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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39년 만의 개헌 시도가 일단 1차에서 불발됐다. 그러나 이번 좌절은 단순한 ‘표결 불성립’이 아니다.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정당이 국민 앞에서 토론과 표결을 거부한 채 집단 퇴장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자체를 부정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민의힘 이 있었다.
이번 개헌안은 결코 급진적이거나 정파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헌법 제명을 한글로 바꾸고,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으며, 대통령의 비상계엄 권한을 제한하고 국회의 통제 장치를 강화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여기에 지역균형발전을 국가의 헌법적 책무로 명시하자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어느 하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조항은 없었다.
오히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정권의 헌정 파괴를 경험한 국민들이 요구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다시는 권력이 군과 국가기관을 사유화해 민주주의를 짓밟지 못하도록 하자는 시대적 요청이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정면 토론도, 반대 표결도 하지 않았다. 아예 본회의장을 비워버렸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이라면 자신들의 논리가 옳다고 믿을 경우 본회의장에 들어와 국민 앞에서 당당하게 반대표를 던졌어야 한다. 그것이 국회의원의 책무이고 의회민주주의의 최소한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표결 자체를 성립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헌법 개정 논의를 봉쇄했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기는커녕, 스스로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길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전술이 아니라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다.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이 내세운 반대 논리의 수준이다. 이번 개헌언에 대통령 임기조항이나 대통령제 내각제 등 권력구조 개편이 들어있지 않음에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장기독재의 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아울러 대통령에게 의회해산권을 줘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에다, 심지어 5·18 정신 헌법 수록을 두고 “왜 6·25는 안 넣느냐”는 식의 물타기 논리도 등장했다.
그러니 국민은 안다. 이 모든 궤변의 핵심에는 결국 ‘불법 계엄 통제 강화’를 막으려는 본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민의힘은 탄핵 표결에서도 집단 퇴장으로 역사의 책임을 회피했다. 그리고 오늘, 그들은 또다시 같은 선택을 했다. 그때와 지금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확인시켜 준 셈이다.
국민의힘은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다. 헌법을 지키겠다면서 정작 헌법 개정 논의조차 표결 없이 무산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번 개헌안에 포함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과거 자신들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결국 그들의 말과 행동 중 어느 것도 국민은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
정치는 반대를 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절차를 부정할 자유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본회의장을 비워 의결정족수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정치적 소신이 아니라 책임 회피이며, 국민 주권에 대한 도전이다.
역사는 오늘을 분명히 기록할 것이다. 누가 헌법을 미래로 나아가게 하려 했는지, 누가 또다시 국회의 문을 걸어 잠그고 민주주의 시계를 멈춰 세우려 했는지를...
국민의힘은 오늘 개헌안을 막은 것이 아니다. 국민이 다시는 불법 계엄과 헌정 파괴를 겪지 않도록 하자는 최소한의 약속을 거부한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결국 국민의 심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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