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칼럼] '국정농단 전과자'의 귀환, 보수는 부끄러움도 모르나?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6/05/25 [23:03]

[편집위원장 칼럼] '국정농단 전과자'의 귀환, 보수는 부끄러움도 모르나?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6/05/25 [23:03]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박근혜 씨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을 박탈당한 전직 정치인이다. 특히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당시의 대통령 탄핵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장치였고, 권력을 사유화한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지지를 말하는 박근혜 씨(사진, mbc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수백만 촛불 시민이 광장을 메웠고,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후 박근혜 씨는 국정농단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장기 징역형까지 선고받았다. 그의 장기 징역형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으며 4년 여의 감옥생활 후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상태로 지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법적으로 자유인이지만 그와 함께 국정농단으로 유죄가 확정되어 장기 징역형을 받은 최서원(구 최순실) 씨는 아직도 복역 중이다.

 

다시 말하면 박근혜 씨에 대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단은 민주공화국에서 법과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권력자에게 내려진 역사적 책임에 대한 단죄였다.

 

그런데 그렇게 단죄를 받았던 ‘범죄 전과자’가 다시 선거판에 등장했다. 그것도 반성과 사죄가 아니라 특정 정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 행보로 말이다.

 

대구 칠성시장에 이어 충청권까지 돌며 국민의힘 후보들과 손을 맞잡고 “믿음을 주는 후보”를 강조하는 모습은 단순한 개인 행보를 넘어선다. 그것은 국민의힘 일부가 박근혜라는 상징을 다시 꺼내 보수 결집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 훼손의 상징 같은 존재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선거 유세장에 나타나 선거운동복을 입은 후보와 유권자 앞에 서고,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그 곁에 서는 장면은 많은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넘어 역사 부정으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일부 언론의 태도다. 박 씨의 선거판 등장을 두고 “선거의 여왕 귀환”이라거나 “보수 재결집의 신호탄”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보도들을 낸다. 이는 탄핵과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 인식조차 결여된 태도다. 수백만 국민들이 거리에서 외쳤던 “이게 나라냐”는 질문을 망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단지 한 사람의 비리가 아니었다. 비선 권력이 국정을 좌우했고, 권력이 사익 추구 수단으로 전락했으며, 국가 시스템이 무너졌던 총체적 헌정 위기였다. 그 결과는 대통령 파면과 구속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보다 더 큰 정치적 심판은 드물다.

 

그럼에도 사과와 성찰 대신 “동지”를 말하고,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모습, 이를 '표몰이' 활용하려는 정치세력...이들은 과거 실패에 대한 반성과 혁신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고 진영 결집만 기대려는 퇴행적 정치세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문제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보수 진영이 또다시 탄핵된 전직 대통령으로, 대법원의 유죄 확정으로 단죄를 받은 이를 구심점으로 삼으려 한다면, 이는 미래 비전의 부재를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다. “윤 어게인” 논란도 모자라 이제는 “박 어게인”까지 등장하는 현실은 보수정치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만든다.

 

정치는 기억 위에 세워진다. 역사를 잊은 정치는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 탄핵과 국정농단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자산처럼 소비하려는 순간, 국민의 신뢰는 더 멀어진다. 민주주의는 망각 위에서 유지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부끄러움과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탄핵당한 '국정농단 전과자'의 귀환이 감동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오히려 한국 정치가 아직 과거와 결별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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