없애고, 검찰도 다른 행정공무원과 동등하게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인사·징계·재배치 발령 등을 받도록 관련 법안을 바꿨다고 한다.
이번 검찰 개혁안은 민주당이 검찰 권력을 해체하겠다는 선언으로 시작됐지만, 대한민국 현실은 호락하지 않다. 권력은 사라지지 않았고 단지 셋으로 쪼개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검찰 개혁안을 보고 검찰 개혁이 실패인지 성공인지 아직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분명한 것은 개혁은 있었지만 완성된 시스템이 없었다는 아쉬움이다.
민주당이 내세운 검찰 개혁의 출발점은 정당했다.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쥐고 때로는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던 구조를 바꾸자는 문제의식은 시대적 요구였다.
고위공직자수사처, 국가수사본부, 그리고 기존의 검찰. 이 세 기관이 존재하지만 역할은 겹치고 책임은 흐려져, 이 구조는 견제와 균형이 아니라 충돌과 회피의 삼각 구도에 가깝다.
먼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를 겨냥해 탄생했지만, 들여다보면 너무 초라하다. 사건은 크고 기대는 높았지만 수사력과 조직은 기대만큼 따라가지 못했다. 결정적 순간마다 ‘누가 수사할 것인가’를 두고 검찰과 충돌했고,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끝나지 않았다. 칼은 쥐어줬지만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는 기관, 그것이 지금의 공수처의 자화상이다.
국가수사본부는 검찰의 수사권을 떼어내 가장 큰 권력을 넘겨받은 곳이다. 이제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에서 시작하고 경찰에서 끝나게 되었다. 문제는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통제 장치도 함께 강화됐느냐는 점이다.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외부 견제는 여전히 미흡하고, 정치적 사건을 둘러싼 논란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검찰이라는 거대한 권력을 견제한다고 시작된 개혁이 또 다른 거대 권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과거의 절대 권력은 아니지만 여전히 기소권이라는 핵심 권한을 쥐고 있다. 문제는 구조다. 수사는 줄었지만 책임은 남았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기소해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의 일부를 떠안게 된다. 권한과 책임이 어긋난 조직, 그 모순이 내부의 혼선과 외부의 불신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결국 이 세 기관은 서로를 견제하기보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공수처는 사건을 두고 검찰과 충돌하고, 경찰은 1차 수사권을 쥐었지만 통제는 약하며, 검찰은 기소를 담당하면서도 수사 과정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이쯤 되면 과연 무엇이 개혁인가, 아니면 권력의 분산이라는 훈련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그렇지만 우선 성과부터 보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 축소와 경찰로의 권한 분산은 과거 무소불위에 가까웠던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데 일정 부분 의미가 있었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도 제도적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본다.
대신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해야 한다. 수사의 실패는 경찰이, 기소의 실패는 검찰이 온전히 책임지는 구조가 되어야 국민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수사권을 가진 경찰 권력에 대해 반드시 외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명분으로 경찰에 권한을 넘겼다면, 그만큼 더 강한 견제 장치를 동시에 세웠어야 했다.
그 방법으로는 국회와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적 통제기구, 수사 종결에 대한 외부 심사, 강력한 이의제기 절차 등이 필요하다. 이것 없이 권한만 키운다면 또 다른 권력기관의 비대일 뿐이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상징이 아니라 실질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기관으로 남겨둘 것이 아니라, 고위공직자 범죄를 전담하는 강력한 독립 수사기관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검찰도 경찰도 아닌 완전히 독립된 권력형 범죄 수사축이 되어야 하며, 대신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인사 구조와 권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제도가 아니라 인사에서 완성된다. 어떤 법을 만들어도 인사가 흔들리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장 임명에 초당적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임기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수사기관이 흔들리는 순간 그 어떤 개혁도 무의미해진다.
결국 이 모든 개혁의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권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통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선택은 세 기관을 유지한 채 혼란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근본부터 다시 설계할 것인가다. 권력을 나누는 것만으로 정의는 오지 않는다. 일관된 책임과 기준, 신속한 절차, 그리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속에서만 정의는 살아남는다.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 개혁은 분명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지만, 개혁은 방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설계와 작동, 그리고 결과로 증명되어야 한다. 지금의 현실은 그 어느 것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검찰 개혁은 권력 분산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정의를 작동시키는 시스템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이라는 명제 자체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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