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기능도 구독?”…커넥티드 카 서비스, 소유권 침해 논란 확산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4/28 [21:59]

“내 차 기능도 구독?”…커넥티드 카 서비스, 소유권 침해 논란 확산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4/28 [21:59]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량 판매 이후에도 기능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CCS)’를 확대하면서 소비자 권익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미 구매한 차량의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반복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소유권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소비자의 소유권을 제한하고 불공정한 거래 구조를 강화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디지털화 흐름 속에서 무선 업데이트(OTA)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중심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제조사들은 차량 판매 이후에도 좌석 열선, 주행 보조, 성능 향상 기능 등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제조사 측은 초기 차량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본 기능까지 구독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소비자의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이른바 ‘구독 피로’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가의 차량을 구매한 이후에도 이미 장착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는 소비자 불만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커넥티드 카 서비스가 기존 구독 서비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법적 구조를 가진다고 지적한다.

 

우유나 신문 구독은 재화가 반복적으로 제공되며 소유권이 이전되고, 렌탈 서비스는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남아 있는 대신 사용권이 부여된다. OTT나 소프트웨어 구독 역시 콘텐츠 접근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반면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이미 소비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차량의 기능을 다시 비용을 내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모델과 차별된다.

 

현행 「민법」은 소유자가 물건을 자유롭게 사용·수익·처분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 역시 소유권의 핵심 권능이 제한된 상태의 소유권 이전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가 차량의 소유권을 이전하면서도 기능 사용을 구독 형태로 제한하는 것은 소유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구조는 공정거래 측면에서도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제조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사실상 강제하는 구조”라며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시장 구조, 당사자 간 격차,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볼 때, 차량 구매 이후 추가 비용을 전제로 기능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안전과 직결된 기능까지 구독 모델로 확장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비용 부담 여부에 따라 안전 기능 이용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에 따라 ▲이미 장착된 기능에 대한 구독 과금 중단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면 조사 및 시정 ▲안전 관련 기능의 구독 모델 제외 등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자동차는 소비자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소유권을 취득하는 고가 자산”이라며 “제조사가 지속적인 수익을 위해 차량 기능을 통제하는 구조는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운영 방식에 따라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명확한 법적 기준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관계 당국이 어떤 기준을 마련할지에 따라 향후 자동차 산업의 서비스 구조와 소비자 권리의 균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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