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심춘보 논설위원 = 더불어민주당이 성범죄 가해자 변론 이력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이승훈 강북구청장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그 자리에 시민단체 대표를 전략공천했다.
최악의 도덕성 논란을 뒤늦게나마 봉합했다는 점은 다행이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당의 시스템이라 믿기 힘든 임기응변과 기만적 처방이 가득하다.
첫째, 당 지도부의 명확한 해명 없는 공천 취소는 유권자 우롱이다.
민주당은 이승훈 후보를 낙마시키면서 어떤 기준에 의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는지 구민들에게 단 한 마디 설명도 없다. 공천권은 당의 권리이기 전에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가이드라인 없는 공천권 행사는 권위 있는 결정이 아니라 밀실에서의 숙정이며, 강북구민을 장기판의 졸로 여기는 오만함의 극치다.
둘째, 지역별로 널뛰는 고무줄 공천은 당의 도덕적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강북구에서 이승훈 후보가 퇴출당하는 사이, 전남 순천에서는 동일한 성범죄 가해자 변론 논란에 휩싸였던 손훈모 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같은 사안을 두고 한 명은 낙마하고 한 명은 생존하는 이 해괴한 광경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서울시장 선거를 의식한 수도권용 꼬리 자르기인가, 아니면 지역 국회의원들의 복잡한 셈법에 따른 기획 낙마인가. 결국 이승훈 후보만 억울하게 된 셈이다.
셋째, 부적격 후보를 병풍처럼 호위했던 천준호·한민수 의원은 즉각 사죄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지역 국회의원인 천준호, 한민수 두 의원의 책임이 막중하다. 경선 과정에서 두 의원은 시·구의원 출마자들을 대동하고 간담회 형식을 빌려 이승훈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는 의혹을 샀다. 공천을 취소할 만큼 치명적인 흠결을 가진 후보였다면 병풍처럼 감쌌던 그들의 안목은 무능인가, 아니면 탐욕인가.
이승훈 후보의 문제가 불거지자 두 의원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닫았다. 후보자가 단식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 들며 절규할 때도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그 무렵이면 이미 전략공천자와의 교감이 끝났을 시점이다.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행위에 면죄부를 받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강북구민을 기만한 처사다.
요컨대 강북구의 자존심이 난도질당했다. 그 중심에 있는 천준호, 한민수 두 국회의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래놓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만술 까지 동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강북구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후보를 갈아 끼우는 실험실이 아니고, 주민들은 그들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들러리가 아니다. 구민을 우롱하고 결국 경선을 희화하고, 지역을 도탄에 빠뜨린 두 의원은 지금이라도 강북구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그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2026년 5월 14일 신문고뉴스 논설위원 겸 공익감시시민연대 대표 심 춘 보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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