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이 정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농민단체는 CPTPP 가입이 국내 농업 기반을 무너뜨리고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3일 발표한 논평에서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한국 정부의 CPTPP 가입 타진 소식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정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입 절차가 본격화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회는 CPTPP를 "한국 농업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규정했다. CPTPP의 농축산물 관세 철폐율이 96.1%에 달해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평균 수준인 79.1%를 크게 웃도는 초고강도 시장 개방 협정이라는 것이다.
이어 "수십 년간 이어진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농촌은 고령화되고 식량자급률은 OECD 최하위권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농가 부채와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생존 위기에 처한 농민들에게 CPTPP 가입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먹거리 안전과 검역 주권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농민회는 CPTPP가 요구하는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범이 국내 검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역 단위가 국가에서 지역과 구역 중심으로 변경될 경우 해외 병해충 유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무너질 수 있다"며 "가입국 전원의 동의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와 같은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농은 정부의 통상 협상 방식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농업과 농민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을 추진하면서 정작 이해당사자인 농민들은 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밀실에서 협상을 진행한 뒤 농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결과를 통보하는 반농민적 통상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민주권을 내세우는 정부에서도 과거의 밀실 통상 구조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CPTPP 가입 논의 과정과 정부 입장 전면 공개 ▲농민 배제 통상정책에 대한 정부 사과 ▲농업 붕괴와 식량주권 훼손을 초래하는 CPTPP 가입 추진 중단 ▲농민을 통상정책 결정 과정의 동등한 협상 주체로 인정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농은 "농민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의 중심이 되는 진정한 식량주권 실현의 날까지 전국 농민들과 연대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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