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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벨기에에서 총리와 국왕, 유럽연합(EU) 지도부를 잇달아 만나며 경제·기술·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올해가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5주년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단순한 정상외교를 넘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바르트 드 웨버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통상 협력 확대와 첨단산업 분야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발효 15주년을 맞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경제협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배터리 소재와 에너지 산업, 미래 전략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발전 협력 양해각서(MOU)'는 양국 경제협력의 외연을 대기업 중심에서 혁신기업 생태계로 확대하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양국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고 공동 투자와 기술 교류를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교통·관광 분야 협력도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한국-벨기에 직항노선 재개 필요성에 공감하고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직항노선이 재개될 경우 인적·문화적 교류는 물론 경제협력 확대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첨단기술 협력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연구기관인 IMEC(아이멕)을 언급하며 현재 120여 명의 한국인 연구진이 벨기에 연구진과 함께 차세대 나노·반도체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반도체 공급망 경쟁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양국 간 연구 협력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기에 측도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과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기술혁신 분야 협력 확대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브뤼셀 라켄궁에서 필리프 국왕을 면담했다. 양측은 125년간 이어온 양국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역사적 연대를 바탕으로 미래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통합의 상징인 국왕과의 첫 만남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 발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벨기에군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필리프 국왕은 한국을 다섯 차례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의 발전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벨기에 내 한국 문화와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양국 국민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왕은 자신 역시 벨기에군 참전부대인 제3공수대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양국의 참전 역사를 소중히 기억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벨기에 방문은 경제협력 이상의 의미도 담고 있다. 벨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의 정치적 중심지이자 유럽 외교의 심장부로 불린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방문에 이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도 회담하며 유럽과의 전략적 협력 확대에 나섰다.
특히 국제질서 재편과 공급망 경쟁, 첨단산업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안보와 기술동맹을 강화하려는 외교 전략이 이번 순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벨기에 방문이 단순한 의전 차원의 수교 기념행사가 아니라 반도체·배터리·에너지·스타트업 분야 협력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경제동맹 구축과 한반도 평화 외교에 대한 유럽의 지지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 행보로 평가된다.
수교 125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정상외교는 한국과 벨기에가 과거의 혈맹 관계를 넘어 첨단산업과 경제안보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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